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언론노조 미디어 학자인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팩트는 신성하다”며 조선일보가 팩트에 소홀해 오보를 냈다며 비판하는 글을 게재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지난 MBC 파업 사태 때 언론노조 MBC본부(MBC 노조) 팩트 왜곡과 조작 그리고 이를 앵무새처럼 보도했던 기관지 미디어오늘의 오보 사태가 이어졌는데도 시종일관 침묵으로 감싼 인물로 이중잣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 교수는 21일 미디어오늘 ‘김창룡의 미디어창’ 코너를 통해 <“팩트는 신성하다” 조선일보 패소판결이 주는 교훈> 제하의 글을 올리고 조선일보를 비판했다.
김 교수는 “취재기자의 첫 번째 역할은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것이다. 의견은 다양할 수 있지만 사실(fact)은 하나뿐이기 때문”이라며 “기자들이 종종 사실을 훼손하는 이유는 선입관때문이나 사실관계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았을 때다. 드물게는 고의로 사실을 왜곡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상적인 저널리즘에서는 예외로 한다”고 썼다.
김 교수는 이어 쌍용자동차 조합원이 경찰관의 멱살을 잡았다고 보도했던 조선일보가 정정보도와 함께 위자료를 물어주게 됐다는 미디어오늘의 보도를 언급하면서 “조사권이나 수사권도 없는 기자들이 현장에서 진실을 취재하기란 쉽지않다. 부분의 사실들을 조각처럼 맞춰서 진실에 접근하는 기자들의 어려움은 상상을 초월한다. 언론의 자유는 기자들의 폭넓은 취재활동을 법적으로 보호하는데서 시작된다”면서도 “그러나 이런 법적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기자들이 최소한 두 가지는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선일보 2012년 11월 16일 자 12면에서 쌍용차 보도에서 사실과 다른 부분을 짚고 팩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당시 조선일보는 서울 대한문 앞 광장에서 쌍용차 윤모 씨가 ‘쌍용차 추모문화제’를 하던 중 이를 채증하던 경찰관의 카메라에 찍힌 사진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을 벌인 것을 두고 ‘경찰 멱살 잡은 덕수궁 농성촌 시위자’라는 제목의 사진 기사를 내보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김 교수는 이를 지적한 뒤 “‘확인’이라는 취재성실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논리”라며 “기자의 입장에서 확인 과정이 쉽지않고 시간에 쫓긴다는 어려움이 있지만 이처럼 법정에 가게 되면 ‘취재성실의 의무’는 유무죄를 가르는 필수코스가 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 교수는 또 “단정적 보도로 사실(fact)을 훼손해서는 안된다”며 준엄히 꾸짖었다. 그는 “이 사건에서 사실(FACT)은 ‘윤 모씨가 경찰의 카메라를 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진상에 나타난 모습을 보고 ‘경찰 멱살 잡은 덕수궁 농성촌 시위자’라고 단정하게 되면 사실을 훼손하게 된다”면서 “사실 훼손은 곧 바로 ‘부정적으로 묘사하려했다’는 해석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대법원에서도 언론자유를 신장하기 위해서 ‘전체적으로 내용이 맞고 부분적으로 표현상의 오류가 있는 경우’에 대해서는 언론사에 책임을 묻지않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사실을 훼손하고 확인취재와 반론을 게을리 할 때 법도 이를 보호하기 힘들어진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개인 법익도 보호해야 할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자들의 패소는 가슴을 아프게 한다. 고의가 아닌 실수 때문에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경우 더욱 그렇다”며 “법은 고의나 과실 여부를 참작만 할 뿐 유무죄의 기준으로는 삼지않는다. 영향력이 큰 언론사,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일의 한가운데서 취재, 보도를 하는 기자는 다시 한번 기본을 되돌아 봐야 할 때”라고 조선일보의 쌍용차 오보 건을 질타했다.
이에 대해 자유언론인협회 박한명 사무총장은 “김창룡 교수의 지적은 구구절절이 옳다. 하지만 조선일보에 대해 그런 충고를 하기 전에 지난 MBC 파업 사태 때 MBC 노조의 거짓왜곡 주장을 그대로 받아쓰면서 사실 확인을 게을리하거나 아예 무시하고 고의성 짙은 악의적 보도를 남발했던 언론들을 먼저 비판했었어야 옳지 않을까”라며 “김 교수가 자신이 글을 게재하고 있는 미디어오늘이나 기타 여러 친언론노조 매체들의 왜곡 보도에 대해 비판했다면 진정성 있는 글이었겠지만, 김 교수의 조선일보 비판은 단지 반대 진영 언론이 실수한 것을 꼬투리 잡아 비판하기 위한 비판일 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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