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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명 미디어워치 온라인 편집장, 폴리뷰 편집국장]새정치민주연합의 기초선거 무공천 당론이 뒤집혔다고 새누리당이 착각해선 안 되는 게 있다. 국민은 여전히 돈이면 다 되는 선거, 지역에서 똬리를 틀고 군림하는 부정부패 인사들이 권력자로 건재한 모습에 진저리를 낸다는 사실이다. 안철수에게로 향했던 정치개혁에 대한 기대와 열망은 그가 실패했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 갈증은 더욱 심해지기 마련이다. 그걸 안다면 새누리당이 야당의 무공천 철회를 놓고 때를 만난 듯 비난 공세에만 열 올리는 모습을 보여주진 않을 것이다. 야당의 한심한 코미디에 국민이 개탄한다고 해서 새누리당이 덩달아 손가락질 하는 건 주제 파악을 못해도 한참을 못하는 것이다. 지금 새누리당이 할 일은 남의 집 자중지란에 박수치고 좋아하거나 한가한 논평이나 내놓는 게 아니라 야당이 하지 못하는 진짜 정치개혁을 보란 듯이 실천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새누리당의 모습은 어떤가.

당장 지방선거 공천을 놓고 경남의 돌아가는 꼴만 봐도 새누리당은 할 말이 없다. 경남도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지, 특히 사천·남해·하동을 지역구로 가진 국회의원 여상규는 깨끗하고 공정한 공천 관리의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도무지 의문투성이다. 공천 잡음이 없는 곳은 없다지만, 여상규 국회의원의 지역구와 같이 공천 과정에서 후보자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결과도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비상식적인 모습을 보이는 곳도 드물다. 하동·남해군수 예비후보자들과 사천시장 예비후보자들이 경선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고, 공정 경선을 요구했는데,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할 여상규 국회의원은 도대체 뭘 하고 있는지 이 지역 세 곳에서 탈당과 무소속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또 탈당까진 아니라도 당 공천 기준에 납득하기 힘들다는 예비후보자들의 불만도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쯤 되면 이 지역 국회의원 여상규는 경선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책임감을 갖고 무엇이 잘못 돌아가고 있는지 꼼꼼히 살피고 문제를 바로잡았어야 했다. 그런데 무책임하게도 나 몰라라 하고 있는 것이다.

경남 하동·남해 공천 과정에서 드러난 새누리당의 오만

이 지역 예비후보자들이 특히 공통적으로 제기하는 문제는 여상규 국회의원뿐 아니라 새누리 중앙당의 무신경과 안일함이 얼마나 극에 달하는지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례다. 이재열 남해군수 예비후보가 새누리당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선언을 하면서 밝힌 사유에 전부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새누리당 공천을 받고자 최선을 다했지만 납득할만한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후보가 결정되고 말았다. 비위의혹 검정 없는 불공정 경선이 진행됐다”고 당을 정면으로 비판한 데에 축약돼 있다. 모 후보의 어업 피해보상금 불법관리 의혹을 놓고 당이 제대로 된 진상조사와 납득할만한 조치를 취했다면, 아니 최소한 그런 의지만 보여줬더라도 새누리당 텃밭에서 무소속 출마란 강수를 뒀을지 의문이다. 이 지역 공천관리위원회의 오만함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1차 컷오프 결과에 반발한 하동군수 예비후보자들도 마찬가지다. 예비후보자들이 제기한 컷오프 일정 지연이나 새누리당의 여론조사 과정이나 방법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이 잘못됐다고 할 수 없다. 특히 현재 유권자에 대한 향응 제공으로 검찰조사가 진행 중인 후보가 느닷없이 후보에 선정되면서 과연 새누리당이 공당으로, 또 집권당으로서 제대로 공천한 것인지 “공천기준이 무엇인지 밝히라”고 요구한 게 도대체 뭐가 잘못이란 말인가. 그런데도 이 지역 새누리당 국회의원이란 사람이 오히려 “공당의 후보임을 망각하고 물의를 일으킨 후보자는 하동군민에게 즉각 공개사과하라”고 보도자료를 내고 예비후보자들을 비난했다. 특히 공정성 의혹 제기를 해당행위로 규정하고 중앙당 및 도당과 협의해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기가 찰 일이다. 여론조사 결과 오차범위 내 후보자가 탈락하는 억울한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며 예비후보자들이 요구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여론조사는 그렇다 쳐도 향응 제공으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후보자를 억지로 끼워 넣은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선 전혀 납득할만한 설명을 하지 못했다. 공정한 경선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본인 입으로 장담했으면 최소한 이런 부정부패 의혹에 대해선 하동군민과 다른 후보자들을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영화 ‘이끼’ 닮은 사천시장 공천 과정의 구린내

사천시장 공천 과정은 새누리 중앙당, 경남도당의 한심한 공천 관리 가운데 백미로 꼽을만하다. 과거 불법선거운동으로 시장 직까지 잃었던 전과자에다, 작년엔 그 비서실장이란 자가 뇌물을 받아먹고 기소까지 된 현 정만규 시장에게 초유의 손봉투 의혹이 또다시 제기됐는데도 새누리당은 그를 당당히 컷오프 통과시켜줬다. 과거와 현재까지 정 시장과 주변에서 불거져 나오는, 또는 확인된 이런 불법·탈법·부정부패 의혹은 한 두 개가 아니다. 이런 새누리당 처신에 대해 실망한 예비후보 송도근씨가 “지난해 일어난 정만규 시장 비서실장의 뇌물수수와 사전선거운동으로 인한 선거법 위반은 사천 시민의 명예를 손상케 한 행위라 생각된다.”며 반발하고 다른 후보자들 역시 성토하는데도 여상규 국회의원과 새누리 중앙당은 모른 체 하고 있다. 돈이면 다 된다는 식의 오만한 행태, 국민이 가장 혐오하는 구태정치, 타락한 정치의 전형을 보여주는 자를 유력 후보로 만들어준 새누리당은 과연 생각이 있는 정당인지조차 헷갈릴 정도다.

사천시장 선거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면서 새누리당에 느낀 실망감은 이루 말하기 어렵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천 혁명, 깨끗한 정치를 아무리 강조해도 지역에서는 대통령의 의지 따위는 보란 듯이 무시하며 썩고 더러운 냄새가 풀풀 나는 공천이 이루어지는 걸 보면서 ‘친박 팔이’에나 관심 있는 새누리당 주류의 한계를 똑똑히 목격한다. 막강한 자금을 가진 지역 토호가 돈으로 바르는 선거를 통해 권력을 잡아 지역민을 우롱하는 행태, 그럼으로써 지역발전과 지방자치는 나날이 후퇴해가는 구태를 도려내는데 앞장서기는커녕 그에 굴복하고 동참하는 듯한 새누리당의 모습은 안철수의 새정치가 몰락해도 또 누군가의 새정치라는 강력한 태풍 앞에 직면할 수 있는 위기의 폭탄을 스스로 안고 가는 셈이다. 사천시장 공천 과정에서 현 시장에 불거진 금품 살포 의혹을 둘러싸고 경찰과 검찰, 선관위, 일부 지역민의 태도, 심지어는 새누리당의 납득하기 힘든 모습까지, 마치 한편의 역겨운 드라마를 구경하는 듯하다. 영화 ‘이끼’ 속에 벌어진 장면들이 그저 영화 속의 일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 절망스럽기까지 하다.

공천 관리 못하는 홍문종이 최종 책임자, 여상규 국회의원은 낙선운동 대상

필자는 공천 과정에서 경남 사천·남해·하동에서 벌어지는 웃지 못 할 진풍경의 책임이 전적으로 이 지역 국회의원 여상규와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 홍문종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누누이 강조한 깨끗한 공천, 그리고 정치개혁에 대한 온 국민의 열망을 저버리고 공천 관리 하나 제대로 못하는 데에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만큼 그냥 넘어가선 안 된다고 믿는다. 공정경선을 요구한 예비후보자들에게 신뢰와 믿음을 주기는커녕 정당한 이의 제기에 해당 행위 운운하면서 찍어누르는 듯한 여상규 의원의 태도는 특히 황당하기 짝이 없다. 판사 출신으로 그 누구보다 법과 원칙을 소중히 생각할 여 의원이기에 특히 실망스럽다. 새누리당 경남 사천·남해·하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특히 사천시장을 둘러싼 현재의 공천 작업이 개선되지 않고 이대로 의문의 공천, 부적절한 공천으로 남는다면 필자는 필자가 속한 자유언론인협회는 물론 인터넷미디어협회와 연계해 홍문종·여상규 의원에 대해 대책을 강구하는 것도 깊이 고려할 것이다. 공천 관리 하나 제대로 못하고 깨끗한 선거, 정치개혁을 바라는 국민 열망을 무시하는 자들은 마땅히 낙천, 낙선 대상에 불과하다. 여상규 의원의 경우, 차기 국회의원 선거에서 적극적인 낙선운동을 펼 것도 고려할 것이다. 몰락한 안철수의 새정치를 비웃는 새누리당은 자기 안방, 텃밭에서 벌어지는 타락한 정치부터 돌아봐야 한다.

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 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hanmyou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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