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비판에 열을 올리고 있는 언론노조 기관지 미디어오늘의 보도 행태를 보면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
바로 종교인들의 시국미사와 같은 종교계 극히 일부의 반정부 형태의 행사나 종교계 인사의 정부비판 발언을 즐겨 보도한다는 점이다.
미디어오늘이 종교계를 부각시켜 반정부 비판 소재로 빈번하게 애용하는 행태는 보도의 횟수에서도 확인된다.
이 매체에서 종교계라는 키워드로 검색해 본 결과에 따르면, 종교계 소재의 정부 비판 보도가 올해 1월 들어서만 약 7건에 달한다. 7건이면 15일 현재 기준으로 이틀에 한번씩 보도한 셈이다.
지난 3일 게재한 ‘새해 첫 박근혜 사퇴 촉구 천주교 시국미사 열린다’ 기사가 바로 그 같은 경우. 미디어오늘은 기사에서 “2014년 새해를 맞아 국정원을 비롯한 국가기관 불법대선개입 책임을 지고 박근혜 대통령이 사퇴해야 한다는 시국미사와 박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시국기도회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지난해 11월엔 처음으로 대통령 사퇴 시국미사를 열었던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에 이어 이번엔 천주교 수원교구 공동선실현 사제연대(대표신부 서북원)와 정의구현사제단 수원교구가 오는 6일 오후 2시부터 수원교구 기산성당(화성시 기산동 소재)에서 ‘관권 부정선거 진상규명 및 박근혜 정권의 회개와 퇴진을 촉구하는 수원교구 시국미사’를 집전한다고 3일 밝혔다”고 전했다.
앞서 2일에는 김창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국 목사가 쓴 ‘부정선거에 침묵하는 그리스도인은 비겁하다’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같은 날 게재된 ‘박근혜에 고개숙인 예수교장로회…“우스운 꼴 됐다”’ 제목의 기사에서는 “국가기관 불법 대선개입 사태를 규탄하는데 합류할 것처럼 보였던 최다 보수 기독교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이 비판 목소리를 낸지 한달도 안돼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에게 고개를 숙였다”면서 “새해 대정부 규탄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새해 첫 금식기도회는 현 정부를 상대로 분명하고 단호한 얘기를 단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결국 ‘보수 기득권이 지배하고 있는 기독교 집단은 별 수 없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고 비판했다.
정부를 비판하는 종교계의 목소리는 홍보, 추켜세우고 이에 소극적이거나 정치개입에 선을 긋는 종교계의 목소리는 ‘보수 기득권이 지배하는 집단’이라는 식으로 가차없이 폄훼하는 꼴이다.
‘종교계가 박근혜 정부 물러가라 했다’ 신물 날 정도로 빈번한 종교계 소재 보도
4일자 보도에서도 현 정부를 비판하면서 분신한 이른바 ‘서울역 분신’ 이남종씨 영결식에서 분신을 미화한 종교인의 발언을 부각시켰다. ‘이남종 열사 영결식 “정의 위해 고난받는 자 복이 있나니”’ 제목의 기사는 “김동한 장로(이명박 구속과 박근혜 사퇴를 촉구하는 개신교평신도시국대책위원장)은 영결기도문에서 ‘정의를 위해 고난받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의 위협을 무서워하지 말며, 흔들리지 말라신 하나님의 말씀을 자신의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내어 놓으면서까지 실천한 고 이남종 열사는 예수살기를 몸 바쳐 실천한 작은 예수’라고 추모했다”고 전했다.
6일에도 종교계를 이용한 미디어오늘의 보도행태는 이어진다. ‘올해 첫 시국미사 “박근혜 씨, ‘민의’ 아닌 ‘댓글’ 대통령”’ 제목의 기사는 “2014년 새해를 맞아 처음으로 열린 박근혜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천주교 수원교구 시국미사에서 신부들이 박 대통령을 두고 ‘국정원 국방부에 의한 댓글 대통령이지 민의에 의한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치명적인 민주주의 위기를 방관하는 것은 독재를 정당화하는 공범’이라고 역설했다”고 전했다.
7일에도 상습적 보도행태는 계속된다. ‘2014년 천주교 기독교 노동당 보건의료계도 “박근혜 퇴진” 봇물’ 제목의 기사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 2년차에 접어들면서 2014년 새해 벽두부터 곳곳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면서 “국정원 등 국가기관 불법선거개입에 따른 부정선거 책임과 각종 불통 행보에 대한 천주교·기독교 등 종교계, 보건·의료 등 국민 실생활에 민감한 공공분야 민영화 추진 움직임에 대한 노동계 등 두갈래로 나뉘어 퇴진투쟁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종교의 신성성에 대비해 현 정부를 악으로 규정하려는 정치정략 선동보도 행태”
14일에는 ‘식지않는 종교인들의 시국규탄...감리교단 첫 거리행진’ 제목을 달아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과 기독교장로회 목회자에 이어 기독교단 내 세 번째로 큰 교단인 감리교 목회자들이 처음으로 시국행사를 갖고 거리행진까지 벌였다”면서 “이들은 거리행진 과정에서 ‘정권퇴진’을 외치기도 했다”고 썼다. 미디어오늘의 기타 기사에서도 종교계가 크고 작은 소재로 다양하게 활용되는 행태가 발견된다.
이처럼 종교계 일부의 극단적 발언이나 행보를 마치 종교계 전체의 흐름처럼 강조하는 이 매체의 보도행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미디어오늘이 종교계를 반정부 소재 거리로 애용하는 특별한 이유는 뭘까?
자유언론인협회 박한명 사무총장은 “종교계의 권위를 이용한 여론선동의 전술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박 사무총장은 “종교가 가진 신성한 권위에 기대 그런 종교계가 현 정부를 악으로 규정했다는 이미지를 주기 위한 것”이라며 “이런 식의 보도 전략을 즐긴다는 것 자체가 언론의 정상적 행태라기보다 선동에 목적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또 “하루걸러 종교계, 그것도 다수의 공감과는 거리가 먼 극히 일부의 극단적 행태를 부각시키는 것은 마치 우리나라가 정치 불안을 겪고 있는 남미나 동남아시아 등과 마찬가지 아니냐는 식의 이미지를 주어 국민 불안과 불신을 키우는 문제도 있다”면서 “특히 종교의 권위를 이용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언론의 행태는 백번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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