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합당선언 하루만에 최고위원회에서 재검토를 요구하며, 혼란에 빠지더니, 권영길, 문국현 후보 등과 공동으로 발의한 삼성 관련 특검법 역시 청와대의 반대 이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신당의 김효석 원내대표는 "특검 수사기간이 2백일이라 너무 길고 수사범위도 광범위한 게 사실"이라며 "어떤 면에서 특검의 권한,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있다"고 청와대와 동일한 입장을 밝히면서 시작됐다. 그는 또 "어제 제출된 법안은 민노당이 제안한 안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으로, 우리도 문제가 있다는 점을 느꼈지만 미리 손대자고 할 경우 민노당이 우리의 진의를 의심할 수 있어 일단 그대로 발의한 것"이라며 해명했다.
이에 대해 공동 발의한 민노당은 발끈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우선 수사기간 2백일이 민노당 안을 수용한 것이란 주장에 대해 "애초에 통합신당과 창조한국당 공동으로 특검법 초안을 작성했는데 최장기간이 240일이었다. 어제 합의한 200일보다 40일이나 많다"이라며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이 삼성 x파일 특검법 준용하자는 안을 통합신당이 수용한 것"이라며 김 원내대표의 주장을 반박했다.
신당이 합당에 이어 삼성 특검법 재검토에 들어가면서, 당내의 분란도 확대되고 있다. 정동영 후보가 지지율 올리기에 급급한 나머지, 당과 충분히 상의하지 않고, 합당과 특검 등 큰 사안을 독단적으로 밀어붙인 결과라는 것이다.
정후보는 여권의 단일후보가 되기 위해 던진 승부수 두개 모두 자신의 발목을 잡게 된 형국이다. 우선 민주당과의 합당 협상이 난관에 부딪힐 경우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받게 된다. 민주당 측은 애초의 합의문에 단 한 자도 고칠 수 없다는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특검 관련 민노당과 문국현 후보 측도 마찬가지이다. 문후보는 특검을 재검토하라는 청와대의 반응을 비판하며, 역시 재검토는 없다는 입장이다. 특검법안은 23일까지 발의되어야 하는 시간이 정해져있다. 합당 역시 19일까지 선관위에 등록해야 한다.
만약 이러한 두 가지 사안 모두 매끄럽게 처리되지 못한다면, 정동영 후보의 리더십 상실은 물론 신당의 내분이 격화되어, 큰 어려움을 겪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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