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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노인 정보화 교육' 앞장선 라영수씨

안산시 노인 전문 정보화교육시설 '은빛둥지' 창립

(안산=연합뉴스) 심언철 기자 = "고령화 대책이 따로 있나..배우고 활용하면서 끊임없이 자기 존재를 확인하는 게 가장 좋지"
경기 지역 노인 3천여명으로 부터 선생님으로 불리는 노신사가 있다. 경기도 안산시 본오동 '은빛둥지' 실버정보화교육원의 창립자이자 원장인 라영수(69)씨가 그 사람이다. 라 원장이 노인들에게 정보화교육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01년부터.
IT 관련 벤처 기업을 운영했던 경험을 토대로 동사무소에 마련된 인터넷 부스에서 이웃 노인 3-4명에게 컴퓨터, 이메일 사용법과 인터넷 검색 등을 가르치기 시작했는데 노인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노인 제자들이 30명에 육박하게 되자 2003년 10월 동사무소를 떠나 지금의 본오동 노인회관에 '은빛둥지'를 세웠다. 4년여가 지난 지금 은빛둥지는 수료생 3천여명, 1회 수강생 100여명, 자원봉사자 50여명을 자랑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노인 전문 정보화 교육시설로 자리잡았다.
2004년부터는 디지털사진 교육 과정, 이듬해에는 동영상 교육 과정을 추가했다. 2005년에는 정부에서 선정하는 '최우수 정보화 단체'로 뽑힌 데 이어 지금까지 각종 IT 경진대회 노인 부문에서 우승만 10여차례에 이를 정도로 독보적인 실력을 뽐내고 있다.
이제 어엿한 대규모 교육시설로 성장했지만 실상 운영에는 그다지 비용이 들지 않는다. 컴퓨터부터 디지털사진, 동영상 등은 대부분 라 원장이 직접 배워서 노인들에게 가르치고 라 원장에게 배운 1기생 노인들이 자원봉사 강사가 돼 다른 노인들을 지도하는 '도제식 교육'이 이뤄진다.
그동안 배운 사진기술로 전시회를 열거나 노인들을 찾아가 영정사진 찍어주기 봉사활동을 펼칠 때 등 제법 목돈이 들어갈 때에도 노인들은 기꺼이 쌈짓돈을 턴다.
"손자에게 메일 한번 보낼 수 있게 되는 걸 노인들이 얼마나 즐거워하는지 몰라..노인문제를 걱정하면서도 정부에서는 우리가 정보화교육을 한다고 하면 노인들이 무슨 그런 걸 하느냐는 식인데 그런 선입견이 참 안타까워"
라 원장은 이제 3천명을 넘어선 수료생들이 배운 기술을 어떻게 꾸준히 활용해나갈 수 있을지를 고심중이다.
60-70대 할머니들로 구성된 독립 프로덕션과 영상기자단을 설립했고 매년 2차례씩 사진전을 여는 등 끊임없이 노인들이 현장에서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라 원장은 "나이가 들어가면 가장 무서운게 '외로움'"이라며 "노인들이 함께 어울려 배우고 배운 것을 활용하며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데 작은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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