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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은 MBC 김재철 체제를 흔들지 말라

김재철 사장은 노조에 굴복 안 한 역대 유일 사장, 애국인사 방문진 김광동·차기환 이사에 MBC의 운명이 달렸다

방송문화진흥회가 26일 임시이사회에서 MBC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23일 열린 긴급 이사회에서 김 사장 해임안을 상정하고 26일 오전 회의를 통해 이 문제를 결정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유는 김 사장이 MBC 계열사 임원 인사를 방문진과 사전 협의 없이 발표한 것은 규정 위반이라는 것이다. 방문진에 의한 김 사장 해임안 상정은 이번이 네 번째다. 지난 세 차례의 경우와 다른 점이라면 여당 추천 이사들도 이번 해임안 상정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여권측 이사 김광동, 차기환, 김용철 이사들은 “계열사 임원 인사를 사전 협의 없이 발표한 것은 규정 위반이며, 김재철 사장이 그동안 관리감독기관인 방문진을 대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것에 이사들이 공감했다”고 지적했다. 이 보도가 나가자 뷰스앤뉴스 등 친야 성향의 언론매체들은 눈엣 가시인 김재철 사장의 해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며 환호성을 올리고 있다.

필자는 우선 여권측 김광동, 차기환 이사가 이 문제를 놓고 얼마나 고심을 거듭했을지 충분히 이해한다. 그동안 MBC 노조의 패악질과 야당의 정치공세 등으로 인해 총체적 난국에 빠졌던 MBC를 직접 목격하고, 야당 추천 방문진 이사들의 끊임없는 ‘김재철 흔들기’의 정치적 의도를 간파한 이들이기 때문이다. 일부 여권 이사가 좌파진영의 노림수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끊임없이 흔들릴 때 중심을 잡고 MBC를 정치논란에 휩쓸리지 않도록 애쓴 당사자들이기 때문이다. 마치 민주통합당의 기관방송처럼 인식돼 있는 MBC와 그동안 MBC를 사실상 장악해왔던 노조의 문제 등에 대해 여권 진영 그 누구보다 심각성을 꿰뚫고 있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해임안 상정 찬성이라는 결단을 내리기까지 어떤 고민을 했을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지금 김재철 퇴진은 노조와 싸운 사장과 방문진 이사들의 모든 노력을 수포로 돌리는 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문진이 해임안을 상정하기로 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일단 MBC 정상화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MBC는 170일간의 전무후무한 끝장파업을 겪고 이제 막 정상화에 들어섰다. 김 사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이 노조의 보이지 않는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남은 인력을 추스르면서 MBC를 1등 방송으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노조와 좌파언론의 노골적인 비아냥, 매도, 폄하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프로그램 개발, 개편 등을 통해 인기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면서 시청률도 눈에 띄게 회복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 사장의 임기를 지켜주지 않고 중도 퇴진시킨다면 그동안의 노력은 모두 물거품이 돼 버린다.

알다시피 김 사장은 노조의 온갖 허위공격과 협박에 만신창이가 되다시피 해도 굴복하지 않았다. 노조와 야당으로부터 법인카드 문제, 사생활의 문제 등 온갖 것들로 MBC 역사상 두 번 보기 힘든 야비하고 비열한 수법으로 융단폭격을 당했다. 그 과정에서 제3자가 봐도 인간적으로 참기 힘든 수모를 당한 것이 밝혀지지 않았나. 김 사장에 덧씌워진 온갖 부정적 이미지와 의혹이 법에 의해 하나같이 근거 없는 허위임이 판명되기도 했다. 노조가 모욕을 주고 압박하면 쉽게 물러나던 이전 사장과 달리 김 사장은 노조의 그런 의도에 말려들지 않았다. MBC의 문제 중 하나는 그런 식으로 사장이 노조에 길들여졌던 것이고, 김 사장은 사실상 그 고리를 끊은 최초의 인물이라는 것이다.

작년 김 사장이 개인적 모욕감 때문에 자리에서 물러났다면 정권 말 어수선한 상황에서 MBC 노조는 더욱 기세등등 했을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그런 노조가 작년 대선에서 MBC를 어떤 방송으로 만들었을지도 쉽게 상상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이명박 정권이 출범하자마자 치명타를 가했던 광우병방송처럼 또 어떤 방송으로 작년 대선에 개입해 박근혜 정권 탄생을 막았을지는 그 누구도 모르는 일이다. 김재철 사장 개인을 옹호하려는 것이 아니다. 분명한 것은 작년 그 어떤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김 사장은 개인적 감정과 판단으로 공적 책임을 내팽개치지 않았다는 점이고, MBC를 노조의 손아귀에 그냥 상납하는 따위의 일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MBC 임원 인선 업무협의 어려웠던 방문진 현실, 김재철 사장의 인사 발표 불가피했다

필자는 방문진 김광동, 차기환 이사 등이 김 사장 개인에 대한 감정 차원을 떠나 이러한 점을 분명히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수많은 위기에서도 MBC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던 것이다. 김 사장이 방문진과 제대로 협의하지 않고 계열사 임원 인선을 미리 발표한 것이 칭찬할 일은 아니지만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이번 인사는 이미 끝났어야 했던 문제다. 그러나 야당측 이사들은 김재우 전 이사장 논문표절 문제 등 끊임없이 트집을 잡으며 이사회 자체를 보이콧하는 식으로 방문진 기능을 마비시키고 공적 업무를 나 몰라라 했다. MBC 관리감독의 책임을 진 방문진이 할 일을 하지 않고 정치공세로 시간을 허비해온 셈이다. 야당측 이사와 일부 갈대 같은 이사의 공적 책임의식 부재 때문이라고 밖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김 사장이 그래도 기다렸어야 했다고 치자. 그렇다고 방문진과 업무협의가 이루어져 절차가 제대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방문진과 업무 협의를 하려면 김용철 이사를 비롯해 야당측 이사들과도 협의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그들이 보여준 태도로 미루어볼 때 임원 인선이 예정대로 진행됐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재우 전 이사장의 논문표절 문제에서 보듯 온갖 트집을 잡아 이사회 보이콧과 같은 일을 벌이지 않을 것이라고 어느 누가 장담할 수 있나. 그렇게 인사가 지체되면 MBC 임원 인선에 온갖 로비와 청탁이 개입할 가능성이 크고, 야당이 빌미 삼아 개입할 수도 있으며 그 틈을 타 노조가 또 무슨 일을 벌일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이렇게 야당측의 목표가 분명하고, 의도적으로 방문진 공무를 미뤘던 상황에서 김 사장이 절차문제에만 집착해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일 아닌가. 게다가 김문환 새 이사장이 임시회의를 소집해 이 문제를 논의할 수 있었음에도 선임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를 잘 몰랐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될 수 있을 것이다. 최선의 노력으로 방문진 이사직을 수행해온 이사들이 이번 일로 불쾌감을 느끼고 자존심이 상한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불쾌한 감정으로 지금까지 이사들이 MBC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왔던 모든 수고를 수포로 되돌리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박근혜 정부 막 출범한 지금 김재철 체제 흔드는 것은 사실상 국가를 흔드는 것

그간 좌파진영의 악의적 공격과 음해에도 김 사장이 당당히 버틸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요인은 좌편향 MBC가 공영방송으로서 정치중립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힘써온 김광동, 차기환 이사와 같은 이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필자가 존경하는 고영주 변호사와 같은 애국심 강한 분들이 방문진에 몸담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김문환 새 이사장도 MBC가 처한 현실을 이해하고, 지난 정권부터 끊임없이 논란을 만들어온 야당측 이사들의 정치적 의도와 편파성을 파악한다면 방문진도 곧 정상적 기능을 제대로 회복할 것이라고 믿는다.

지금은 작은 문제를 가지고 MBC 정상화라는 큰 문제를 망쳐서는 안 되는 중차대한 시기다.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리라 믿지만, 방문진 이사들이 이런 점을 이해해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또 하나 경계할 것은 이런 시기를 틈타 보수진영 일부가 계산적으로 MBC를 흔드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점이다. 상황 파악을 못 하고 MBC를 오히려 정치논란의 한 가운데로 내모는 꼴이다. 지금은 박근혜 정부가 막 출범한 중요한 시기이자 MBC 역시 과거 노영방송의 오명을 떨칠 중요한 기회를 맞고 있다. 지금 김재철 체제를 흔드는 것은 사실상 국가를 흔드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제 방문진의 판단에 따라 MBC가 그 역사적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달려있다. 방문진 이사들이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를 기대한다.

폴리뷰 편집국장 - 박한명 - (hanmyou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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