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측으로부터 낸시랭을 초청한 사실조차 없다는 공식입장이 발표되었으나, 아직도 과연 누가 무슨 목적으로 낸시랭의 BBC 초청 사기극을 기획했는지 진실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요주의 인물은 한국언론사들에 BBC의 유에이지 부국장이라 소개한 양호민이란 인물이다. 낸시랭의 BBC 초청 관련 첫 보도를 한 MBC ‘휴먼다큐’팀과 BBC가 초청을 거부했다고 보도한 뉴스엔, 또한 공연 취소를 변희재 대표에 덮어씌운 한겨레신문 모두 이 양호민이란 인물과 통화한 것으로 파악된다.
낸시랭의 부친 생존 문제가 이슈가 된 다음날인 4월 18일 양호민은 미디어워치 사무실에 직접 연락하여, 10세 때 영국으로 건너간 한국계 영국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한국의 무명 연예인의 부친 생존에 대해 영국 왕실이 긴급회의 하여 공연 취소 결정했다?
“BBC에서 섭외한게 아니라 BBC가 촬영을 하는 행사에서 열리는 공연에 섭외한 것입니다”
“저희가 당황스러운 것은 BBC에서 주로 건의함 같은 게 있는데 200통, 300통 몰려들었다”
“낸시랭씨 정말 이해가 안된다. 통화해보니 본인은 자랑하고 싶어서, 기자에게 알려 이렇게 커졌다고 하더라”
“BBC에서 낸시랭을 초청한 것은 사실 무근이다. BBC 이런 일 한 적 없다, 이렇게 말하고 싶은데, 너무 왜곡된 게 많다”
“저희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BBC에 대한 언급은 자중해줬으면 좋겠다”
“(낸시랭이 영국에) 안들어오게 된 경우나 들어오게 될 경우엔 변희씨 측에 가장 먼저 보도자료를 보내드리겠다”
이 내용은 지난 5월 3일 런던 BBC에서 한 일베 회원에게 설명한 내용과 대동소이하다. 그러나 의혹은 더욱 증폭된다.
BBC 공식 메일, “”낸시랭 초청한 바도 없다“ 짜증
첫째, 5월 3일 공개된 BBC 공식 메일에서는 낸시랭을 초청한 사실도 없을뿐더러 'highly obscure overseas artists' (완전 무명의 해외 예술가들)이란 강한 표현을 써가면서 BBC에서 낸시랭에 아무 관심이 없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이 메일 역시 질문에 대해 2주 후의 답장이었다.
그런데 양호민의 경우는 낸시랭 부친 사건이 이슈가 된지 단 하루만에 낸시랭 공연 취소 사건을 미디어워치를 비롯한 한국 언론사들에 상세히 알려준 것이다.
BBC 공식 메일에는 여왕 생일 관련 행사는 왕실 주관이라고 답변했다. 그렇다면 영국 왕실에서 한국의 언론 기사와 트윗을 보고, 단 하루만에 긴급 왕실 회의를 열어 낸시랭의 공연 취소를 결정하고, 이를 BBC에 통보, 양호민이 한국 언론사들에 알렸단 말인가. 2주만에 온 BBC의 짜증섞인 공식 메일로 볼 때, 불가능한 시나리오이다.
완전 한국인 발음에 070 전화 쓰는 양호민 BBC 부국장 맞나
둘째, 10세 때 영국에 건너가 영국 국적이며 BBC 부국장인 양호민의 한국어 발음이다. 전혀 어색하지 않은 한국어 발음은 물론, BBC 등의 영어발음도 한국식이다. 최소한 20여년 이상 영국에서 살았던 인물이라 볼 수 없다.
셋째, 양호민이 미디어워치 측에 낸시랭 BBC 사기극의 진실을 밝히고 싶다며 서울에서 KBS 측과 인터뷰를 잡아달라 요청했다는 점이다. 애초에 BBC와 관계도 없다면서, 무명의 낸시랭 문제 하나로 부국장이 서울까지 와서 인터뷰하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넷째, 양호민이 한국 인터넷폰인 ‘070’ 전화를 쓰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개설하여 영국에 가져갔다는 것인데, BBC 관련 업무를 하는 부국장급이, 사적인 070폰을 쓴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최근 양호민은 일부 언론사들의 기자의 전화를 직접 받지 않고, 번호를 확인하여 답신 전화를 하고 있다. 미디어워치 측에선 양호민과 직접 영어로 대화해보기 위해 전화 연락을 했으나, “미디어워치”라고 밝힌 순간 바로 전화를 끊고 더 이상 연락이 안되고 있다.
미디어워치 측에선 BBC 런던 본사와 서울지사에 상세한 공문을 보내, 양호민이란 인물에 대해 질의를 해놓았다. 이들의 입장은 현재까지 BBC에 그런 이름의 인물은 없다는 쪽이다.
만약 양호민이 BBC의 직원이 아니라면, 대체 무슨 목적으로 BBC 직원을 사칭하여 한국 언론사들에 거짓을 알렸는지, 낸시랭과 팝아트협동조합의 강영민 대표는 공범인지 피해자인지, 더 진실을 가려봐야 한다.
검찰 수사나 BBC의 조치 없이는 진실 밝히기 어려워
그러나, 현재로서는 양호민이란 인물에 대한 검찰 수사가 아니라면 언론으로서는 더 밝힐 수단이 마땅치 않다. 다만 BBC 측에서 BBC 사칭에 건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
낸시랭이 BBC로부터 초청받지 못한 것은 명확히 밝혀졌으나, 사건의 전말은 아직도 미궁인 것이고 양호민은 미디어워치를 제외한 한국언론들에 여전히 BBC 직원이라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자칫 한국의 연예인과 언론이 BBC라는 영국의 공영방송을 이용해 사기를 친 사건이라 밝혀지기라도 하면, 그야말로 국제 망신이 될 판이다.
지난 4월 18일 미디어워치와 양호민과의 통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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