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안철수 의원이 대권을 노린다며 내놓은 ‘안철수 생각’이란 책을 읽었을 때, 필자는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어떻게 친노포털 다음 아고라의 댓글러들 수준의 인식으로 감히 세계10강의 경제강국 대한민국의 대통령 선거에 나설 수 있는지, 그 무모함과 뻔뻔함에 대한 분노였다.
이에 안철수 의원의 파렴치한 행태의 의식을 고발하기 위한 책 출판을 준비했다. 그러나 이 책은 출판되지 않았다. 책을 준비하면 할수록 안철수 수준의 인물에 대해 알기 위해 최소한 1만원 이상의 책값을 내라고 독자에게 요구할 염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다른 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의 평전이다.
어려운 시대적 조건에서 삼성이라는 글로벌 기업을 만들어낸 이병철 회장이 아닌, 정경유착을 통해 97% 내수용 중소기업 사장에 불과한 안철수가 존경받는 CEO 1위에 올라있는 기이한 현상이, 대한민국의 뒤틀린 가치관의 핵심이라 봤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병철 회장의 경영철학은 바닥에 묻히고, 그는 젊은층에서 사카린 밀수범으로 낙인찍혀있었다. 기업인으로서의 성과, 경영철학의 깊이에서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이병철 회장 대신 안철수가 존경받는 CEO 1위가 된 세상, 친노종북 세력들의 거짓왜곡 선동의 효과였다.
CJ그룹 “돈과 권력을 위해서라면 종북세력과도 손잡는다”는 사업종북의 정신
이와 동시에 이병철 회장이 창업한 첫 제조업 회사인 제일제당을 모태로 한 CJ그룹(회장 이재현)은 그들의 방송채널 tvN과 XTM을 통해 노골적으로 대선에 개입, 친노종북 세력의 나팔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었다. 물론 그 이전의 영화산업에서 독점권력을 누릴 때부터, 이미 CJ그룹은 이병철 회장의 “국가가 있어야 기업이 있다”는 사업보국의 정신을 내버리며, “돈만 되면 종북세력과도 손잡는다”는 사업종북이란 새로운 깃발을 내걸고 있었다.
식민지 조선 시절부터, 88올림픽 개최 직전까지, 간이 무역업의 삼성상회부터, 최첨단 반도체의 삼성전까지 창업하며 국가의 발전과 기업의 발전을 함께 해온 이병철 회장과 CJ그룹은, 마치 이병철 VS 안철수 구도 만큼의 넌센스였다.
이병철 회장은 1930년대, 삼성상회 양조업을 통해 큰 돈을 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매일 같이 기생집을 드나들며 세월을 보낸다. 점차 강화되는 일본의 군국주의적 노선으로 국가의 미래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해방 이후 대통령이 되기 전의 이승만 박사와 만나 “나라를 위해서 훌륭한 일을 많이 해야 해. 나라를 위해 일하는 기업가가 절실한 시절이야”라는 말을 듣고 “국가의 가난을벗어나기 위해 기업을 성장시키겠다”는 사업보국의 경영철학을 가슴에 새기게 된다.
국가를 대신하여 맥아더 장군을 기렸던 이병철 회장의 사업보국
그러나 6.25 당시 이병철 회장은 서울을 장악한 김일성 공산세력에 의해 삼성상회의 재산 전체를 다 빼앗겨 버린다. 더구나 자본가로 몰려 언제 목숨을 잃을지 모를 처지에 몰려 3개월 간 숨어지내다,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 작전과 서울수복으로 다시 세상에 나온다.
이때의 경험으로 “국가가 있어야 기업이 있다”는 확신을 갖고, 국가를 대신하여 미국 맥아더 기념관은 물론 자신의 에버랜드 모두에 맥아더 동상을 설립한다. 이병철 회장은 호암자전에서 “이승만 박사와 맥아더 장군이 없었더라면 한국의 독립과 6·25 전승이 과연 있었을까 항상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CJ그룹의 제일제당은 이승만 정부와 국민들의 도움으로 설립된 회사
대한민국의 첫 제조업 회사라 할 수 있는 지금의 CJ그룹의 모태인 제일제당 역시 이러한 사업보국의 일념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6.25 직후 중공업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시절 국가와 기업 모두의 발전을 위해서는, 수입대체 소비재 회사가 절실하다 판단, 이병철 회장은 설탕을 택했다. 이승만 정권 역시 이에 공감, 18만 달러의 외환을 배정해준다. 일반 소비재 사업 위주로 성장한 삼성의 경우 다른 대기업에 비해 정권의 덕을 크게 본 게 없지만, 그렇다고 국가와 별개로 성장해온 것은 아니다. 그 이후 설립된 제일모직의 경우도 초기 영국산의 품질을 따라가지 못하자, 이승만 정부에서 수입금지조치를 내려 제일모직의 성장에 결정적 도움을 주기도 했다.
이병철 회장은 사업이 성장하면, 큰 투자가 필요하여 위험하지만, 국가에 꼭 필요한 기간산업에 뛰어들었다. 이승만 정권 때부터 비료공장 기획을 시작, 이 계획은 박정희 정권에까지 이어져 연간 33만톤이란 세계 최대규모의 비료공장 건설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기계설비를 수입한 일본 미쓰이 물산으로부터 100만달러 규모의 리베이트를 받아, 당시 외환규정 상, 이를 들여올 방법이 없어, 박정희 정권과 상의, 각종 물품으로 들여오다 사카린 밀수 사건이 터진다. 이병철 회장으로선 억울한 일이었으나, 비료공장 주시 전체를 헌납하고, 재계 은퇴를 선언한다.
이 사건 이후 이병철 회장은 박정희 정권에 실망, 다른 기업과 달리 정치권력과 상대적으로 멀리하게 된다. 그러나 북한 김일성이 김신조 등을 내려보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을 기도하고, 베트남이 공산화되는 등, 국가가 위협을 받자, 국가 방위를 위해 군수산업 중 가장 돈이 많이 들고 힘든 항공사업을 택해 역시 사업보국의 정신을 잊지 않았다.
이를 시작으로 소비재 경공업에서 조금씩 중화학 공업으로 사업을 확장하다, 결국 삼성전자를 설립한다. 당시 삼성이 전자산업에 뛰어드는 것을 국내 전자업계 모두 반대했지만, 1980년대 초 일본의 이나마 박사의 조언으로 이병철 회장은 단순 가전기기 조립이 아닌 최첨단 반도체 사업에 뛰어든다. 반도체 사업은 그간 삼성그룹의 전 재산이 송두리째 날아갈 수 있는 위험한 벤처사업이었다.
실제로 256KD램을 개발하는 사이이 삼성전자는 매년 수천억원의 적자를 보고 있어 간부들은 매일 같이 위험을 경고하는 보고서를 올렸다. 그러나 이병철 회장은 “설사 삼성 전체가 망한다고 해도 나는 여기서 그만두지 않는다. 이제 곧 반도체의 세상이 오는 것이 눈에 보이는데 어찌 여기서 그만둘 수 있겠나”라며 버티며, 결국 반도체 시장 진입에 성공시킨다.
이렇게 이병철 회장의 사업 일대기를 보면, 기업의 성장을 위해서 국가를 중시 여겼고, 돈을 벌면, 그 돈 전체를 날릴 수 있는 국가적 사업에 착수했다. 그 과정에서 국가로부터 부정축재자로 몰리고, 재산을 빼앗긴 경우도 있었으나, 국가를 원망하기 보단 먼저 국가를 위해 나섰다.
또한 시장에서의 경쟁에 큰 가치를 두어, 정부가 직접 요청하지 않는 한, 시장에서의 경쟁회사를 함부로 인수하지 않았다. 시장에서 경쟁이 유지되어야, 중장기적으로 소비자와 기업 모두가 혜택을 본다는 일념에서였다.
CJ그룹의 영화시장 수직적 독점권력, 이병철 회장의 시장경쟁 정신 위배
이런 사업보국과 시장경쟁으로 요약되는 이병철 회장의 경영철학과 CJ그룹은 너무나 크게 엇나갔다. CJ그룹은 영화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려는 친노종북 세력과 손을 잡고 ‘화려한 휴가’와 '그때 그 사람‘ 같은 현대사 날조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 ’한반도‘ 같은 친노종북 정치세력에 아첨하는 영화, ’꿈은 이루어진다‘와 같은 종북성향 영화에까지 손을 뻗친다.
이것도 모자라 tvN과 XTM을 이용, 대한민국 정치에 직접 개입한다. 이 역시 정치권력을 멀리하라는 이병철 회장의 유지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일이다.
더구나 영화시장에서는 경쟁기업들을 모조리 인수 투자, 배급, 극장업 등을 수직계열 독점화하였다. 이로 인해 극장 배급에 대한 수수료를 대폭 인상, 중소 제작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러한 독점은 미국에서는 파라마운트법으로 금지되었다.
이병철 회장의 사업보국이 CJ그룹의 사업종북으로 전락한 틈을 치고 들어온 안철수
특히 CJ그룹은 이병철 회장과 달리 회사 명운을 걸고 국가 전체를 위한 사업에 도전하지 않는다. CJ그룹 전체 매출에서 수출비중은 약 20% 정도에 불과하다. 삼성그룹의 경우 매년 40-50% 사이를 오간다. 특히 수출 부분 역시 CGV 등등 한류에 편승한 소비재 브랜드가 주를 이룬다. 즉 국내에서 문화권력을 독점한뒤, 한류에 편승하여 세계로 나가는 방식이다. 기업주의 돈벌이 이외에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방식이다.
이병철 회장의 사업보국이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사업종북으로 전락한 현실, 안철수라는 희대의 기회주의자가 존경받는 CEO 1위에 오르며 대한민국의 정권을 노릴 수 있는 기반인 셈이다.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