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이 보도한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과 MBC 이진숙 홍보본부장 간의 도청록이 공개되면서, 화살이 MBC 김재철 사장 측으로 향하고 있다. 대선을 목전에 둔 시기에 정수장학회의 지분 매각에 MBC 경영진이 왜 개입했냐는 것이다. 실제로 도청록을 확인해보면, 정부의 입장이 중요하다며 소극적인 최필립 이사장에 대해 이진숙 본부장과 이상옥 전략기획부장이 집요할 정도로 설득하고 있다.
정수장학회 측이 보유하고 있는 MBC 지분 30%는 MBC의 지배구조의 모순점으로 지적받아, 좌우할 것없이 모두 적절한 방식으로 처분해야한다는데는 익히 동의가 된 사안이다. 문제는 정수장학회의 지분을 처분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데에 있다. 정부가 70%의 지분을 갖고 있어, 경영권 행사도 할 수 없는 30%의 지분을 누가 사겠냐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방문진의 김우룡 전 이사장은 정수장학회의 지분 30%를 MBC가 지방계열사를 처분하여 직접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도 있다. 이는 이번 한겨레신문의 도청록에서도 인용되어있다.
MBC의 이진숙 본부장과 이상옥 부장은 주식시장에 상장하여 매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최필립 이사장은 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사더라도 경영에 참여 못 하고 말이야 지금 우리 장학회가 가지는 권한과 똑같은 권한밖에 없을 거 아니에요. 그걸 사서 뭐하겠어”
집요할 정도로 최필립 부추긴 이진숙의 이상한 행태
또한 방문진이 70%의 주식을 갖고 있는 대주주의 위치에 있어, 정수장학회 단독으로 MBC의 지배구조 문제를 결정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최필립 이사장은 여러차례 이진숙 본부장에 이 문제를 거론한다.
최필립: 정부 쪽에서는 괜찮은 건가.즉, 이진숙 본부장은 MBC의 지배구조를 논할 수 있는 기구인 방문진과 방통위를 완전히 무시하고, 소주주에 불과한 정수장학회부터 찾아와 지분 매각을 종용한 격이다.
이진숙: 법적으로는….
최필립: 아니 정부에서는 엠비시 주식을 우리가 내놓는 거에 대해 별로 의의가 없는 건가. 정부하고는 상의했나요?
이진숙: 아, 상의했냐고요. 그 정부라는 건 결국 청와대와 방통위인데 아직까지 상의는 안 했습니다.
이진숙: 이사장님께 설명했지만 매각을 하게 되면 매각 대금만 6천억원, (여기서) 연간 200억원에 가까운 이자가 발생하니까….정수장학회는 쓸데없이 정치적 문제에 휘말리고 있어, MBC와 부산일보 지분 처분을 위해 고심해왔다. 결국 정수장학회가 부산일보 지분 처리를 시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재철 사장이 갑자기 개입한 셈이다. 이는 최필립 이사장의 다음 발언에서도 드러난다.
최필립: 아, 우리야 좋지. 하여간 신문·언론하고는 멀리 갈수록 좋아. 이 빌딩에서도 나가고 싶어. 나가게 되면 땅값, 임대료 안 줄 거 같아서 나가지도 못하고 말이야. 언론인 앞에서 죄송합니다. 똥하고 언론하고는 피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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