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범여권 대선후보로 분류되는 문국현 예비후보를 본격적으로 경계하고 나섰다.

이명박 대선후보의 ‘경제론’을 ‘가짜경제’라고 명명한 문 후보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상당부분 대두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23일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한 문 후보는 당초 한 자릿수 지지율도 얻지 못했으나, 최근에는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5위권 안으로 진입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문 후보는 이 후보처럼 흔히 ‘잘 나가는’ 기업체 CEO 출신이라는 점에서 자신이 이 후보의 ‘대항마’라는 점을 부각,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어 한나라당으로서도 두고볼 수만은 없는 상황이 됐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문 후보의 최근 발언을 두고 공식 대응에 나섰다.

한나라당 장일 부대변인은 9일 논평에서 “문국현씨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비교하면서 자기는 ‘진짜경제’이고 이명박 후보는 ‘가짜경제’라고 했다”면서 “이는 진짜와 가짜도 구별 못하는 이분법적 흑백논리의 전형이며 자기논리 모순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부대변인은 또 “문 후보는 마치 신당 소속 의원들이 자기에게 몰려오고 범여권의 후보가 본인으로 단일화 될 것처럼 발언하고 있다”면서 “한 마디로 프로처럼 보이고 싶어하는 아마추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은 문국현이 누구인지 잘 모르고, 알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며 “우리 국민은 검증받지 않은 지도자의 폐해에 대해 더 이상 설명을 하지 않아도 학습이 잘 되어 있다”며 이 후보가 검증받은 후보임을 강조했다.

한나라당이 최근에도 문 후보의 행태를 공개적으로 비난한 적이 있지만, 그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당 일각에서는 문 후보에 대해 사전 대처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이날 기자와 만나 “지금 신당에서 정동영 후보가 유력할 것으로 보이는데, 사실상 정 후보는 이 후보와 상대가 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문 후보의 경우는 다르다”고 했다.

그는 “문 후보가 출마한 지 불과 몇 달 만에 지지율이 수직 상승했고, 이 후보의 부패이미지를 부각하면서 자신의 ‘경제론’을 내세우는 인물이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 수록 문 후보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 후보의 낮은 인지도와 관련해서도 “지금 몇몇 언론에서 이미 문국현 띄우기에 나섰고, 사람들도 조금씩 관심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현재 상태의 인지도는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금 이런 소리를 하면 당에서 코웃음을 치겠지만, 분명한 것은 이런 인물들에 대해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명박 후보 측 관계자는 “진보진영에서 문국현을 띄우려고 상당히 애쓰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어차피 이런 인물은 1회용으로 끝날 것”이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한편 최근 방송사들이 문국현 후보의 행보를 관심있게 다루기 시작한 가운데, 일부 인터넷매체에서 본격적으로 문 후보 띄우기에 나서고 있어, 문 후보가 현 대선구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김의중 기자 (zerg@freezon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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