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 유력 주자로는 가장 먼저 당 대표 후보 출마를 선언한 이용섭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동교동 고(故) 김대중 대통령 사저에서 이희호 여사를 예방해 인사를 나누고 환담했다.
배석한 윤철구 사무총장이 김대중 대통령 시절 세제실장, 국세심판원장, 관세청장, 노무현 대통령 시절 행자부장관, 건교부장관으로 일한 경력을 우회적으로 표현하여, 이용섭 의원을 “김대중 대학을 마치고 노무현 대학원을 나온 사람”이라고 소개하자 이희호 여사는 시종 웃는 얼굴로 덕담을 건넸다.
이에 대해 이용섭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발탁해 주셔서 정부에서 큰 일을 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김대중 대학 졸업생으로서 대통령님의 뜻과 철학을 이어 가겠다”고 화답했다.
이 의원은 이어 “민주당은 호남민들이 논밭팔고 목숨 바쳐 지켰고,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평생 동안 키워 온 정당”이라면서 “지금이 위기인데, 민주당을 창당수준으로 혁신해 국민에게 사랑받는 정당으로 거듭 나겠다”고 당 대표 출마 의지를 밝혔다.
이 의원은 또 “대통령님께서는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을 가지라고 가르치셨는데 민주당이 문제의식은 강한데 현실감각이 떨어져서 이번 대선에서 진 것 같다”는 말로 대선 패배에 대한 아쉬움을 피력하고,
“대통령님께서 말씀하신 ‘중도개혁을 표방하면서 중산층을 육성하고 서민을 보호하는 것’이 민주당의 정체성이 돼야 한다”고 덧붙면서,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민생진보’, 삶의 질을 높이는 ‘실용진보’, 유능함으로 정부여당을 압도하는 ‘실력진보’로 민주당을 환골탈태시키는 것이 목표다”고 당 혁신의 방향에 대해 밝혔다.
이희호 여사는 “지금 당장은 어렵더라도 당이 잘 헤쳐 나갈 것으로 믿는다”면서 “이 의원이 잘해서 뜻을 이루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한편 이희호 여사를 예방하면서 이용섭 의원은 1996년에 전남 신안 임자도에서 만들어진 송화염을 선물했는데,
이 의원은 “새정치국민회의를 제1야당으로 만든 해가 1996년이고 이를 바탕으로 수평적 정권교체에 성공했다”고 설명하면서, “한국정치가 부패하지 않고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소금 역할을 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는 상징적 의미를 담아 김대중 대통령님의 고향에서 난 소금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오늘 동교동 예방에는 김대중평화센터 공보실장 겸 대변인인 최경환 전비서관과 윤철구 사무총장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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