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준비호 3호를 발행한 뒤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들어간 미디어내일이 내달 중순 공식 창간 선언을 앞두고 있다. 작년 MBC 노조 파업의 추악한 뒷면을 낱낱이 까발리는 과정에서 우리 언론의 민낯을 확인한 후 더 이상 구경만하고 있을 순 없다는 판단에서 시작한 이 일에 많은 독자와 뜻있는 언론인들의 격려가 이어지고 있고, 응원에 힘입어 미디어내일은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확고한 뜻과 의지에 비해 아무래도 열악한 여건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어, 화려한 첫 잔을 들 순 없겠지만 필자를 비롯한 ‘우리’는 미디어내일의 성공을 확신한다.
작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폴리뷰가 MBC 노조의 거짓과 위선을 폭로해 결과적으로 언론노조의 정치적 쿠데타를 막아낼 수 있었던 건 풍부한 자금과 여유로운 취재 환경 때문이 아니었다. 거짓이 사실을 이길 수 없다는 진리를 믿고 조직화된 언론 기득권의 권력남용과 폭압에 의해 무고한 희생자가 나와선 안 된다는 신념 때문이었다. MBC 노조가 그동안 권력자들과 기득권층의 부조리를 폭로하는 등 사회정의를 위해 역할을 한 것이 있다고 해도, 그들 스스로 성역화·권력화 되어 언론권력을 엉뚱한 목적으로 엉뚱한 곳에 남용·오용한다면 그것 역시 비판받고 견제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 역할을 해야 하는 미디어오늘이 이를 철저히 외면하고 언론노조 기관지라는 한계를 벗지 못한 채 진영·이념 논리만으로 언론노조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며 무고한 희생양을 양산하는 마녀사냥에 앞장서고 있는 현실에서 미디어내일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졌다. 미디어내일은 미디어오늘과 그 아류 매체들의 부당하고 부조리한 잣대를 감시하는 데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언론감시란 명목으로 정략적 보도를 쏟아내면서 언론지형을 더욱 왜곡시키는 행태가 있다면 간과하지 않고 비판할 것이다. 늘 남을 비판, 비난하는 입장에서 겸손과 반성을 잊은 MBC노조, YTN노조, KBS 본부노조, SBS 노조 등 언론노조의 오만함과 습관성 거짓말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물론 이들 거대 언론권력을 감시하겠다는 미디어내일의 역할이 계란으로 바위치기일지 모른다. 매체 숫자로만 따져 봐도 절대 열세에다 수십 년간 이어져온 언론계 기득권 카르텔이 굳건하고, 또 이들을 맹신하고 맹종하는 수많은 작은 매체들, 노골적으로 이들을 편들고 지원하는 정치세력, 이들이 무섭고 귀찮아 건드리지 못하는 비겁한 정치권력 등 미디어내일을 둘러싼 여건은 척박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다시 강조하지만 폴리뷰가 MBC 노조의 거짓말을 밝혀낼 수 있었던 건 의지와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미디어내일은 현장에서 뛰는 기자들이 열심히 취재할 수 있도록 충분한 여건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단기간이라면 모를까 형편없는 조건과 환경에서 이들을 오랫동안 감시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미디어내일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과 구독, 지원이 절실한 이유다.
미디어내일, 괴물을 닮아가는 괴물들의 눈과 양심을 찌르는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
종이신문을 비롯해 지금도 수많은 인터넷 매체가 정의란 이름으로 칼날을 휘두르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우리 사회는 날이 갈수록 정의에 목말라한다. 우리 언론과 미디어가 맡겨진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하다는 뜻이다. 너무나 뻔한 거짓말도 진영과 이념에 따라 눈감거나 침소봉대하면서 언론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날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사회의 공기라는 언론의 역할이 국민분열·국가발전 저해라는 부정적 측면이 커졌다면 당연히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 나와야 한다. 미디어내일이 그런 현상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100% 자신할 순 없지만 적어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말은 약속할 수 있다.
미디어내일만큼은 정파성, 이념성에서 100% 자유롭다고 약속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약속한다면 거짓말이 될 것이다. 미디어내일의 비평은 건강하고 합리적인 보수, 우파의 틀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근래에 합리적 보수라는 수식어가 정치적으로 오염됐지만 미디어내일은 본래 그 말이 가진 뜻을 충실히 따를 것이다. 미디어내일이 때로는 과욕에 실수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미리부터 책임에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고자 하려는 게 아니라 사람 뿐 아니라 언론 역시 실수하고 오판할 수 있다는 본질적 한계를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계를 알고 인정한다는 것은 바로 잡을 수 있는 용기와 양심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디어내일은 최소한 그런 언론의 양심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미디어오늘처럼 언론노조 기관지라는 한계에 갇혀 있지 않다는 것도 미디어내일의 장점이 될 것이다. 때문에 특정 정치·이념 세력의 기관지 노릇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미디어내일은 극단적 이분법도 지양한다. 예를 들어 MBC, YTN 경영진은 악, 노조는 선이란 도식은 거부한다. 실제로도 우리는 이제 MBC, YTN 경영진이 더 이상 일방적으로 권력을 남용할 수 있는 권력자가 아니라는 점을 안다. 조직화된 노조 권력이 회사를 지배하는 수준에까지 왔다는 현실을 공영방송 노조가 몸소 보여주고 있다. MBC 김재철 전 사장이 그 이분법의 희생양 아닌가. 방송사 언론사 사장과 경영진이 비판의 대상인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근거 없는 인신공격과 부당한 마녀사냥으로 조리돌림을 당해도 싼 사람들이 아니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고위직에 있다는 이유로, 권력의 자리에 있다는 이유로 무조건 매도하는 잘못된 풍조가 만연해있다. 사회 약자층은 분명 연민과 보호의 대상이지만, 그 안의 부패와 불법, 악마성마저도 미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권력의 반대에 위치한다고 무조건 선이 아닌데도 선으로 위장한다. 이런 기괴한 현상은 우리 사회를 극단적인 이분법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언론의 무책임에서 비롯된 면이 크다. 미디어내일은 그런 언론의 무책임을 감시하는 역할에 충실할 것이다. 한마디로 제2의 김재철, 제2의 정명자, 제2의 시큐리티사, 제2의 황우섭이 나오지 않도록 감시하겠다는 뜻이다. 언론노조나 우리 사회 각종 귀족노조와 같이 권력과 기득권에 대항하는 또 다른 권력자들과 기득권 세력의 폭주도 비판할 것이다. 미디어내일의 시작은 먼지와 같을지 몰라도 괴물을 닮아가는 괴물들의 눈과 양심을 찌르는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라는 점만은 분명 국민과 독자에게 약속할 수 있다.
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 hanmyou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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