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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내에도 우는 장그래 있다. ‘갑질 권력’은 PD

KBS노동조합, 노보 통해 “PD가 모든 의사결정권 독점” 구조적 문제 본질 건드려

최근 사회적으로 ‘갑질의 횡포’가 도마에 집중 오르고 있는 가운데 KBS 내에도 갑질의 횡포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 중 하나의 이유로 모든 의사결정권이 PD들의 독점하는 구조에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KBS노동조합은 7일 발행한 노보를 통해 “KBS에도 ‘조현아’와 ‘장그래’가 있다”며 KBS내 직종간, 보직간에도 권력 서열을 규정하는 비공식적인 갑을 관계가 엄연히 상존하고 있다면서 이 문제를 제기했다.

KBS노동조합은 “소통과 화합을 가로막고 조직 내에서 오로지 힘의 논리만 작동되도록 만드는 이런 파괴적인 갑을 문화를 청산하지 않고 KBS는 단 한 발짝도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며 소통과 화합 프로젝트의 과제로 ‘갑을 문화 청산’을 선정하고 그 첫 순서로 아나운서를 예로 들었다.

노보에 따르면 생존을 위한 아나운서들의 고군분투는 눈물겨운 수준이다. 프로그램 개편 때마다 프로그램 진행을 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한다. 아나운서실은 전쟁터로 변한다고 한다. 아나운서들의 목줄은 전적으로 PD들에 달렸다.

KBS 아나운서들 “PD가 우리 목줄 쥐고 있어 눈치 안 볼 수 없다” 토로

한 아나운서는 “개편 때는 PD가 무심코 요새 피부가 왜 그렇게 안 좋냐는 말만 해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혹시 이러다 잘리는 건 아닐까. 어찌 됐던 우리 목줄을 PD들이 쥐고 있으니 그들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아나운서는“한 동료 아나운서가 고민을 털어놨다.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담당PD가 농담반 진담반으로 자신에게‘너 아직도 00노조에 있냐’고 한마디 했는데 어쩌면 좋겠냐고 괴로워했다. 결국 그 아나운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노조를 옮겼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KBS는 이처럼 PD권력을 있는 대로 키울 수밖에 없는 구조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최근 MC 선정위원회가 폐지됐다는 점이다. MC선정위원회를 통해 일부 인기 있는 아나운서에 프로그램이 집중되는 현상을 막고 프로그램을 골고루 배분하는 순환기능을 하던 MC선정위원회가 몇 달 전 TV본부장과 PD협회장 합의로 전격 폐지됐다.

이에 따라 특정 인기 아나운서들에게 프로그램이 몰리는 현상을 막을 수 없게 된 셈이다. 또한 비인기 아나운서, 비교적 연령층이 높은 중장년의 아나운서들은 더욱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게 됐다.

KBS노동조합은 “MC선정위원회가 간부들로만 구성돼 제작실무진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만큼 이를 없애야 제작자율성이 강화된다는 게 그 이유였다.”며 “한 아나운서는 ‘제작자율성 강화라는 명분은 좋다 치자. 하지만 그나마 MC선정위원회가 있을 때는 아나운서실장이 참여해서 우리들의 입장을 개진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제는 이마저도 사라져 버렸다. MC선정 과정에서 정작 당사자인 아나운서들은 철저하게 소외된 셈’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아나운서는 ‘프로그램은 PD 혼자서 제작하는 게 아니다. 아나운서, 카메라감독, 기술감독, 경영 등 다양한 직종들이 협업을 통해 함께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제작과 관련된 모든 의사결정 권한을 오로지 PD들만 독점하고 있다. 이게 사안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PD권력은 ‘무소불위’ 결국 ‘MC선정위원회 폐지’까지, 조대현 사장 PD권력에 무릎 꿇었나?

MC선정위원회가 논란이 됐던 건 작년 1월 MC 교체 때였다. 당시 4년 진행하던 윤인구 아나운서 대신 김동우 아나운서로 교체하자 언론노조측은 “제작자율성이 침해됐다”고 반발하면서 사측을 맹공했다.

이 과정에서 언론노조 측과 제작진의 돌발 행위로 제작 파행을 겪었고, 김동우 아나운서는 PD들이 주축인 언론노조 측 미디어오늘, 미디어스 등의 각종 의혹과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MC교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언론노조와 제작진의 주장을 반박하던 사측의 주장은 김 아나운서가 1년도 채우지 못하고 를 떠남으로써 진실이 아니라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게다가 MC선정위원회마저 폐지함으로써 KBS내 언론노조 권력의 핵심인 PD들의 뜻대로 이뤄진 것이다.

이 같은 점은 길환영 사장이 중도 퇴임하고 조대현 사장 체제에 들어와 KBS내 언론노조 권력이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는 점을 방증하고 있다.

박한명 미디어비평가는 “PD들이 제작자율성이란 이름으로 KBS 내 집단적 권력을 키우고 전횡하는데도 조대현 사장이 이런 현상을 그대로 방치한다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제작자율성이란 미명하에 벌어지고 있는 사내 소위 ‘갑질 권력’ 하나 제대로 바로잡지 못하고 방치하면서 무슨 공영방송 사장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박 비평가는 이어 “어이없이 폐지된 MC선정위원회를 다시 부활시켜 PD들의 부당한 권력놀음, 횡포를 바로 잡아야 할 것”이라며 “조대현 사장이 이에 대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결국 정치적으로 편향적인 PD권력에 무릎을 꿇은 것이란 의미로 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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