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 협상이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벌어지는 이전투구가 점입가경에 이르렀다.
진보당은 더 많은 야권연대 지역을 요구한 반면, 민주당을 그럴 수 없다며 버티는 형국이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서로간에 합의했던 지역구 숫자를 놓고도 신경전과 고성이 오가는 등 진실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상대방이 경선지역을 갑자기 늘리거나 철회했다는 엇갈린 주장을 서로 펼치면서 감정싸움으로까지 비화되는 형국이다.
무엇보다 협상을 한 당사자의 말이 서로 다르다.
민주당 한명숙 대표는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타결 직전까지 갔던 협상이 통합진보당의 거듭된 무리한 추가요구로 난항에 빠진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진보당에 책임을 돌렸다.
반면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는 MBC 라디오에 출연해 "수도권 30여곳만 경선하자는 게 민주당의 원래 주장인데, 수도권 60∼70곳 등 전국 100여곳에서 경선하는 것으로 잠정합의됐다"면서 "민주당이 그런 내용으로 (합의문) 초안을 보냈다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고 주장했다.
똑같이 협상을 한 당사자가 협상이 난항을 겪자 "서로 네 탓" 이라고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숫자도 다르다.
통합진보당 핵심관계자도 "민주당이 가져온 합의문 초안에 서울 26곳, 경기 2∼26곳, 인천 5곳, 충청ㆍ강원권 12곳이 들어 있다"면서 "영남권 25곳을 포함하면 90곳이 넘는다"고 주장하지만 민주당은 "그게 아니다"는 것이다.
그래서 유권자는 매우 혼란스럽다. 농락당하고 희롱당하는 느낌이다. 당이 유권자를 가지고 노는 것 같다. 야권연대라는 미명하에 해당 지역주민들의 정치의사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양당 모두 해당 지역구 유권자들의 의사와는 전혀 무관하게 자기들끼리 선거구를 갖고 '이리붙였다, 저리 붙였다' 하며 선거판을 짜다보니, 지역민의 입장에선 농락당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이곳 광주전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며칠전부터 야권연대 협상을 둘러싸고 전남 순천과 광주 서구을이 거론되면서 민주당 후보들과 그 지지자들은 완전히 농락당한 느낌을 공개적으로 얘기하고 있다.
경선을 치르겠다고 후보를 정한 지 불과 며칠도 지나지 않아 이제와서 야권연대를 하자는 황당한 소문에 경선이 제대로 치러질지도 의문이다. 후보들도 그 지지자들도 갈팡질팡한다.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들은 물론이고 공천경선에 참여한 인사들마저 도대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만들어 불안하게 한다.
여기저기서 탈당이 속출하고 무소속 출마가 이어진 상황이 계속되고 있고, 선거정국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안개상황으로 만든 게 바로 다름아닌 민주당과 진보당 지도부다.
따라서 이런 사태를 초래한 양당 지도부는 더 이상 국민을 희롱하지 말라!!
자기들 멋대로 후보를 정한 것도 모자라 유권자의 뜻과는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후보를 '붙였다 떼였다' 하는 상황에 이제는 유권자들이 분노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이게 공천권을 국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하는 자들이 할 짓인가?
더 문제는, 이들이 '좌충우돌' 식으로 해서 설령, 총선에서 승리하고 대선에서 승리했다한들 이후 제대로 된 정부가 들어설 수 있겠는가에 대한 우려감이다.
벌써부터 양당간 기싸움이 치열한 데 과연 집권과정에선 얼마나 더 큰 분열과 반목이 있을 것인가에 대한 회의감이 이번 사태를 두고 짐작이 되고 있는 것이다.
총선을 앞둔 지금도 이런 형국인데, 연합정부 형태로 정부가 꾸려지면 하루도 편할 날이 없을 정도로 권력다툼이 벌어질 공산도 크다.
민주당과 진보당간의 싸움은 물론이고 각 당의 계파싸움으로 날이 새고 국민들은 편할 날이 없을 것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생각이 다르고 사상이 달라서 정책이 다른 정당들이 선거본연에 충실하기 위해선 자당 후보를 내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정당의 기본책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책무를 져버리고 오로지 정권을 잡기위해 좌충우돌식 짝짓기를 시도하는 정당들의 꼴사나운 모습은 마치 DNA가 엄연히 다른 개와 고양이가 비오는 날 벌이는 교접행위와 다를 바가 없다.
'정권교체' 라는 미명하게 무고한 유권자를 무시하고 후보들은 희생시키는 '사이비 야권연대' 를 당장 중지할 것을 양당 지도부에게 분명히 경고한다.
그렇게 해서 정권을 창출한들 그 정권이 과연 얼마나 온전하고 영속성이 있을 것인가? 에 대해서도 깊이있게 헤아려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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