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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남권 류지복 기자 = 18대 총선이 끝난 지 20일이나 지났지만 출마자들은 여전히 선거운동 중이다.

당선자는 당선자대로 유권자를 만나 감사 인사를 전하는 데 여념이 없고, 낙선자 역시 석패의 아픔을 딛고 재기를 모색하는 데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2012년 19대 총선을 향한 선거전이 이미 시작됐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육군 장교 출신의 통합민주당 전병헌(서울 동작갑) 의원은 "영화에서는 고지를 점령하면 페이드 아웃되지만 실제 전투에서는 고지 반대편 8부 능선까지 적의 동태를 확인한 뒤 휴식을 취하도록 돼 있다"며 "선거전 때보다 더 정밀하고 촘촘하게 지역을 누비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당선자든, 낙선자든 공식 선거전보다 선거 이후가 더 중요하다는 말에 모두 동의한다. 자유선진당의 한 의원은 "선거 때 별로 도움이 안됐던 사람까지 일일이 감사인사를 해야 이들이 서운해 하지 않는다"며 "감사전화만 3천통 가량을 하다 보니 선거 유세 때 쉰 목이 가라앉을 새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에서 유권자의 눈길을 끌어들이고 관심을 받기 위한 갖가지 당선.낙선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민주당 박영선(구로을) 의원은 당선 직후 선거기간 지역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구로구청을 수차례 방문, 구로5동 보도 중간에 놓인 전봇대 이전 및 신도림역 북측광장 차량정차대 설치 등 약속을 받아냈다. 또 남부교육청으로부터는 구일초등학교의 디지털학교 전환에 필요한 예산 지원을 이끌어냈다. 당선사례 외에도 선거기간 전해들은 유권자의 요구사항을 발로 뛰면서 이뤄내는 것도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 이광재 의원은 "최동규, 김승갑 후보님 수고하셨습니다. 하나되는 태영평정(태백.영월.평창.정선)을 위하여"라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이 의원이 당선 직후 김해의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방문했을 때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당선했다고 100% 승리한 것도, 낙선했다고 0%인 것도 아니다. 당선자는 60% 승리했다면 낙선자도 40% 승리했다"며 "절대 승자도, 절대 패자도 없으니 국민의 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늘 낮은 자세로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말에 힌트를 얻어 생각해낸 문구라는 설명이다.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종로에서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누르고 승리한 한나라당 박 진 의원은 이순신 장군 복장을 하고 당선사례를 했다. 박 의원측은 "손학규라는 거물을 맞아 이순신 장군처럼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선거에 임해 승리를 거뒀다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복심이라 불리는 같은 당 정두언(서대문을) 의원은 선거 기간 타고 다녔던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 곳곳을 누비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삼수 끝에 18대 국회에 입성한 한나라당 황영철(홍천.횡성) 당선자의 경우 홍천 시내에서 일일 택시기사 체험 활동을 하며 주민들의 성원에 답했다.

경남 사천에서 한나라당 이방호 전 사무총장을 꺾은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선거가 끝난 후 충남 태안으로 달려갔다. 태안 유류피해 대책위 관계자들이 선거기간 사천에서 선거운동을 해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이자 생계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서였다.

무소속 박지원 당선자는 `목포 지역구 굳히기'에 올인하고 있다. 박 당선자는 총선 후 김대중 전 대통령을 수행해 미국을 방문했을 때도 수시로 지지자와 지인들에게 휴대전화로 안부 문자를 보낼 정도로 지역구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낙선자들 역시 차기 총선을 생각하면 유권자에 대한 감사인사를 가벼이 넘길 수 없다. 지더라도 `아름답고 인상적으로' 뒷마무리를 해야 유권자들의 뇌리에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 노원갑에서 석패한 민주당 정봉주 의원은 한동안 "4% 졌습니다. 4배 더 열심히 일하겠습니다"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18대 낙선자 정봉주'라고 쓰인 어깨띠를 두른 채 낙선인사를 했다. 낮에는 자전거를 타고 지역의 노인정 등을 샅샅이 훑고 있다. 정 의원은 5월 중 마지막 의정보고회를 1t짜리 트럭을 빌려 길거리에서 개최하고 지역구내 6만7천 가구에 편지를 보낼 계획이다.

총선 당시 찜질방 유세를 선보였던 진보신당 심상정(경기 고양덕양갑) 대표는 낙선 후 다시 찜질방을 돌며 낙선 사례에 열중하고 있다. 서울 관악을에서 낙선한 진보신당 신장식 후보는 낙선사례용 명함을 별도로 제작해 지역주민에게 나눠주며 재기를 다짐하고 있다.

south@yna.co.kr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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