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이 ‘노량진 참사’로 거센 책임론이 일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 구하기에 뛰어들었다. 미디어오늘은 18일 오후 <서울부시장 “노량진 사고, 박원순 흠집 내려고 도착시각 왜곡”> 기사를 통해 일부 언론이 박 시장이 현장에 5시간 만에 도착했다고 보도해 늑장 대처 논란이 일었다며 이를 비난한 문승국 서울 부시장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다.
이 매체는 박 시장에 대한 비판 여론에 대해 “지난 15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배수지 상수도관 공사 수몰사고로 7명이 사망한 이후 공사발주처인 서울시와 서울시 행정의 수장인 박원순 시장에 대한 근거 없는 왜곡과 비방이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사고를 취재했던 일부 언론이 박 시장이 현장에 5시간 만에 도착했다고 보도하면서 ‘박 시장 늑장 대처’ 비난이 증폭되기 시작됐다”면서 박 시장에 대한 비판 여론을 언론 책임으로 돌렸다.
이에 미디어오늘이 문제 삼은 언론은 조선일보와 연합뉴스였다. 이 매체는 “조선일보는 지난 16일 <5시간 만에 노량진 상수도 사고현장 도착 朴 시장 “교통 체증 때문에…”> 온라인판 기사에서 ‘사고 발생 30여 분만인 이날 오후 5시 30분쯤 문승국 서울시 제2부시장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박 시장은 밤 10시 25분쯤에야 모습을 드러냈다’며 ‘공사 발주기관의 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사고 발생 5시간이 지나서야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을 두고 ‘늑장 대응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합뉴스 역시 ‘문승국 서울시 제2부시장은 오후 7시 즈음 현장에 도착했으나 박 시장은 오후 10시 25분께 현장에 모습을 나타냈다’고 전했다”며 “심지어 일부 보수 인터넷 언론에선 ‘사고보고를 받은 박 시장이 대책 마련보다 ‘도시락’ 식사를 먼저 택했다’는 주장까지 펼쳤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는 해당 언론 기자들이 기본적인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보도한 ‘오보’와 ‘억측’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며 “문승국 부시장이 현장에 온 시간이 오후 5시 30분 또는 7시가 아니라 저녁 9시 26분이었다는 것. 이는 박 시장보다도 한 시간가량 빨리 도착한 수준이어서 조선과 연합의 기사에서 제시한 비판의 근거와 크게 다른 것이 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문승국 부시장은 18일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소방방재본부 상황실 상황일지에도 분명히 밤 9시 26분에 도착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며 “언론에서 제대로 사실 확인도 안 하고 악의적으로 소설을 씀으로써 박 시장 개인의 명예뿐만 아니라 시민의 신뢰 상실이라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했다”며 시청에서 사고 현장까지 오래 걸린 이유에 대해서도 “한강대교 남단에서부터 소방본부 차량과 경찰차가 2개 차로를 막아서 병목현상으로 엄청 밀렸다” “현장 주변은 거의 주차장을 방불케 했고 박 시장이 일부러 늦은 것도 아닌데 이는 흠집 내기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어 미디어오늘은 박 시장이 예정된 만찬을 취소하고 집무실에서 도시락으로 저녁을 해결하며 자세한 현장상황 결과보고와 실무대책 논의를 마친 후 8시 25분경 현장으로 출발해 10시 25분에 박 시장이 도착했다는 서왕진 서울시장 비서실장의 발언과 기사를 쓴 조선일보, 연합뉴스 기자의 인터뷰를 전한 뒤, 다시 문 부시장의 반박을 전하는 것으로 기사를 마무리했다.
이 기사를 종합해보면 미디어오늘의 논지는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즉 조선일보와 연합뉴스가 문 부시장의 도착 시간을 실제 밤 9시 26분이 아닌 각각 5시 30분과 7시로 잘못 보도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박 시장이 현장에 더 늦게 도착한 것으로 비춰지고, 이는 박 시장에 대한 여론의 잘못된 비방 근거가 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조선일보 등의 기사는 박 시장을 흠집내기 위한 왜곡보도라는 주장이다.
물론 조선일보 등이 문 부시장의 현장 도착 시간을 잘못 보도해 박 시장의 현장 지각 등장을 더 도드라지게 보이게 하는 측면은 있어 보인다. 하지만 교통체증 탓과 함께 ‘문 부시장보다 박 시장은 고작 한 시간밖에 더 늦지 않았다’는 식으로 박 시장과 서울시의 사고 대처를 총체적으로 비판한 언론보도를 박 시장에 대한 헐뜯기 왜곡 보도로 치부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유언론인협회 김승근 미디어위원장은 “여론이 박원순 시장을 비판하는 것은 단지 현장에 5시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이유 때문만이 아니다”라며 “서울시는 시공사 업체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고도 시공을 맡겼고, 그 주간 업체가 심각한 자금난을 겪는 과정에서 공사에 여러 문제가 발생했고 서울시도 이를 알고 있었다는 게 여러 언론보도를 통해 밝혀졌다. 이 외에도 서울시가 책임에서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사고 당일 현장 도착 시간에 오류가 있다는 점을 핑계로 언론의 비판을 왜곡보도로, 여론 비판을 비방과 헐뜯기라고 주장하는 것은 정말 뻔뻔하고 궁색한 책임회피”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미디어오늘은 5시 30도착이냐 9시 26분 도착이냐 문제로 언론이 박 시장을 헐뜯기 보도했다고 옹호 기사나 낼 게 아니라 이번 참사에 박 시장이 어떤 책임이 있고 서울시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취재해 조목조목 따지는 것이 언론으로서 맞는 태도”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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