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 인상 반대 여론 확산에 앞장서고 있는 미디어오늘이 27일 기사를 통해 “24기 시청자위원회가 ‘보수인사’ 일색에 KBS 출신을 3명이나 선임했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미디어오늘은 이날 'KBS, ‘수신료 인상반대’ 시청자위원 전원교체 파문' 제하의 기사에서 “KBS가 시청자위원회를 새로 구성하며, 수신료 인상 반대 목소리를 낸 23기 시청자위원 전원을 교체해 파문이 예상된다”면서 “더욱이 새로 선임된 시청자위원들이 보수인사 위주로 구성됐으며, KBS 출신들도 3명이나 선임돼, 시청자 대표성을 상실한 무리한 시청자위원회 구성이란 비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KBS는 이날 15명의 위원으로 24기 시청자위원회를 구성했다. 기존 23기 시청자위원들 가운데서는 5명이 유임됐으며 10명이 새로운 인물들로 교체됐다.
미디어오늘은 이에 “전반적으로 직업이나 부문은 다양성을 기하려고 노력했지만 구성된 면면을 볼 때 보수인사들이 많이 분포돼 있다”면서 “KBS 출신들이 3명이나 포함된 것도 문제”라며 KBS 관계자 입을 빌어 비판했다.
그러나 과거 KBS 시청자위원회가 좌파인물 일색으로 구성돼 시청자 대표성을 상실한 채 수신료 인상 등에 앞장섰던 시절 이를 침묵, 동조했던 미디어오늘이 24기 시청자위원회 구성을 비판하는 것은 뻔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노무현 정권 당시인 2004년 KBS가 구성한 15기 시청자위원회는 극단적인 좌파 성향을 띄는 인물들로 편향성이 지나치게 심해 시청자 대표성을 갖고 있다고 보기 힘들었다. 정연주 사장 취임 후 임명한 당시 14인의 시청자위원 중 대다수가 좌파성향 내지는 친여 성향의 인물들이었던 것.
당시 시청자위원회 위원장은 민족문제연구소의 임헌영이 맡았고, 이적단체 범민련 남측본부 산하 ‘전국민중연대’ 집행위원장 및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본부’ 공동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던 박석운도 당시 시청자위원으로 활동했다. 현재 KBS 야당 추천 최영묵 이사도 시청자 위원이었다.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의 이사로서 ‘조선일보반대시민연대’등에 참여했다. 이 밖에 민언련 이사 및 전북민언련 공동대표인 송기도 위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김진국 위원, 참여연대 이승희 위원 등이 있다.
이명박 정권 때이지만 19기 시청자위원회 선정 때도 편향 논란이 일었다. 당시 사장이 공석인 틈을 타 정연주 사장이 임명한 부사장 등 경영진에 의해 시청자위원이 친노, 좌파 성향의 인물로 기습적으로 임명됐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이때 시청자위원으로 활동했던 인물로는 여성민우회 강혜란, 민변의 이상호, 현재 야당 측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인 장낙인 당시 우석대 교수, 미디어세상 열린사람들의 옥선희, 경북대 교수 이강형, 내일여성센터 권현정 등으로, 이들을 추천한 단체들이 모두 친노좌파 성향을 띄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미디어 단체연합인 '미디어선진화국민연합'(이하 미선련)은 성명을 내고 “KBS 시청자위원은 법적으로 명시된 자리로서 KBS에 시청자의 의견을 공정하게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선임 절차가 투명해야 한다”며 “이념과 분야에 따라 다양한 색깔의 인사를 고르게 배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부사장 등은 차기 위원을 친노·좌파 일색으로 기습적으로 선임해버렸다”고 지적했다.
자유언론인협회 김승근 미디어위원장은 “시청자위원회에 KBS 출신 3명 문제는 차치하고 미디어오늘이 기사에서 문제 삼는 ‘보수인물’은 고작해야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의 황의원 학술분과 팀장, NLL 영토주권포럼사무총장 배상윤 경민대 교수, 학사모의 전성민 사무총장 3명뿐”이라며 “임헌영, 박석운 등 정치이념 투쟁가 다수를 시청자위원에 앉혔던 과거 정권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시청자 대표성 문제에서만큼은 과거 시청자위원회가 비교도 안 되게 더 심각했다. 미디어오늘의 시청자 대표성 운운은 그저 어이가 없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24기 KBS 시청자위원 명단은 다음과 같다.
△전성민 위원(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 사무총장·변호사/학부모) △김경의 위원(소비자시민모임 이사/소비자) △유세경 위원(이화연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여성) △민병철 위원(건국대 국제학부 교수/청소년) △박희종 위원(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청소년) △박형연 위원(대한변호사협회 공보이사/변호사) △강대영 위원(전 KBS 부사장/언론) △권상희 위원(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부교수/언론) △김지문 위원(KBS 사우회 이사/언론) △황의원 위원(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과학학술분과 팀장/언론) △공마리아 위원(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애인·소외계층) △정진호 위원(한국노동연구원 연구관리본부 본부장/노동) △배상윤 위원(경민대 보건행정과 교수/경제문화) △이상여 위원(한국예술원 방송연예예술학부/경제문화) △이상엽 위원(KAIST 연구원 원장/과학기술)
폴리뷰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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