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푸른한국과 청렴공정버스(www.cfbus.net)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제7차 시민토론회가 23일 오후 광화문 동아일보사 앞에서 열렸다. 이날 초청된 연사는 18대 대통령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강지원 후보.
현재 강 후보의 여론지지는 대선후보 3인방(박근혜, 안철수, 문재인 후보)과는 격차가 크지만 언론은 그를 만만치 않은 군소후보로 분류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심상정 진보정의당 후보, 무소속 박찬종 후보와 동일한 지지율을 얻어 어깨를 나란히 했다.
강 후보는 앞서 지난 17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과 수차례의 정책콘서트 등을 통해 ▲초당적 화합 정치 ▲홍익자본주의 경제 ▲양심 재무장 사회 ▲신 한류 정신문화를 4대 비전으로 제시한 바 있다.
또 이를 바탕으로 ▲홍익자본주의 ▲경제 활성화 ▲초당적 화합정부 ▲청와대 및 내각 개혁 ▲적성 찾기 교육 ▲신 사회 정신문화 창달 ▲양성평등정부 ▲최적의 노동·복지사회 ▲최첨단 과학기술 강국 ▲대북·외교정책 등 10대 공약도 선보인 바 있다.
강 후보는 이날 시민토론회 자리에서도 유력대선 후보들의 ‘경제민주화’ 공약에 맞선 자신만의 ‘홍익자본주의’ 공약을 주제로 열띤 강연을 펼쳤다. 특히 그는 홍익자본주의를 하기 위해서는 국민 각자가 탐욕에 대한 절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우리 사회 부정부패의 원인이 제도적 문제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 각자 내면에 자리 잡은 지나친 탐욕에 있다는 철학적 인식에서 기인한다. 강 후보 스스로 부정부패를 막기 위한 제도적 개혁에 매달려봤지만 근본원인을 쫓으니 결국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의 문제로 되돌아가더란 설명이다.
그는 “수많은 경제학자들이 책에서 이윤 극대화를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선이라고 가르쳐왔지만 그게 옳은가”라며 “우리 사회가 공정하고 청렴한 사회가 되지 못하는 건 내 안에서 꿈틀거리는 욕망 때문이다. 돈에 대해 욕망을 가진 사람들은 늘 잇속을 챙기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가 내 잇속만 챙기는 게 아니라 나의 이웃, 주변 공동체와 함께 하는 것이 바로 홍익정신이고 이 정신이야말로 사람들만이 행할 수 있는 가장 고귀한 것”이라며 “자본이 내 잇속만 챙기는 게 아니라 될 수 있는 한 많은 이들을 이롭게 하는 자본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보라. 동물은 제 잇속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 싸우지만 인간은 욕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자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강 후보는 자신의 ‘홍익자본론’을 ‘까치밥’ 비유와 한국판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대명사 격인 ‘경주 최부자’의 간단한 예로 설명했다.
그는 “감나무에서 감을 딸 때 보통 까치밥을 조금 남긴다. 까치가 먹을 것까지 몽땅 따먹는다면 인간이 버러지와 무엇이 다른가?”라며 “또한 경주 최부자도 1만석까지만 벌라고 했다. 나머지는 다른 이들이 벌어먹고 살 수 있게끔 남겨두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 부자는 흉년엔 땅을 사지 말라고 했다. 흉년이 들어 먹고 살게 없어 내놓은 그 땅을 사면 나중에 큰 부자가 되는 걸 몰라서 사지 말라고 했겠나? 그러나 그거 하지 말라고 했다”면서 “홍익자본주의 정신이 다른데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잇속을 챙기지만, 동시에 까치가 먹을 것을 남겨두라는 것이다. 내 자신의 욕망과 탐욕을 절제하라는 것, 그것이 바로 홍익자본주의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후보는 “우리는 경제적으로 한강의 기적, 정치적으로 민주화의 기적을 짧은 시간에 이루었다. 세계에 이렇게 짧은 시간동안 발전한 나라가 없다. 하지만 지금 여러분들은 행복한가?”라고 반문하면서 “행복하다면 하루 40명, 1년에 1만 5~6천명이 자살을 하지 않을 것이다. 사사건건 대립과 갈등으로 세월을 보내고 싸우고 헐뜯는 모습, 이 모든 원인이 우리 가슴 속 도사리고 있는 탐욕 때문”이라며 “부정부패 막고 공정한 세상 만들기 위해선 분명 제도적 장치 마련해야 하지만, 그것 가지곤 되지 않는다. 생각을 바꿔야 한다. 근본적인 원인은 내 가슴 속 탐욕이라는 점을 깨닫고 절제하면서 새로운 정신문화를 세워 새 세상을 만들어 가야한다”고 역설했다.
강지원 후보, “재벌 때리기식 경제민주화 해선 서민 삶 개선 안 돼, 홍익경제로 접근해야”
한편 강 후보의 강연이 끝난 후엔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다. 시민운동을 하다가 갑자기 정치에 뛰어들게 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자 강 후보는 “7년 동안 매니페스토 운동을 하면서 일찍부터 정치개혁 운동을 해왔지만, 내가 아무리 얘기해도 듣지 않더라”며 “본때를 보여줄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정치개혁은 이렇게 하는 것’이란 모범을 보여주고 싶어 출마했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시장에 돌아다니면서 악수하고, 떡볶이 먹고, 말춤 추는 그런 쌩쇼는 안 한다. 정책콘서트 등으로 모범을 보일 것”이라며 “그런 저의 진정성이 국민에게 전달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또 “제가 당선은 어렵겠지만, 저의 진정성이 국민에게 전달돼서 300만, 500만의 국민 여러분이 저를 지지해준다면, 국민들이 저를 통해 뜻을 나타낸다면, 정치인들은 뼈저리게 느낄 것이고, 젊은 친구들은 ‘나도 정치를 한다면 저렇게 해야지’라고 생각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강 후보는 대선후보3인방의 ‘경제민주화’ 공약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대기업 때려잡기, 재벌 때리기 경제민주화 그거 해서 서민들 삶이 얼마나 나아지나? 서민들은 못 살겠다 아우성인데, 경제민주화 하면 그분들의 삶이 개선되나? 그분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나?”라면서 “서민들은 경제가 활성화되길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말하는 홍익경제는 투트랙이다. 대기업에겐 더 큰 대기업이 될 수 있도록 더 큰 자유를 주고 국가가 절대 간섭하지 말라는 것이다. 대신 지원도 해주지 말고 공정거래법, 노동법 등은 꼭 지켜라 하는 걸 대기업에 요구하는 것”이라며 “대신 힘들고 고통 받는 소상공인, 중소기업, 상인에겐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말하자면, ‘부익부 빈익빈’이 아니라 ‘부익부 빈익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누구(기업) 하나 때려잡아서 나눠먹겠다는 발상은 잘못하면 공산주의, 사회주의로 가는 것이고 이건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정부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부자들 내버려 두라, 신경꺼라, 대신 힘들고 어려운 중소기업 등에 전폭적인 지원제도를 만들어라”면서 “(대통령이 된다면) 현재 지식경제부 밑에 중고기업청이 있지만 저는 이걸 거꾸로 중소기업부 밑에 지식경제청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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