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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규정 어기고 부실장비 구매 후 오보 늘어"

기상청 "과실있지만 해당장비가 기상오보 직접원인은 아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감사원이 1일 기상청의 부실 장비 구매가 기상 오보율의 증가를 가져왔다는 내용의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일기예보의 정확도를 놓고 기상청을 겨냥한 비난이 한층 더 거세지고 있다.

올해 들어 잇따라 발생한 대형 기상 오보에 대해 기상청은 `장비 부족'이나 `이상 기후' 등 어쩔 수 없는 외부적인 요인만을 언급해 왔지만 감사원 감사를 통해 기상청이 장비 구입 과정에서 저지른 실수가 기상 오보의 한 원인으로 지적된 것이다.

감사원은 이날 기상청에 대한 결산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기상청이 11억4천만원 어치의 부실장비를 구매해 기상관측을 실시함에 따라 작년 기상 오보율이 급증했다"며 "성능미달 장비를 구매한 관련자 3명을 징계하고 부실장비 납품업체 A사에 대해 손해배상과 입찰참가 제한 등의 제재를 가하라"고 기상청장에게 요구했다.

감사원은 또 기상청이 2006년 `GPS 라디오존데'(Radiosonde)라는 장비를 구매하면서 40~60회 관측실험을 해야 하는 자체 규정을 어기고 13회만 실험을 했으며 규정과 달리 비오는 날 실험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기상청은 A사가 기상청 실험을 받은 모델 대신 관측실험을 거치지 않은 다른 모델을 실험을 통과한 것처럼 속여 입찰에 참가했는데도 검토작업 없이 적합판정을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가 된 `GPS 라디오존데'는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를 이용해 고층의 일기상황을 관측하는 장비로 직경 2m 가량의 풍선에 수소가스를 채운 뒤 그 밑에 센서를 장착한 측정계를 매단 채 하늘로 띄워 지표에서 최대 20~30㎞까지 떨어진 고층 대기의 기온, 기압, 습도를 측정하는 장치다.

1번 쓰고 버리는 1회용 장비로, 기상청은 2006년 4월 백령도, 속초, 흑산도, 포항, 제주도 등 전국 5곳에서 하루 2차례씩 하루 10개씩 이 장비를 띄워 관측을 해오고 있다.

기상청은 1대에 28만5천원인 이 장비에 대해 1년 사용분인 4천대를 11억5천129만원을 주고 A사로부터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감사원은 이 장비 구매 이후 기상 오보가 대폭 늘었다는 사실을 주목하고 잘못된 장비의 구매가 부실 관측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 장비를 사용한 2007년 4~12월 부실관측은 전년 같은 기간의 147회에서 대폭 늘어난 352회였으며 `측정자료 이상'은 3회에서 49회로, `수신불량'은 23회에서 87회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감사 결과가 발표되자 기상청은 장비 구매시의 과실 부분은 인정한다는 분위기지만 감사원이 장비 구매를 기상 오보와 연결짓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기상청의 김승배 공보관은 "감사원 감사 결과 중 장비 구매 과정에서 발생한 과실을 지적하는 부분은 승복한다. 지적을 받아들여 관련자에 대한 징계절차를 밟을 것이다"라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감사원이 장비 구매가 잘못된 예보로 이어진 것처럼 연결시키는 것은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넓은 대기에 수많은 요소들이 작용을 해서 날씨가 결정되며 다양한 측정치를 종합해 일기를 예측하는데 한 장비만의 문제로 기상 오보가 발생했다는 지적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해당 장비가 기상 오보의 직접적 원인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만큼 남은 장비는 계속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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