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보 및 독자의견
후원안내

기타


배너

이젠 거울을 들여다봐야할 최민희 의원

아직도 김재철 마녀사냥하는 부끄러움 모르는 권력자, 과거를 돌아보고 참회록 쓰라


매일같이 언론에 나와 KBS와 MBC를 때리면서 떠드는 최민희 의원을 볼 때마다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자아성찰’ ‘부끄러움’ 이런 말들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 대해 돌아보고 후회하고 다짐한다고 믿는다. 하다못해 누구나 악인이라고 손가락질하는 이들도 어느 순간에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 경우를 종종 본다. 살인범도 죄의식에 고통스러워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최민희라는 한 인간이자 권력자의 얼굴을 볼 때면 이런 자연의 이치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 언론과 권력의 칼로 숱한 사람의 가슴을 찌르고 망가뜨리면서도 정의와 공정을 독차지하고 득의양양한 걸 보면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시인 윤동주는 밤이면 밤마다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으며 자신의 참회록을 쓰고 괴로워했는데 최민희란 사람은 날마다 자신의 거울을 보면서 무얼 할까.

최민희 의원은 엊그제 방송문화진흥회가 발행한 ‘2012년도 문화방송 경영평가보고서’를 근거로 MBC가 망가진 모든 책임을 김재철 전 사장에게 돌렸다. 공익성·공공성·신뢰성·유익성·다양성 등에서 MBC가 지상파 방송사 중 최하위이며 시청률과 시청점유율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해 경영목표 달성에도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장기파업을 조기에 해결하지 못했으며 파업 참가자들을 징계하고 불이익을 주는 등 조직내부의 반목과 갈등을 조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고는 “MBC 임직원들의 윤리의식 제고를 위해 교육과 처벌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인용해 김 전 사장의 법인카드문제를 비난했다. 최 의원은 “2012년 MBC의 대실패는 이명박 정권의 MBC장악과 낙하산 사장 김재철이 MBC를 정권의 방송으로 만든 결과”라며 “MBC가 수십 년간 쌓아온 것들을 김재철 전 사장이 3년 만에 무너뜨렸다”고 비난했다.

최민희 의원, 김대중·노무현 시절 민언련 활동으로 정권에 충성한 자신 돌이켜봐야

이미 우리가 취재 보도한 것처럼 방문진의 그 보고서는 방문진 전체의 입장이 아니다. 방문진 보고서에 참여한 친야당 성향의 교수가 최민희 의원이 속한 민주당의 입장을 충실히 반영해 2012년 MBC 추락의 책임을 오로지 김재철이란 단 한 사람에게 전가한 것이다. 하지만 방문진 차기환 이사는 “2012년 작년 MBC의 위기와 경영성과 부진은 노조의 장기파업 때문이지 딴 이유는 없다”면서 “그나마 그 정도 버틴 것도 김재철 사장이 퇴임하기 전에 드라마 등에 투자하고 제작해놓은 것들을 가지고 버틴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마디로 2012년 MBC가 그 정도로 버틴 것도 김재철 사장을 비롯해 함께 한 임원진들이 노력한 덕분이라는 얘기다. 목청 큰 최민희 의원과 언론노조, 민언련과 같은 단체, 그들에 충성하는 교수들이 아무리 김재철이란 한 사람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매도해도 진실을 아는 사람은 “그건 최민희 패들의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2012년 MBC가 추락했던 이유에 대해 이미 필자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숱하게 지적했다. MBC에서 시작해 MBC에서 사장까지 오른 뼛속까지 MBC맨인 김재철을 어처구니없게도 낙하산 사장으로 낙인찍어 임기 초부터 쫓아내려 터무니없는 갖은 공작질을 했던 게 언론노조, MBC노조였고, 이들을 싸고돈 게 민주당 최민희 의원이었다. 낙하산 사장이니 정권장악이니 운운할 자격이 없는 이들이 과거 자신들이 하던 짓거리를 김재철 사장과 정권에 뒤집어씌워 여론재판 한 결과가 바로 2012년 MBC 추락이었다. 간단한 인터넷 검색만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지금 당장 최민희가 김대중, 노무현 정권 시절 민언련 등 활동을 통해 소위 언론단체라는 명분으로 정권과 어떤 유착관계를 맺어왔는지, 낙하산 사장의 대표 정연주를 KBS에 꽂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민주당 집권 막는 뻔뻔한 최민희의 MBC·KBS 비판, 양심의 거울 들여다봐야

필자는 최민희 의원의 과거 행적을 보면서 솔직히 애잔한 감정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과거 그의 활동을 보면서 민주당에 인정받기 위해서 어떤 길을 걸어야하는지, 또 오랜 시간 시민단체 활동을 하면서 나름대로 힘든 경험도 했을 것이라고 충분히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파단체의 경우 민언련 출신 최민희 의원이나 참여연대 출신 김기식 의원과 같은 사례는 나오지 않는다. 새누리당은 시민단체의 활동을 사실상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에서 우파시민단체 출신의 국회의원이 나오지 않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 개인적으로는 시민단체 활동가들을 폄하하는 분위기도 원인이 있지 않나 싶다. 다만 민주당은 그런 분위기가 훨씬 덜하고 또 시민단체가 연대의 한 대상이며 뱃지의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에 우파진영보다 시민단체 출신들이 훨씬 더욱더 극렬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 생각한다. 최민희 의원 역시 경쟁자들을 제치고 발탁된 성공사례가 아닌가.

시민단체 활동가들의 민주당 소속으로의 국회진출 현상은 역설적이게도 시민단체의 순수성과 타락에 가속도를 높인 꼴이 됐다. 민언련 시절이나 민주당 소속의 국회의원으로서 현재 보이는 최민희 의원의 경우는 그런 부작용의 한 사례로 꼽을듯하다. 누구보다 더 열심히 참회록을 쓰면서 순수해야 할 사람이 그 누구보다 뻔뻔하고 두꺼운 민낯으로 당과 이념에 충성하느라 열을 올린다. 언론의 타락을 비판하던 시민단체 활동가 출신 최민희 의원의 적반하장식 언론·방송사 비판몰이는 당장 효과를 보는 것 같아도 궁극적으로 민주당과 언론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 2012년 MBC를 망친 언론노조, MBC노조의 행위에 대해 단 한마디도 비판하지 않고 오로지 김재철을 악당으로 마녀사냥하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고 과장하고 호도하며 국민을 기만하는 한 영원히 승리의 찬가를 부를 순 없다. 권력은 영원하지 않다. 최민희 의원은 찬 기운이 도는 이 짙은 가을, 단 한 순간이라도 자신의 거울을 들여다보기 바란다. 날마다 자신의 참회록을 썼던 윤동주 시인의 그런 순수성까진 바라지 않는다.

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 hanmyoung@empas.com



배너

배너

배너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현대사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