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계개편에 관련된 열린우리당 내 주요 정치인들 입장
* 정동영 측 = 한 마디로 '급할 것 없다'는 입장. 먼저 자신이 당 바깥에 있으므로, 당내 문제에 대해 일희일비 할 필요가 없다는 것.
최근 정청래 의원과 이상호 청년위원장 등이 '속도조절론'을 제기. 이유는 △민주당 측이 정동영을 여전히 강하게 비토하고 있는 데다, △'노무현 대통령 배제론'이 의외로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함.
어제 <세계일보>와 <한국일보>가 동시에 발표한 열린우리당 의원 여론조사(노 대통령 배제 의견이 예상보다 적게 나온 것)에 다소 충격을 받은 눈치.
게다가 신기남 의원 측이 예상외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함. 또 당내 보수진영인 '안개모' 측이 여차하면 고건 신당 쪽으로 합류하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 과정에 있어, 자신의 계파와 소속원이 다수 겹치는 '안개모'를 이 시점에서 진정시킬 필요를 느낌.
아울러,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둘러싼 당내의 논쟁은 정동영이 원하는 바가 아니라고 함. 이유는 조기전대의 경우, 김근태 현 의장 측의 바람몰이에 휩싸일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
* 김근태 측 = 늦어도 올 12월까지는 전당대회를 포함한 정계개편과 관련된 정치일정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
지난 2일 의원총회 당시 마무리 발언에서 '비대위 내 정계개편 관련 TFT를 꾸리자'는 쪽으로 정리하려 했으나, 문희상 염동연의 '물타기'와 예상치 못한 김원기의 '단칼신공'에 압도당하자 매우 당황한 눈치.
김근태 측의 목표는 연내 지지율 10% 달성. 그러나 지금까지 '온갖 뻘짓(그쪽 표현)을 다했는데도' 지지율은 정체 내지는 하락, 한 마디로 '답이 안보인다'는 게 캠프 관계자들의 하소연.
따라서 이 시점에서 김근태가 주도권을 잡고 국민들에게 자신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방안은, 정계개편 과정에서 이슈를 선점하는 것이라는 게 캠프의 판단.
또 최근 고건 전 총리 측의 '정기국회 후 신당창당 추진' 발언의 배경에는 김근태 측과의 사전 조율이 있었다고 함. 의총 당시 김근태 김한길이 사전에 '정기국회 후 정계개편 본격 논의'를 일부 언론(연합뉴스) 측에 흘린 것도 이와 관련,
아울러 당시 고건 측근인 안영근 의원의 "이런 방식(조기 정계개편 논의)은 고 전 총리와 열린우리당에 모두 도움이 안된다"고 발언한 것에 이어, 당일 오후에 고 전 총리가 '정기국회 후 신당 창당'을 선언한 것은 김 의장 측과 사전 조율이 없이는 불가능한 발언이라는 것.
* 천정배 측 = '신당 창당 추진'을 선언하기는 했으나, 통합신당 추진의 핵심 포인트인 '노 대통령 배제 여부'에 대해서는 우왕좌왕.
대통령과의 '정치적 의리'를 저버리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고, 그렇다고 해서 함께 가자니 다시 2002년처럼 홀로 노 대통령 옆에 남는 결과가 발생할 것도 같고 하다는 게 고민의 핵심.
따라서 일단은 '노 대통령 배제 없는 신당 창당'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 주변 인물들에게 '모양새 그럴듯한' 방법론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입장.
* 김혁규 측 = 일단은 '친노그룹'에 묻어간다는 전술을 들고 나오고 있음. 김혁규 본인은 사실상 당내에서 '한나라당의 세작' 취급을 받고 있는데, 이를 본인도 잘 알고 있다고 함.
특히 지난 지방선거 당시 경남지사 후보로 출마했던 김두관 전 최고위원 측에 대해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음. 이유는 자신이 공들여 닦아놓은 경남을 김두관 측이 거저 먹으려한다는 시각 때문.
실제로 지방선거 당시 김혁규 측 인사들이 김두관에 대해 경남 현지에서 안티를 많이 걸고 다녔음. 그럼에도 김두관이 27%(?) 대의 득표율을 기록하자, 매우 놀란 눈치. 사실 김두관의 득표율은 경남노사모(노사모 중 최대 세력, 진성 회원 약 1만 명)의 적극적인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인데, 김혁규 측은 이를 모름. 단지 김두관이 '돈을 많이 뿌린' 것으로 착각하기도 했음.
현재 김혁규 측은 내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타진하고 있음. 이유는 경남 지역의 지분을 노 대통령과 공유하고 있는 입장이라는 것. 하지만 당내의 반응은 한 마디로 '놀고 있다'는 것.
* 김두관 측 = 정계개편이 본격화되고, 특히 '노 대통령을 배제한 통합신당'이 당내에서 대세를 이룰 경우, 가장 눈여겨 봐야 할 인물임.
이쪽의 입장은 한 마디로 "나갈 놈들은 다 나가라"는 입장. 김두관 자체가 지난 지방선거 당시 "정동영 축출"을 공개선언했던 인물일 만큼 '강성'인데다가, 자신을 열린우리당으로 끌어들인 인물이 정동영인데(노 대통령을 제외한다면), 정동영이 당을 접수한 이후, 뜬금없는 '실용주의'를 들고나오는 바람에 당이 이 모양이 됐다는 게 김두관 측의 판단.
현재 김두관 캠프에는 개혁당 출신 인사들과 참정연 핵심들, 그리고 김근태 정동영 캠프에서 '팽'당한 인사들이 모여 있음. 사실 정보수집력 하나만 놓고 본다면, 김근태 정동영 측에 비해 밀리지 않을 정도임.
또 청와대 측과의 꾸준한 교감도 있다고 함(그들 주장). 이들은 현재의 노사모와 참정연 의정연 등이 변절했다고 보고 있음. 다시 말해, '극성 노빠'들이 참여정부를 망친 주범들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음.
* 신기남 측 = 아직까지 "당 사수"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음. 열린우리당 창당의 주역인 천신정 중 천정배와 정동영이 당을 깨자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데, 자신마저 그러 주장을 한다면 모양새도 그러려니와 명분도 없다는 것.
신기남 측은 현재 '신진보연대'를 통해, 당을 진보정당으로 색칠하려는 작업을 하고 있음. 이는 향후 정계개편에서 한나라당 좌측과 민주노동당 우측을 함께 포섭하려는 의도라고 함. 하지만 성사 여부는 대단히 암울함.
신기남 측은 어제 신진보연대 성명을 통해 '조기전대를 통한 조기 대선후보 선출'을 주장. 이는 신기남이 대선후보로 나오려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 보수 언론의 추측이 있었으나, 정작 신기남이 원하는 것은 당권임.
즉, 지난 번 당의장 시절, 부친의 과거 때문에 기간당원들의 절대적인 신임과 지지를 가지고도 낙마한 경험이 있어, 대선 후보 이전에 당권을 반드시 챙기고 싶어함. 대선 후보는 이번이 아닌 다음 번 정도가 적당하다는 게 신기남 측의 생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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