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KBS본부(본부노조)가 작년 11월
'미디어오늘'은 1월 4일자 'TV쇼 진품명품’ 파문, KBS 제작자율성 시금석 되나' 제하의 기사를 통해 '진품명품' 파문이 불거진 초기에는 대립 전선이 사측과 제작진·전국언론노조KBS본부(KBS본부)·KBS PD협회로 그어져 있었던 반면 올해는 감정위원들까지 '갈등전선'이 확장됐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 매체는 '진품명품' 제작진과 KBS PD들이 피켓 시위를 벌인 지난 2일 '진품명품' 감정위원들이 사측 간부들에게 “현재 갈등상황이 해결되지 않으면 향후 녹화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한데 대해, 감정위원들이 언급한 '상황해결'이 김동우 아나운서 교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보도했다.
KBS의 한 중견PD는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를 통해 "'진품명품'은 진행자나 제작진은 대체인원을 기용할 수 있으나 감정위원들은 대체가 힘들다"며 "감정위원들의 전문성과 '진품명품'을 보는 시청자들의 상당수가 감정위원들 때문에 보는 경우가 많아 이분들 없이는 사실상 프로그램의 제작이 어렵다"고 전했다.
PD저널도 감정위원들의 ‘프로그램 거부’ 의사를 기사로 썼다. 지난 3일 한 감정위원은 이 매체와의 통화에서 “지난 해 사측에서 12월까지는 MC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해서 그동안 녹화에 참여했는데 어제까지도 MC가 교체되지 않고 있었다”며 “약속이 있었는데 이행이 안 되니까 우리도 못하겠다고 한 것이다. 다음 주에도 MC 문제가 시정이 안 되면 촬영을 안 하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감정위원은 “지난해 11월 이야기하기를 연말까지만 지금 MC를 쓰고 내년 1월 이후 녹화는 다른 사람으로 교체하는 걸로 노력을 해보겠다고 이야기를 듣고 우리가 녹화를 한 것”이라며 “우리는 방송이 파행되면 안 되니까 하긴 했지만 그렇게 (MC를 교체하는 걸로) 믿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감정위원들이 난데없이 MC 교체를 주장하며 제작진과 본부노조 측을 거들고 나선 것에 대해, 프로그램 특성상 ‘진품명품’의 MC 교체를 사측에 압박하기 위해 제작진 측이 감정위원들을 사실상 회유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감정위원들이 현 김동우 MC를 거부할만한 특별한 이유도 없는데다가 제작진과 감정위원들의 위치가 ‘갑’과 ‘을’에 해당되는 만큼 갑을관계라는 고질적인 권력관계가 이번 감정위원들의 집단 반발 사태에 작용하지 않았겠느냐는 해석이다.
더욱이 감정위원들이 사측의 인사권에 해당되는 MC 교체 문제에 대해 개입한 것도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다. 일반인들이 소장하고 있는 고문서나 고미술품, 골동품들의 진위여부를 판단하는 패널에 불과한 이들이 MC교체에까지 나선다는 것은 초유의 ‘월권행위’에 해당된다.
자유언론인협회 박한명 사무총장은 “감정위원들이 아무 문제없는 MC를 교체해달라고 KBS에 요구하고, 교체하지 않으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 사실이라면 KBS는 당장 이들을 교체해야할 것”이라며 “이들의 잘못된 인사개입 행태를 보니 진품명품 프로그램을 너무 오래하다 보니 자신들이 프로그램 주인이라도 된 것처럼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KBS는 기득권화, 권력화 된 감정위원들을 이번에 교체하고 각 분야 다른 전문가들을 섭외해 프로그램 개혁에 나서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민희 기자 smh1775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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