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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한심스러운 MBC 파업의 주역들

안광한 사장 비판보다 자기 얼굴부터 들여다봐야할 정영하와 이용마 그리고 박성제와 최승호


[박한명 미디어워치 온라인 편집장, 폴리뷰 편집국장] 정영하와 이용마가 이제 막 출발한 MBC 안광한 사장 체제에 대해 늘어놓은 말들을 보면 어떤 유형의 인간에게는 아량이란 게 정신적 낭비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알게 된다. 두 사람은 언론노조 MBC본부의 전 집행부 핵심이자 2012년 파업을 주도한 인물이다. 끝없는 남 탓, 견강부회, 자기합리화로 무장한 이들은 현실과 세상 민심이 어떠하든 자기들만의 세계에 갇혀 남을 향해 끝없이 손가락질 하는 것으로 분노를 되새김질한다. 사실 파업이 그 지경까지 막장이 된 것은 정영하·이용마 등 당시 집행부의 책임이 크다. 많은 국민이 고개를 갸우뚱하는데도 그 ‘분노’ 때문에 멀쩡한 우리 중소IT보안업체를 졸지에 직원사찰 프로그램이나 만드는 불법 회사로 만들었다. 국내외 무용계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한 무용가 가족과 그의 무용단원들을 형편없는 실력을 가지고도 방송사에 사기를 쳐 수십 억 원을 뜯어내는 사기집단으로 만들었다. 민주는커녕 공작의 대가들이 선민의식에 찌들어 구름 위에서 여전히 손가락질이다. 세상 돌아가는 걸 몰라 철저히 실패한 자들이 여전히 세상 민심을 모른다.

앞뒤 분간 못하는 정영하와 착각에 빠진 이용마

안 사장이 MBC 대표이사가 되자마자 이들이 밝힌 소감은 또 무엇이었나. 도대체 정영하는 뭐라 말했나. 한국기자협회의 기사를 보면 다음과 같다. “김재철 체제에서 해고·정직 등 징계 받은 이들만 100명이 넘는데 안 사장은 그 실질적 책임자” “징계 주체가 사장이 됐는데 징계를 당한 당사자나 국민 모두 얼마나 허탈하겠는가” 전 노조위원장은 아직도 국민을 판다. MBC 미녀 아나운서들을 길거리에 내보내고 전단지를 뿌려대고 프리허그 쇼를 하고 방송을 파행시키고 민주당까지 끌어들여 국회에서 3류 드라마를 찍어도 시청자 국민이 등 돌렸는데도 말이다. 하기야 언론노조 기관지 기자도 국민이고, 민주당 신경민 의원도 국민이다. 이번 MBC 사장 선임에서 방문진 여권 이사이면서도 야권 이사들과 한뜻으로 표를 던진 당사자도 국민이다. 그런 국민이라면 정영하의 말대로 허탈할 것이다. 멀쩡히 일 잘하던 직원들의 목을 친 게 아니란 걸 국민이 뻔히 아는데 이자는 여전히 앞뒤 분간을 못한다.

이용마는 또 뭐라고 했나. “정부가 어렵게 언론을 장악한 만큼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MBC가 언론사로서 제 기능을 회복할 수 있을지 상당히 우려 된다” “김재철이 쫓겨난 지 1년이 지났지만 당시 임원이었던 이들이 2~4년째 자리만 바꿔 장기 독재 체제를 형성하는 기이한 상황이다. 그만큼 인력풀도 없고 경쟁도 안 된다는 것이다. 도돌이표 마냥 제자리”
이씨는 뭔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정부가 언론을 장악해 현재 모습의 MBC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니 말이다. 과연 그런가? 정확히 말하면 현재의 MBC는 본부노조 측이 만들었다고 해야 맞다. 2012년 정치파업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그리고 별놈의 삽질 끝에 속된 말로 폭삭 망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이후에라도 최소한의 사과와 반성이 있었다면 현재 MBC의 모습이 쉽게 그려질 수 있을까? 이 모두는 언론을 장악한 정부가 의도해 만든 게 아니라 다름 아닌 MBC본부노조 스스로가 만든 것이다. 입만 열면 떠드는 ‘김재철 체제’란 실은 2012년 선거를 앞두고 한번 뒤집어엎어보겠다는 노조의 정치적 야욕이 만든 작품에 불과하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꽤나 훌륭한 작품이 만들어졌다.

박성제와 최승호, 2012년 파업 때 했던 말들, 내가 다 민망하다

여기에 전 노조위원장 박성제, PD 최승호도 빼놓을 순 없을 것 같다. 이들은 또 뭐라고 떠들었나. “김재철 전 사장은 최소한 방문진에 독립성은 갖고자 했다” “지금은 김재철 사고방식에 방문진의 꼭두각시 경영진이다. 방문진에 의지해 임원이 됐으니 ‘섭정’이 우려 된다” (박성제) “최악의 김재철 체제에서 두 번째로 책임이 큰 사람을 사장에 임명한 것은 MBC의 손발을 꽁꽁 묶어놓겠다는 것” “결국 자격 미달인 사람을 앉히고 충성을 다하라는 것” (최승호)

나는 이 사람들이 얄팍한 품평을 하기 전에 불과 1년 반 전쯤 자신들이 내뱉었던 말들부터 기억했으면 좋겠다. 당시 언론을 통해 이 사람들이 파업에서 했던 발언을 보면 읽는 사람이 다 민망하다. “사측이 저를 과대평가해서 해고까지 시켰다. 해고를 당하는 것으로라도 이 정의의 싸움에 기여하라는 것으로 알고 받아들이겠다.” “김재철은 완전히 정신이 나갔다. 마지막 일말의 이성도 남아 있지 않다” “국민들이 다 알고 있다. 국민들의 분노가 끓어오르고 있다는 걸 느낀다. 우리의 승리가 멀지 않았다는 걸 느낀다. 우리가 승리할 때 이 범죄자와 부역자들이 행한 모든 일들은 모두 원천무효로 회복되는 때가 오리라 믿는다”(이상 최승호) “제가 오늘 아침까지 받은 전화와 문자들 중에는 바로 직전까지 김재철 밑에서 임원을 했던 사람과 현직 김재철의 측근도 있었다. 그는 '나도 화난다. 곧 끝날 거다'고 했다. 지금 김재철 체제가 이렇게 붕괴되고 있다”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언론자유를 짓밟고 수십명의 언론인을 해고한 이명박과 김재철 체제에도 반드시 최후가 온다. 지금까지처럼 즐겁게 싸우자” (박성제)

파업과 해고가 그렇게나 자랑스럽다는 이들이 장렬한 전사라는 빛나는 결론을 선택하지 않고 구차하게 복직을 외치는지 모르겠다. 실은 정의의 싸움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 것일까. 왜 범죄자와 부역자들은 정의의 심판을 받지 않고 오히려 승승장구할까. 국민이 바보여서일까. 시대가 정의의 사도들인 이들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일까. 국민의 분노가 끓어오르고 승리가 멀지 않았다는 걸 느꼈다는 최승호는 지금의 국민에게서는 무얼 느끼는지 궁금하다. 그 와중에 김재철 전 사장 측근이란 자의 박쥐짓을 고발하는 박성제의 인격도 알만하다. 아니, 그나저나 이들은 본인들이 이런 말들을 했던 걸 기억이나 할까. 기억은 하는데 워낙 두꺼운 철판이라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글을 쓰는 내 얼굴이 다 화끈거린다.

안광한 체제 만든 2012년 파업의 주역들, 모순과 착오부터 깨닫길

MBC에서 해고된 자들이 안광한 체제를 비난하고 흔들기 위해 동원하는 단어들은 빤한 것들이다. 임원 인사와 내부 인사를 놓고 노조의 기관지들이 연일 인력풀, 경쟁력 하락, 수준 운운하며 깎아내리기 바쁘지만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단어에 이미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언론노조가 자주 동원해 요긴하게 써먹는) 국민들은 그쯤엔 까딱도 하지 않는다. 신천교육장에 보낸 것도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비유하는 이들이니 말 다한 것 아닌가. 실제 여부와 상관없이 노조가 말하는 불공정 인사, 무능한 인사, 제명당한 인사와 같은 수식어들은 본래의 의미를 잃었다. 본부노조가 말하는 불공정 보도가 이미 대중 호소력을 상당히 잃은 것처럼 말이다.

사실을 그대로 말하기보다 과장하고 왜곡하는 말버릇은 언어감각을 마비시킨다. 언론노조 측과 그들의 기관지들이 MBC를 비난하기 위해 날이면 날마다 동원하는 어휘들이 힘을 잃어버렸다는 얘기다. 그걸 증명하는 게 한국기자협회의 기사가 전하는 정영하와 이용마 그리고 최승호와 박성제의 말말말이다. MBC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고장난 녹음기나 틀어댈게 아니라 이 모든 현상의 근본 원인인 본인들에게 어떤 모순과 착오가 있었는지 지난 과거발언부터 찾아 읽어보기 바란다. 장담하건데, 정말로 철면피가 아니라면 그리고 현실 감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부끄러워 어지간해서는 차마 끝까지 읽진 못할 것이다.

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 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hanmyou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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