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정부의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심판 청구 사건을 다룬 손석희 앵커의 JTBC ‘뉴스9’에 대해 공정성과 객관성 위반으로 중징계 처분을 내리자 좌파언론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 언론은 “정부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가혹한 심의를 한다” “JTBC 손보기”라며 방심위의 징계 조치를 비판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TV조선’ 정미홍 전 아나운서의 ‘종북’ 발언과 비교하며 이중잣대라는 비난을 쏟아냈다.
하지만 뉴스의 여러 꼭지 중 한 코너에 나온 출연자의 발언이 문제가 되는 것과, 메인 뉴스가 다룰 핵심 이슈를 특정 진영의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옹호하고 반론하는 구성으로 포맷을 짜는 것과는 엄연히 차원이 다르다. 특히 제작진의 의도성에 있어서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구성인 것.
좌파진영이 문제 삼는 TV조선 뉴스쇼 판의 정 전 아나운서 출연분량은 총 7분 18초였고 관련 ‘종북’ 뉴스도 약 30여 꼭지 중 하나였다. 반면 JTBC는 총 18꼭지의 뉴스 중 관련 꼭지는 6개였고, 쟁점을 설명하고 정부의 조치를 전하는 중립적 꼭지 두 개를 제외하고 나머지 4개는 김재연 대변인 출연 등 통진당 측의 일방적 입장만 전달하는 뉴스였다.
또 김재연 대변인 출연 분은 8분 26초였고, 또 정부의 조치를 비판하는 김종철 연세대 교수 출연분도 4분 42초였다. JTBC 뉴스는 이에 더해 박원순 서울시장을 초대해 한 인터뷰에서도 통진당 사태와 관련한 답변을 유도했고, 결정적으로 JTBC는 여론조사를 사실상 조작하는 수준의 잘못된 보도로 시청자를 혼란스럽게 했다. 부적절한 설문항을 집어넣어 사실과 다르게 정부 조치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게 나온 것으로 해석 보도했다.
뉴스가 특정 보도 방향을 정하고 그 방향으로 포맷을 구성해 보도하고, 그 방향에 맞추기 위해 여론조사까지 조작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과 한 출연자의 발언이 문제가 되는 것과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이다.
JTBC 손석희 뉴스9 문제에 사실 반박도 못하면서 무조건 비난부터 하는 좌파진영
그러나 좌파언론들은 이번 방심위 조치에 이러한 핵심 문제를 간과하고 “막말이나 명예훼손이 아닌 ‘정부 비판’ 목소리로 종합편성채널이 징계받은 것은 이례적으로 정권의 ‘손보기’ 논란도 벌어지고 있다.(경향신문)” “방송 심의가 이중잣대까지 동원하면서 ‘공안 몰이’에 동조하지 않은 뉴스 보도에 재갈을 물린다는 비판이 확산될 전망이다.(한겨레신문)” 등으로 사안의 본질과 다른 ‘정부탄압’ 프레임으로 물타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언론 관련 좌파진영 인사들이 JTBC 뉴스9 징계의 본질을 호도하는 부분도 문제가 있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뉴스 9>을 제외한 모든 방송에서 정부 측 의견은 충분히 전달됐기 때문에, 반론권을 보장하기 위해 이와 반대되는 의견을 많이 보낼 수 있는 것”이라며 “공정성 위배 사안으로 다룰 필요조차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밀하게 진행해야 하는 객관성의 잣대 역시 전혀 정밀하게 적용되지 않았다”며 “이러한 기준으로 공정성과 객관성을 논한다는 것은, 사실을 전달하는 언론의 기본기능을 박탈하겠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김 교수의 논리대로라면, 손석희 뉴스는 앞으로도 다른 많은 방송들이 정부여당 측 입장을 많이 전달했다는 주장을 앞세워 계속해서 좌편향 일방 보도를 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지상파 보도와 종편의 편향성이 심각하다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오직 JTBC 손석희 뉴스만은 문제없다는 식의 태도도 심각한 이중잣대인 것은 마찬가지다.
게다가 김 교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객관성 잣대도 정밀하게 적용되지 않았다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정밀하지 않았다는 것인지도 밝히지 않았다. 막연한 주장으로 JTBC의 여론조작 문제를 호도한 셈이다.
JTBC 손석희식 뉴스 포맷과 일방적 문제제기 근본적 한계 고쳐야
이러한 JTBC 손석희 뉴스9의 포맷구성은 이번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찬반양론으로 갈린 첨예한 정치사회적 이슈에 대해 편파 논란을 자초할 수밖에 없다. 손 앵커를 비롯해 뉴스9 제작진이 가진 문제의식과 문제제기가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 심판 사건 식으로 일방적 입장에서 흐를 가능성이 높고, 또 일반적 뉴스 포맷이 아닌 과거 MBC 라디오 시선집중식의 포맷을 고집한다면, 편파성 논란과 객관성 위반 문제는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
손 앵커를 비롯한 뉴스9 제작진은 이번 기회를 계기로 포맷 등에 있어서 심층 뉴스를 전달하면서도 공정성과 객관성 등 균형을 맞추는 방법을 깊이 연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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