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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3사 연말 연기대상, 폐지하라

한류수출국, 아시아의 망신 자처


* 빅뉴스 자유토론방의 훼드라님의 글입니다.

순서대로 하루 먼저 연기대상 시상식을 가진 MBC부터 때리기로 하겠다. MBC의 경우 한류 특히 배용준의 일본팬들을 지나치게 의식한 배용준과 태왕사신기 그리고 욘사마팬을 위한 시상식이었다. 한류가 일어나면서 각 방송사의 연말 시상식에 일본이나 중국등 해외언론과 한류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한 것은 벌써 수년전부터의 일이고, 실제로 시상식때 일본이나 중국팬들이 직접 찾아와 시상식을 관람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었다. 헌데 이번엔 배용준 주연의 ' 태왕사신기 ' 덕분에 MBC 연기대상의 경우엔 일본의 배용준 팬들이 직접 관람을 하러온다는 소문이 한달여전부터 무성하였고. MBC로선 자사 드라마를 널리 홍보할수 있는 그 좋은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

시상식의 수상자야 대개 철통보안하에 정해져 당일까지는 비밀에 부쳐지게 되지만 어쨌거나 그래도 후보들이나 방송관계자들은 알음알이나 주변 분위기등을 통해 조금씩은 감지를 하게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달랐다. 배용준이 시상식에 참석을 하네마네 하는 이야기가 한달전부터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고, MBC가 배용준의 참석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는 기사까지 있었다. 이렇게되면 뻔한 것 아닌가. 결국 이에대한 불쾌함 때문인지 MBC 연기대상의 경우 경쟁후보인 ' 하얀거탑 '의 김명민은 물론 최우수상 후보였던 최진실, 고현정도 불참했다. 후보에만 올랐을뿐 수상가능성이 낮은 연예인이 시상식에 불참한 사례는 이전에도 종종 있었으나 이번엔 이야기가 다르다. 사실상 배용준이 대상 수상자로 내정된것이나 다름없는 분위기하에서 치러지는 시상식이니 명색이 톱탈렌트급들인 그들이 기껏 그 들러리나 서게된다면 그 불쾌감이 오죽했겠는가. MBC 연기대상의 경우는 한류와 특히 배용준의 일본 팬들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벌어진 시상식이라기 보담은 차라리 해프닝이었다.

KBS와 SBS의 연기대상이라고 사정은 다를것이 없었다. 공동수상은 이제 아예 관행이 되었다. 오히려 이젠 한명만 달랑 수상자를 발표하고나면 혹시 실수가 아닌가 하고 보는 시청자가 다 조마조마해질 지경이다. 나눠먹기 시상식을 하면서 사회자들은 ' 최고의 드라마들을 만들어낸 저희 OOO 방송국 '이란 멘트를 연발하니 보는 사람 입장에선 민망할 지경이다.

공영방송으로써 나름대로 시상식의 품위를 지킨다고 자부해왔던 KBS의 경우 이번엔 우수상을 주간극,일일극,주말극으로 분야를 나눠 시상하기까지 했다. 다른 방송사의 경우에야 이전에 종종 그런 관행이 있었다 비난여론이 일자 다시 시상제도를 수정하기도 했는데. 그에 비해서 대체로 우수상-최우수상-대상의 구도가 큰 변화가 없었던 KBS도 이번엔 우수상을 장르별(?)로 이렇게 나눈 것이다. 하긴 어차피 KBS의 경우도 대개는 두명의 공동수상이었고 심지어 신인상의 경우엔 후보를 여섯명씩이나 선정한 뒤 그중 세명에게 상을 나누어준 전력도 있으니. 차라리 그럴바엔 아예 장르별 시상을 하는게 더 솔직해 보일지도 모르겠다. 한편 KBS 2007 연기대상의 영예는 대조영의 최수종에게로 돌아갔다.

한편 SBS의 경우엔 12월초 옴부즈맨 프로를 통해 연말 각 방송사 시상식제도의 문제점을 비판하며 특히 SBS는 자사내 연기대상 제도의 뉴스타상이니 10대스타상이니 하는식의 시상제도에 대한 문제점을 장시간 자아비판하기까지 했었다. 옴부즈맨 프로들의 자사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과 분석도 언제부터인가 그저 통상적으로 한번 해보는 것 정도에 지나지 않는 성격이 된지 오래임을 알고있는 필자이긴 하지만, 그래도 모처럼 연말 시상식 제도에 대한 비판을 했던 SBS라 그래도 뭔가 달라지는게 있겠지 하는 약간의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헌데 SBS가 맨 마지막에 가서 제대로 뒤통수를 쳤다. SBS 대상은 박신양,김희애의 공동수상. 그나마 이틀전 MBC 연예대상에서 무한도전 출연자 전원 수상이라는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았던 탓에 두명 대상수상이 그리 많아보이지 않았던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10대스타상이니 뉴스타상이니 하는 SBS만의 요상한 시상제도에라도 뭔가 좀 변화가 있으려나 했던 바램은 필자만의 순진한 생각이었다.

' 한해동안 수고한 방송인,연예인등을 격려하고 특히 시청자들에게 스타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인 모습을 보여주고 뒤에서 수고하는 방송인들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 마련했다는 연말 연기대상,연예대상의 취지는 이제 사라진지 오래다. 드라마와 오락프로그램 캐스팅이 기획사 시스템 위주로 돌아가기 시작하면서 방송사들은 스타급 연기자들이나 그 소속사에 잘 보이기 위해서라도 나눠주기 시상식을 계속 해와야했고, 네티즌상이니 인기상이니 하는 성격구분이 모호한 시상제도가 계속 늘어나면서 우수상급 이상 수상자들의 경우엔 상을 두 개이상씩 중복해 받아가는 경우까지 비일비재해졌다.

필자는 2004년 연말에 ' 연말 방송사 연기대상, 연예대상을 지켜보는 느낌 '이란 글과 2005년 연말 ' 한류국가의 위상에 걸맞는 연기대상 되길 '과 ' 2005년 방송3사 연기대상을 보고 느낀점 '이란 글에서 연말 시상식의 문제점과 앞으로의 개선점과 바램을 말한바 있다. 2006년 연말에 썼던 글에선 아예 연기대상 무용론을 주장한바도 있다. 그러니 그때 이미 했던 똑같은 이야기들을 또다시 반복하진 않겠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실제 방송3사는 한 2-3년전부터 연말 시상식에서 한류를 다분히 의식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아니 하지만 결과적으로 필자의 바램과는 정 반대로 불행이 되어버렸다. 정히 시상식을 한류를 의식해 만들고자 한다면 시상식의 품격을 높이는 방법을 연구해야지 한류 그 자체를 의식한 시상식이 되어선 안된다. 이번 MBC의 배용준 팬을 지나치게 의식한 시상식이 대표적인 사례다.

KBS와 SBS의 경우엔 유달리 한류와 외국손님들이 많이 찾아오셨다는 발언을 사회자들이 했던 2006년의 경우완 달리 2007년 연기대상에선 그와같은 발언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 역시 한류를 의식한 시상식이었다. 베트남 연기자가 출연한 단막극 혹은 주말극의 당사자 배우가 수상을 하고, 혹은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하는 외국인이 나와 수상자 발표를 한다고 해서 어느날 갑자기 KBS나 SBS의 연기대상이 국제적 권위를 갖춘 시상식으로 탈바꿈하는건 아니다. 사실 2006년 KBS 연기대상에서 지금까지 KBS의 대상 수상자가 대체로 중견급 연기자였던것과는 달리 주말드라마 ' 소문난 칠공주 '에서 열연한 대상후보 나문희씨가 아닌 황진이에서 주연을 맡은 하지원이 대상을 수상했을 때, 이 역시 한류를 의식한 시상이 아닌가 의심을 하기도 했다. 아니나 다를까. KBS는 지난 2007년 한해 ' 황진이 '가 이런저런 나라에 수출되었다는 보도자료를 몇 번 내기도 했고, 결정적으로 2007년 연기대상 시상식에 정연주 사장과 함께 전년도 대상 수상자인 하지원씨가 나온 자리에서 정연주 사장은 ' 하지원씨는 KBS 연기대상 수상이 계기가 되어 이런저런 국제 시상식에서 수상을 하기도 했다 '고 자랑을 늘어놓기도 했다.

미국의 에미상이나 오스카상같은 권위있는 시상식까진 아니더라도 그래도 한류가 동아시아를 열광케 한지 어느덧 10년이니 방송3사의 연말 시상식도 그에 걸맞는 품격을 갖춘 시상식이 되었으면 하는게 필자의 지난 10년 소박한 바램이었다. 하지만 2007년 방송3사 연기대상, 연예대상은 모두 나눠먹기 시상식에 한류를 지나치게 의식한 시상식을 만들며 부끄러움속에 막을 내렸다. 일본과 중국은 물론 멀리 베트남에서까지 찾아오신 손님들을 뵙기가 민망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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