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물갈이 영향 주목..개혁공천 후퇴 비판도
(서울=연합뉴스) 황재훈 기자 = "우리도 누군가 총대를 메야 하는 것 아니냐." (5일 한나라당 핵심 당직자)
비리.부패 전력자의 공천 배제와 `호남 물갈이'를 화두로 내걸며 칼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통합민주당의 공천 논란을 지켜보는 한나라당 기류가 편치만은 않다.
4.9 총선을 한달여 앞둔 상황에서 민주당이 `개혁 공천' 이슈를 주도하는 상황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한나라당은 `금고형 이상 전력자의 예외없는 공천 배제'라는 민주당 공심위의 방침보다 이미 한 단계 더 높은 도덕 기준을 적용해 왔다고 자평한다. 아예 금고형 이상 전력자는 공천 심사 자체를 하지 못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공천 진행상황에 대해 친이(親李.친 이명박)-친박(親朴.친 박근혜)간 계파 나눠먹기 지적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면서 이 같은 사실은 모두 잊혀지는 형국이다.
당 지도부조차 "계파색 공천", "감동이 없는 공천"이라는 비판을 제기할 정도다. 또 "그랜드 디자인도 없고, 테마도 없다"는 공천에 대한 비판도 당 안팎에서 공공연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5일 "누군가 좀 나서 줘야 하는데 아무도 못하고 있다"면서 "야당처럼 뭔가 이슈를 만들어서 `공천 장사'를 해야 하는데 큰 일"이라고 말했다.
야당의 `칼바람'이 4일부터 2차 심사가 본격화된 영남권 물갈이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민주당이 현재 거론되는 대로 금고형 이상의 전력을 가진 거물급 인사들에 대한 예외없는 물갈이를 단행할 경우 이상득 국회부의장 공천 이후 내심 안도하고 있는 영남권 중진들을 중심으로 한나라당의 물갈이 폭도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
다른 당직자는 "나눠먹기 기조로 갔다가는 후유증이 많이 있을 것"이라면서 "민주당이 저렇게 박재승 공심위원장이 하자는 대로 하면 한나라당은 상대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 부분을 생각해서라도 원칙에 맞게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인 비서실장을 지낸 임태희 의원은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 "통합민주당의 경우 개혁공천에 대한 논의가 많은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면서 "한나라당도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영남 공천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천과 관련해 계파라는 것이 벌써 몇개월 전의 얘기냐. 6개월도 이전의 얘긴데 그걸 아직 따지고 있다는 것은 참 국민에게 송구스럽다"면서 "공천이 전략적으로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않으면 이번 총선에서 대단한 국민적 심판도 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고위원회가 `도덕성' 논란 등이 제기돼 보류했던 4개 지역 공천 내정자에 대해 공천심사위가 원안 고수 방침을 결정하고, 참여정부 장관을 지낸 정덕구 전 의원의 한나라당 공천이 확정되면서 `철새 공천'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인명진 윤리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나라당이 공천하면 다 될 거라는 생각은 안된다. 마지막은 국민의 판단에 달렸다"면서 "확정된 사람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과감히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도권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한 예비후보측은 "도덕성에 흠결이 있는 사람을 공천한다면 도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면서 "당 공천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얘기들이 많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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