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남자 험상궂게 생긴 걸로 봐선 분명 나를 칠 망치를 숨기고 있을 테니 내가 먼저 쳐야겠다.’ 만약 어떤 사람이 길을 걷다가 앞에 오는 낯선 사람을 이렇게 오해하고 폭력을 행사했다면 그 사람을 정상적인 인간으로 볼 사람은 없을 것이다. 벌어지지도 않은 일에 대해, 또 벌어질 수도 없는 불가능한 일에 대해 ‘네가 그러려고 하지 않았느냐’고 단정 지어 몰아붙이거나, 더 나아가 ‘네가 그랬지’라고 거짓말까지 한다면, 도무지 정신병자로 보지 않을 방법이 없는 것이다. 미안한 말이지만, MBC노조가 딱 이 꼴이다.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과 MBC측의 만남에 대한 한겨레의 ‘수상한 보도’가 나간 이후, 노조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팔딱이고 있다. 이 건으로 김재철 사장을 집으로 돌려보내고, 박근혜 후보에게까지 타격을 주겠다는듯 노조 핵심인사들은 정수장학회 관련 각종 토론회, 인터뷰 등에 부지런히 얼굴과 이름을 팔고 있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MBC 노조 홍보국장이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최근 정수장학회가 이슈가 된 이유는 최필립 이사장이 마음대로 장학회를 운영하고 김재철 사장과 함께 정치자금을 마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최필립·김재철 관련, 이용마 발언에 담긴 2가지의 엄청난 허위사실은 명예훼손 소송 감
이용마의 이 발언엔 2가지 중대한 허위사실이 담겨 있다. ‘최 이사장이 마음대로 장학회를 운영했다’와 ‘최 이사장과 김재철 사장이 함께 정치자금을 마련했다’가 바로 그 부분이다. 최 이사장이 자기 마음대로 장학회를 운영해왔다는 증거는 그 어디에도 없다.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재직할 때 시교육청은 사전보고 미비 등 경미한 사안 외에 정수장학회가 운영에 큰 문제가 없다고 발표까지 했다. 그런데도 이용마는 마치 최 이사장이 정수장학회를 독단적이고 불법적으로 운영해온 뉘앙스처럼 주장한 것이다. 최 이사장 입장에선 자신의 인생을 모욕당한 것으로, 상당한 명예훼손이고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일일 것이다.
또 최 이사장과 김 사장이 함께 정치자금을 마련했다는 주장도 마찬가지다. ‘주식 매각 논의’와 ‘주식 매각’은 전혀 다른 말이다. 더군다나 ‘주식 매각 논의’와 ‘정치자금을 마련했다’는 주장은 하늘과 땅 차이다. 이용마는 정수장학회와 MBC측이 만나 주식매각 논의를 한 사실을 가지고(이것이 팩트다) 정수장학회와 MBC측이 만나 특정 대선 후보의 정치자금을 마련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셈이 된다. 보도를 보면 이용마는 “김재철 사장과 함께 정치자금을 마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라며 말끝에 의혹이란 말을 달았다.
만일 뉴스1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용마는 엄청난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이다. 주식 매각을 정치자금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악의적 왜곡인데다, 단순한 주식 매각 논의를 정치자금을 마련했다는 의혹이 있다는 식으로 가공한 것도 비약을 넘어 완벽한 허위사실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최 이사장과 김 사장 입장에선 이용마가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소송 대상감이다. 도대체 이런 주장들이 정상적인 사람의 머리에서 나올 법한 말인가? 미치지 않고서야 할 수 없는 주장이다. 팩트를 무시하고 ‘겁대가리’를 상실한 이용마는 이미 언론인으로서 자격을 잃어도 한참 잃었다.
하기야 이용마가 홍보국장으로 이끄는 MBC노조는 보안프로그램 트로이컷 개발사 대표의 인터뷰 내용도 자기들 유리하게 멋대로 조작한 집단이다. 목적을 위해 수단 방법을 안 가리는 집단에게 최소한 양심적으로 사실을 존중할 것을 기대하는 게 애당초 무리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얼마 전에도 사측이 올림픽 현장 중계에서 조작 방송을 했다고 길길이 날뛰던 무리가 바로 노조 아닌가? 먼저 가신 누구 말대로 양심을 달고 산다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김 사장이 아무리 밉다고 해도, 최필립 이사장을 최대한 궁지에 몰고 싶어도, 이용마처럼 해선 안 되는 것이다. 무슨 짓을 벌여도 편들어줄 자기편 말고 그 어떤 정상적인 사람이 이용마의 주장을 옳다고 하겠나. 툭하면 허위사실 유포나 하는 걸 보면, 이용마가 노조 홍보국장으로 있는 건 국민으로부터 ‘셀프 아웃’ 당하는 지름길이다.
정수장학회 관련 ‘정의론’ 떠드는 노조, 무용가J씨 남매에 대한 정의부터 바로 잡아라
현재 MBC 노조는 한겨레보도 후 시들던 재파업 의지를 다지는 등 김 사장 퇴출에 의욕을 불태우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겨레보도는 노조의 ‘김재철 쫓아내기’에 결과적으로 찬물을 끼얹은 격이 됐다. 보도 이후 논란은 김 사장이 아닌 정수장학회와 박근혜 대선 후보의 검증논란으로 옮겨졌고, 여야간 큰 정치싸움으로 번졌다. 김 사장에 대한 노조 공격은 상대적으로 쪼그라진 이슈가 됐고, 그렇지 않아도 국민에게 외면당한 노조가 다시 파업한다면 그 결과가 어떻게 날지는 뻔한 일이다. 불법적 도청 의혹을 감수하고 한겨레가 보도에 나선 데에는 나름 목적이 있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김 사장을 돕고 노조의 공격을 무디게 만든 셈이 된 것이다.
MBC노조가 정수장학회를 빌미로 박근혜 후보를 비판하고, 김 사장 관련 입장을 끊임없이 요구하는 것도 황당한 행태다. 그러는 노조는 언제한번 속 시원히 무용가J씨 남매에 관해 허위, 왜곡 보도를 한 것에 사과 입장 한 번 제대로 한 적이 있었나? 허위사실이 드러나도 침묵하고, 본질을 왜곡 과장한 것들에 대해서도 자신들의 주장만 옳다며 무용가J씨 남매를 인신공격하고 몹쓸 인간들로 몰아붙이지 않았느냐는 얘기다. 그렇게 수십년 자신의 분야에서 열심히 춤을 추어온 무용가를 사기꾼, 투기꾼으로 매도하고, 열심히 살아가려는 그의 오빠는 천하에 둘도 없는 범죄자로 만들었던 노조가 조합원 몇 몇에게 기껏해야 MBC 아카데미 교육발령을 냈다고 온갖 비난을 쏟아냈다. 웃기는 일 아닌가.
무용가J씨 남매는 노조의 악의적 인신공격과 매도로 현재도 여전히 그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한번 망가진 이미지는 원상복구가 되지 못한 채 있고, 모르긴 몰라도 자신들 하는 일에 있어서 여러 곤란한 일들을 겪고 있을 것이다. 노조의 악랄한 행위들이 없었다면 이들이 이렇게 고통 받을 일이 있었을까? 이들의 정상적인 삶을 송두리째 강탈한 노조가, 불법 파업 가담 조합원에게 본래 직무를 빼앗았다고, 브런치 교육이나 받게 했다고 회사를 비난한다는 건 너무나 뻔뻔한 태도가 아니냐는 말이다.
MBC노조는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간부란 사람은 허위사실을 주장하는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있고, 자신들이 오히려 불리한 상황이라는 인식도 하지 못하는 반쪽 시각으로 재파업 의지나 불사르고 있다. 이제 그쯤 했으면 최소한의 국민 눈치는 봐야 정상 아닌가? MBC특보를 보니 회사 망가뜨리는데 앞장서다 해고된 노조 간부들은 급여를 거의 정상적으로 보전 받고 있는데 반해 그들의 배를 채워주고 있는 일선 조합원들은 생계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일선 조합원들도 이제 그만 정신들을 차려야 한다. ‘뇌내망상’으로 소설을 쓰는 간부, 자신들의 고혈을 빨아 배 두드리며 자기 정치하는 간부들 그런 불의에 항거할 줄 모르면서 무슨 놈의 공정언론이며 언론정의인가? MBC 노조 조합원들은 정수장학회 정의 떠들기 전에 자신들 ‘정의’부터 바로세우길 바란다.
폴리뷰 편집국장 - 박한명 - (hanmyou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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