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성이 가장 큰 무기”라는 링컨을 본받아야
“여러 사람을 잠시 속일 수는 있고, 또 일부 사람을 잠시 속일 수는 있어도 많은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고 링컨은 말했다. ‘정직한 에이브’로 불린 링컨은 ‘정직함’이 가장 강한 무기라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 준 위대한 대통령이었다.
그는 1834년 일리노이 주 의회 의원 선거 때 당으로부터 지원 받은 2백 달러 중 선거비용 75센트를 제외하고 199달러 25센트를 당 본부로 돌려보냈다. 그는 돈과 함께 다음과 같은 편지를 동봉했다.
선거 연설을 위해 사용한 장소비용은 제가 지불했습니다. 선거유세장을 돌아다니는 데는 제 말을 탔기 때문에 교통비가 들지 않았습니다. 다만 저와 함께 선거운동을 하는 사람들 가운데 나이 드신 분들이 목이 마르다고 해서, 음료수를 사서 나누어 드렸습니다. 음료수 값으로 75센트가 들었는데 여기 영수증을 동봉합니다.(김호진 저,『대통령과 리더십』)
이 ‘75센트의 영수증’은 링컨을 ‘정직의 표상(表象)’으로 만들었고, 마침내 그를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링컨의 이 일화(逸話)는 요즘 우리 대한국민과 대통령이 되겠다는 지도자들에게 뇌성벽력(雷聲霹靂)과 같은 경종(警鐘)을 울리고 있다.
국제사기꾼 김경준의 입에 목을 맨 대선 정국
17대 대통령 선거가 26일 앞으로 다가 왔는데도 여야의 정책대결은 자취를 감추고, 국제사기꾼이라는 딱지가 붙은 김경준과 에리카 김 남매의 입에 목을 맨 여야 간의 상호비방과 거짓말이 대선판을 쥐고 흔들면서 애꿎은 대한국민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
오늘까지도 여야 후보들이 제대로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명박 후보도 앞길이 불투명하므로)도 대선 사상 처음 있는 일이며, 정책공방이 실종되고 후보 개인 신상문제에 모든 쟁점이 함몰(陷沒)된 것도 처음 있는 황당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황당무계(荒唐無稽)한 사태를 자초한 사람은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다. BBK사건을 비롯한 그에 관한 수많은 의혹들이 대한민국의 대선판을 혼탁하게 만들고 있으며, 국민들에게 내일에의 희망을 포기하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BBK사건은 이명박 후보 개인의 일
BBK사건은 본질적으로 이명박 후보 개인의 일이다. 따라서 후보 개인 차원에서 전담팀을 만들어 대처해 나가면 될 것이고, 한나라당은 '이명박의 BBK 볼모‘에서 벗어나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살리는 비전을 제시하고 도현(倒懸)의 고통 속에서 신음하는 대한국민에게 희망을 안겨 주는 메시지 전달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 정상일 것이다.
이명박 후보는 말할 수 없는 가난을 딛고 오늘에 이른 불세출의 인물임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60-70년대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 근면하고 성실하게 노력하여 오늘의 현대건설이 있게 한 공로자 중의 한사람이기도 하다. 따라서 경제적으로 최악의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열망하는 대한국민들이 그의 CEO의 역량을 높이 평가하면서 그에게 희망을 걸었기에 1년 넘게 그의 지지도가 50% 넘게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후보경선에서 승리한 후 고공 행진하는 인기도에 심취하여 자만에 빠져 “패자가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는 오만한 태도로 패자인 박근혜 측을 깡그리 숙청하는 바람에 ‘이회창의 출마’라는 복병을 만나게 된 사실도 아니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명박 후보지지 않는 유권자 46%, “그의 도덕성이 문제다”
이명박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사람들의 46%가 ‘그의 도덕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라는 응답은 우리 대한국민들이 링컨의 정직함을 존경하고 있으며, 이명박 후보의 이러저러한 부정직하고 부적절한 행위에 대한 변명에 싫증을 내고 있고. 심지어는 혐오감까지 품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
지난 21일 새벽 4시 미국 로스엔젤리스에서 김경준의 부인 이보라의 회견이 있기 전날 이 후보 측 관계자들은 “드디어 BBK 폭탄이 터지는 것인가”라며 초조한 마음으로 일찍 퇴근했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기자회견장에는 나온다던 김경준의 누나 에리카 김 대신에 부인 이보라가 모습을 드러냈고, 공개한 이면계약서라는 것도 원본이 아닌 사본이어서 한 숨 돌 렸다는 후문이다.
이명박 후보가 BBK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을 뿐 아니라 주가조작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면 그의 캠프는 김경준 측 기자회견에 왜 그토록 촉각을 곤두세웠다는 말인가. 국민은 지금 그것이 못내 궁금하고 의심스러운 것이다. BBK와 전혀 관계가 없다면 김경준 측 기자회견에 전전긍긍(戰戰兢兢)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우리 우매한 국민들의 생각인 것이다.
이보라 회견이 끝나자 한나라 측은 “에리카 김이 회견한다고 소란을 피우더니 결국 뻥튀기, 헛소리라는 것이 확인됐다. 완전 헛방”이라고 환호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 건 무엇을 말하는가. 이명박 후보가 BBK와 관련이 있는데 에리카 김이 나와 결정적인 증거를 들이 댈까봐 노심초사(勞心焦思) 했다가 결정적인 물증이 공개되지 않아 안도했다는 뜻이 아닌가.
이는 BBK의 실소유주가 이명박이라는 사실을 밝혀줄 결정적인 물증이 어디엔가 있는데 공개되지 않아 일단 한시적으로 안심했고, 이러한 상황이 12월 19일까지만 지속되기를 ‘일각(一刻)이 여삼추(如三秋)’인양 목이 빠지게 기다린다는 의미가 아닌가.
BBK보다 더 나쁜 것은 위장취업과 세금포탈
이명박 후보에게 더 치명적인 것은 자녀들의 전학을 위한 위장전입과 땅을 사기 위한(투기 목적 여부는 논의하지 않기로 하고) 위장전입 사실과, 자신의 건물 관리인으로 아들과 딸을 위장취업 시킨 사실은 물론 자신과 부인의 운전사마저 위장취업 시켜 세금을 포탈한 행위다.
지금까지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대통령 감’으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해 온 국민들까지도 이 후보가 자녀들을 위장 취업 시키고 세금을 포탈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허탈한 심정으로 “이젠 누구를 찍지!”하며 한숨을 쉬었다는 사실을 이 후보와 한나라당은 아는가 모르는가.
자녀와 운전기사들의 위장취업과 위장전입 등은 바로 지도자의 정직성과 신뢰성을 극도로 훼손하는 행위로서 장관이 되는 대도 커다란 결격사유가 되는 불법, 비법, 탈법인 것이다. 하물며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로서 국민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으로서야 이보다 더 큰 결격사유가 또 있겠는가.
2002년의 공작정치를 역으로 이용하는 이 후보
대한국민은 2002년의 악몽을 잊지 않고 있다. 김대업이라는 사람이 나타나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아들이 부당한 방법으로 병역면제를 받았다고 허위폭로(2004년에 대법에서 허위로 판명 났기에)와, 설훈이라는 파렴치한 사람이 이회창 후보가 천 모로부터 20만불을 받았다는 모략중상 때문에 국민은 이 후보에게서 등을 돌리고 노(盧) 후보를 찍었더니 오늘의 고통을 가져왔다는 사실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이명박 후보 측은 정치공작에 넘어가 중상모략과 유언비어에 속았던 가슴 아픈 ‘어리석었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선량한 국민들의 그 아픈 상처를 이용해 자기들이 연루되고 저지른 일들이 폭로될 때마다 “그것은 정치 공작이다”, “나를 음해하려는 중상이다”, “한낱 코미디다”, “조작이다”라고 부인하기에 급급하고 있다.
26일 후보등록이 마감되고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이 시작되어 TV토론 등이 벌어지면 이러한 사실들에 관한 상대 후보들의 추궁이 빗발칠 것이다. 그럴 때도 이명박 후보는 계속해서 “아니다”, 정치공작이다“, ”음해다“, ”증거가 있느냐“고 궁색한 변명만을 늘어놓을 것인가라고 묻지 않을 수 없는 필자의 마음도 송곳을 찌른 것처럼 아프기만 하다.
왜냐하면 필자는 이명박 같은 사람만이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의 경제를 살리고, 잃어가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회복시켜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더욱 튼튼하게 뿌리를 내리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그의 병역면제가 정당한 것이었음을 극구 홍보했었고, ‘황제 테니스 파동’이 벌어졌을 때도 진실을 알리는 데 누구보다도 앞장섰으며, 친구들과 친지들을 통해 그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도 사실이었기에 하는 말이다.
“검찰은 역사를 거스르는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말은 무슨 의미인가
이명박 후보는 21일 한나라당 창당 10주년 기념식에서 ‘BBK 의혹’과 관련해 “국민들이 저에게 힘드시죠, 걱정 마세요, 우리는 다 압니다 라는 세 마디를 입을 모아 건넨다”면서 “반드시 승리해서 국민과 당원에게 보답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그는 김경준과 검찰 수사를 의식한 듯 “어느 누구도, 검찰도 역사를 거스르는 일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어쩌면 협박성 방언으로 오해 받기 십상인 말을 하기도 했다.
검찰이 정치적 사건에 대해 공정하고 정의롭게 수사하리라고 믿는 대한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과 정부의 낙점으로 승진하고 보직을 받는 위치인지라 검찰이 아무리 정치적 중립을 목이 터져라 외쳐봐야 실없는 자기 변호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검찰도 역사를 거스르는 일은 학 수 없을 것”이라는 이 후보의 발언이 검찰의 이러한 ‘아킬레스 건’을 이용해서 검찰을 압박하려는 저의에서 나온 것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도덕성과 진정성을 의심 받는 이 후보의 마지막 선택은?
최근의 여론조사를 보면 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 왔는데도 부동층이 오히려 20%대로 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역대 대선에서는 볼 수 없는 현상이다. 부동층이란 찍을 만한 후보가 없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유권자들이다. 부동층이 늘어나는 이러한 엽기적인 대선판을 만든 장본인 역시 이명박 후보다. 늘어난 부동층은 이명박 지지대열에서 이탈한 유권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 후보는 국민의 눈에 ‘링컨의 정직성’을 조금도 닮지 않았다고 비쳐지고 있음을 어이하랴.
그리고 이 후보의 진정성에 관해서도 국민은 아직도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하루 뒤인 지난 8일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쓰라린 심정으로 2인자인 이재오 최고위원을 사퇴시키고, “박근혜 전 대표와 손을 맞잡고 기필코 승리를 이루겠다”고 한 각오와 결의가 과연 진정성이 있는가라는 의심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직만 빼고는 다 주겠다”던 이 후보는 박극혜 전 대표와 경선 선대본부장이었던 서청원과 최병렬을 상임고문으로 추대한 것 외에는 이렇다 할 가시적인 조치를 취한 일이 없는 것으로 국민들은 평가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8일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는 도리가 아니다“는 한 마디 말 외에는 오늘까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도 국민들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 평자들의 한결 같은 평가다.
이명박 후보는 입만 열면 “한나라당으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철석같이 국민에게 약속했다. 그러나 이제 이명박의 대세론은 이회창의 등장으로 물 건너가고 피 말리는 득표전이 전개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여론이다. 그리고 선거 막판에 가서 김정일과 盧 대통령 그리고 DJ의 집중적인 지원을 받아 대한민국의 30% 가까운 좌파들이 똘똘 뭉친다면 한나라당의 집권도 장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믿지 못할 소문들이 항간에 떠돌면서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한나라당 내의 386 성향들이 이명박의 당선을 확신하지 않으면서 그를 계속 밀고 있는 것은 대선 이후의 정계개편을 염두에 둔 고도의 ‘정략적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하자 있는 이 후보’를 계속밀어 좌파가 다시 집권하면 ‘친김정일 세력’만의 ‘순혈정당’의 창당을 필두로 한 본격적인 정계개편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자해지(結者解之)다. 2007 대선양상을 엽기적(獵奇的)인 혼란사태를 몰고 왔고, 위장취업, 세금포탈 등으로 정직성을 의심받았을 뿐 아니라, 진정성을 의심받아 당내화합마저 끝내 이끌어 내지 못한 책임을 이 후보는 지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염치를 알고 명예를 존중하는 사람이라면 공작이든 조작이든 의혹에 휘말렸다는 것만으로도 수치심을 느끼고 국민에게 깊이 사죄하면서 그 책임을 지고 조용히 물러가는 것이 아름다운 리더십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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