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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불능, 조갑제 1위, 진중권 2위의 허실

경향신문 '한국, 소통합시다' 기획


지난 7월 2일자부터 연재되고 있는 경향신문의 ‘한국, 소통합시다’ 기획 중 소통 인물, 불통 인물에 대한 지식인 여론조사가 화제가 되고 있다. 소통을 잘하는 인물로는 박원순, 최장집, 안병직, 강준만, 김지하 등이 꼽혔고, 소통을 못하는 인물로는 이명박, 강기갑, 조갑제, 진중권 등이 꼽혔다.

참고로 필자는 경향신문 여론조사 설문에 대해 소통을 잘하는 인물로 최장집, 김지하, 강준만, 박세일, 조갑제를 꼽았고, 소통을 못하는 인물로는 진중권을 꼽았다. 경향신문의 이번 조사에서는 정치인 심지어 대통령과 지식인을 섞어놓았기 때문에 혼란스러운 감이 있다.

대통령은 대통령끼리 소통능력 평가해야

일국의 대통령에 요구하는 소통의 의미와 개별 지식인에 요구하는 소통의 의미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소통을 못하는 인물로 이명박 대통령이 압도적으로 1위에 선정되었는데, 이 조사를 김영삼, 노무현, 김대중 등 역대 대통령들끼리만 했더라면 사뭇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강기갑 또한 정치인이니, 정치인을 제외하면 소통을 가장 못하는 인물로는 조갑제와 진중권이 순위를 다투게 된 것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필자는 조갑제 대표를 소통을 잘하는 인물로 뽑았고, 진중권을 못하는 인물로 꼽았다. 필자는 이번 경향신문의 조사에 응답한 지식인들이 아직까지 2009년의 대한민국에서의 소통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경향신문의 인터뷰에서도 대부분의 지식인들은 소통을 잘하는 인물들의 온건한 태도에 주목하고 있다. 물론 태도도 매우 중요하지만, 그것은 부차적인 것이고, 소통을 위해서 더 중요한 상위 차원의 문제들이 있다.

첫째, 정확한 팩트를 기반으로 주장을 펼쳐야 한다.

둘째, 해당 쟁점 사안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어야 한다.

셋째, 진영 패거리의 이해관계에서 최대한 벗어나야 한다.

이 세 가지의 기본 조건이 충족되는 선에서 온화하고 부드러운 태도 및 남의 주장에 경청하려는 노력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이 세 가지가 충족되지 않은 인사가 좌우소통에 나선다면 이건 기회주의로 전락될 수밖에 없다.

필자는 이중 최장집, 강준만, 김지하, 박세일 등은 위의 세 가지 소통 기본조건을 정확히 충족하면서도 대화의 기법 등을 익히고 있다고 판단하여 소통을 잘하는 인물로 꼽았다. 반면 진중권은 태도의 문제가 아니라 위의 세 가지에 결정적으로 위배되는 인물이므로 소통 불능으로 꼽았다.

진중권의 소통능력 부족은 태도가 아닌 실력부족 탓

진중권의 주장은 상당수가 사실이 아닌 경우가 많다. 사실이라는 것은 이념과 관계없이 대화를 풀어나갈 수 있는 전제 조건이다. 한 사람이 사실이 아닌 주장을 하게 되면 더 이상의 소통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진중권이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상당한 경우 상대방에 대한 인신공격을 위한 것이므로 진중권은 여기서부터 결격사유인 것이다.

또한 진중권은 자신이 주장하는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다. 가장 대표적으로 진중권이 인터넷 정책 분야에 대한 토론회에 나가게 되면 거의 사실이 아닌 주장을 하게 된다. 어찌보면 전문실력이 없다보니 허위사실을 유포하게 되는 셈이다. 인터넷 정책 분야에서 전문실력이 있는 사람들끼리 토론하면 90% 이상 의견의 일치를 보게 된다. 나머지 10%가 주관적인 원칙과 소신의 차이로 남게 된다. 이 부분에 대해서 대화와 소통으로 협의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전문지식이 없는 진중권과는 토론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진영적 이해관계에 대한 문제이다. 이것은 너무나 많은 경우에 발생하기 때문에 어찌보면 대한민국의 지식인, 경향신문의 설문에 응한 지식인 전체가 해당될 수도 있다. 소통을 잘하는 인물로 꼽힌 백낙청의 경우만 해도, 이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진중권의 경우 분명히 시장개방주의자이면서도 진영의 이해관계 때문에 마치 시장 개방을 반대하는 좌파인 양 위장하고 있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자신의 신념을 진영의 이해로 감추거나 바꾸는 경우 소통의 절대 장애가 된다.

위와 같이 진중권은 소통의 3대 기본조건에서 결격자이므로 그의 태도는 따져볼 것도 없다. 오히려 진중권이 말을 거칠게 하여 소통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상당수의 보수우파 지식인들이야말로 소통을 모르는 것이다.

진중권을 소통부족한 인물로 꼽은 지식인이 16명인데 이중 보수 지식인은 8명에 불과, 진보와 중도성향 지식인들도 진중권의 소통불능을 꼬집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진중권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 “지식인이라는 사람들이 떠드는 이야기에 대해서 별로 신뢰를 하지 않는다”며 아예 소통 단절을 선언하는 수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반대로 조갑제 대표가 소통을 잘하는 지식인인 이유도 똑같다.

조갑제 대표는 팩트를 다루는 언론인 사회 내에서도 가장 정확한 팩트를 기반으로 글을 쓰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이에 대해서는 좌우 언론인 모두 인정하고 있다.

또한 조갑제 대표는 그의 생각이 어떤 방향으로 가든 북한 문제, 한국 현대사 문제 등등에 대해서 손꼽히는 전문가이다.

조갑제 대표는 지금까지는 강력한 당파성을 내세우면서도 진영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글쓰기를 한다.

주간 미디어워치에서 소통 문제 심층적으로 다룰 것

조갑제 대표가 이러한 세 가지 요건을 충족시키기 때문에 조갑제 대표와 소통하려는 지식인들은 조갑제 대표와 어느 선에서 대화가 될지 충분히 감을 잡을 수 있다. 친북, 반북 이런 것만 따져들려 하지 말고, 남북이 통일되었을 때, 북한 주민과 남한 주민이 어떻게 어울려 살 것인지, 이런 전문적인 실천의 이야기를 하게 되면, 전문성없는 친북주의자들보다 훨씬 더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번 경향신문의 소통 기획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역시 처음이다보니 반드시 경향신문의 인식 부족이라기 보다는 대한민국 전체 지식인이 소통의 의미와 실천에 대해 정확한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드러났다.

단적으로 언론이나 네티즌에 의해 그 이미지가 극단적으로 왜곡되었다는 이유로, 올바른 말을 하는 지식인이나 매체를 꺼려하는 이런 기회주의적 태도야말로 소통 장애의 가장 큰 주범이기도 하다. 올바른 것을 올바르다고 말하지 못하는 분위기부터 바꿔내야 소통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주간미디어워치에서 경향신문의 이번 기획을 토대로, 보다 더 실천 지향적인 소통기획을 할 것을 약속한다. /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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