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이 손학규 체제로 정비가 되면서,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또 한번의 이합집산이 벌어질 전망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애초에 열린우리당 창당으로 분열되었던 민주당과의 합당 여부이다.
신당의 손학규 측 측근은 사견임을 전제로, “현재의 박상천 1인 체제의 민주당과는 합당은커녕 협상을 할 필요조차 업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빅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민주당과의 합당 문제를 신당 내에서 논의한 적은 없다”면서도, “대선에서의 결과나, 현재의 신당과 민주당의 상황을 고려해보면, 합당은 시너지보다는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을 내렸다.
그가 밝힌 민주당과의 합당에 부정적인 이유는 크게 여섯 가지였다.
첫째, 이미 대선에서 신당은 호남에서 80%의 득표를 얻었고, 민주당은 1%대에 머물렀다. 이 결과만 보더라도 민주당과의 합당이란 아무 의미가 없다.
둘째, 대선 이후 신당은 과감하게 손학규 카드를 택하면서, 친노에 대한 심판을 내렸다. 그러나 민주당은 아무런 개혁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호남민심이 환골탈태하는 신당과, 기득권 유지에 혈안이 된 민주당 중 어디를 택할지는 뻔한 일이다.
셋째, 현재 신당 내에서는 당선이 가능한 호남지역에 공천 신청자가 몰려들고 있다. 신당의 인재들은 모두 호남으로 향한다 해도 과언 아니다. 안 그래도 복잡한 상황인데, 무엇 때문에 별로 참신한 인재도 없는 박상천의 민주당과 합당하여, 공천 잡음을 내겠는가.
넷째, 민주당 자체가, 이미 박상천 세력과 김경재, 손봉숙, 조순형 등 신민주포럼으로 크게 갈린 상황이다. 만약 민주당의 정통성 문제라면, 오히려 조직이 크지 않은 신민주포럼과 손을 잡는 게 당 차원에서는 유리하다.
다섯째, 신당이 손학규를 택한 것은 수도권을 살리겠다는 뜻이다. 박상천의 민주당과 협상하러 사진 한 장 찍히는 순간, 오히려 수도권표가 이탈한다. 박상천과의 협상은 손학규 체제에 해가 되면 해가 되지 단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박상천 세력이 호남수구세력으로 남아 총선을 뛰어주는 게, 신당의 수도권 득표에 더 낫다.
여섯째, 현재 신당에 들어와 있는 민주당 세력은 모두 박상천에 반대하며 참여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들이 손학규 체제를 원했다. 현재 신당 내 민주당 세력은 박상천과의 협상에 매우 부정적이다.
박상천 대표가 당 내외의 쇄신요구를 묵살한 데에는, 결국 신당이 분열되면서 민주당이 어부지리를 챙길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그러나 예상외로 신당은 손학규 카드를 내세웠고, 이해찬의 탈당 등 친노가 배제되면서 급속히 안정되고 있다.
신당이 안정화되는 반면, 민주당은 박상천 체제가 고립되면서, 오히려 신민주포럼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형국이다. 신당의 손학규 측 관계자는 “신민주포럼의 손봉숙, 조순형, 김경재, 김영환, 김종인 등은 대외적인 이미지도 좋은 사람들이다. 조만간 신당 자체가 아니더라도, 뜻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신민주포럼과 공동 토론회를 여는 등의 가시적 조치를 취할 것이다”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신당 측은 이번주까지 여러차례 회의를 통해, 총선을 위해 정치 제 세력과의 연대 및 통합의 방향을 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당 내에서 박상천의 민주당과의 협상에 부정적인 기류가 흐르면서, 오히려 박상천만 고립되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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