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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음악교류는 없었던 '아시안 송 페스티벌'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적인 문화교류가 우선


한류는 한국의 대중문화에 대한 아시아지역의 관심이 증폭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드라마, 영화, 가요등 대중문화콘텐츠 전반에 걸쳐 나타난 현상이다.

한국인이 아닌 다른국가의 사람이 한국적인 것을 소비하면 곧바로 '한류'로 이어지는 과열된 현상이 유지되고 있지만 한국은 우리와 다른 문화적 교류에 인색하다.

일례로 지난 22일 월드컵 상암경기장에서 열린 제4회 '아시안 송 페스티벌'은 그 단면을 잘 보여주었다.

'아시안 송 페스티벌'은 말 그대로 아시아 각국의 정상급 가수들이 출연하는 아시아 음악의 축제다. 이 행사의 취지 역시 '음악으로 아시아가 하나되는 문화의 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행사 전 기자회견장에 아시아 각국의 아티스트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한국 가수들만 전원 불참하는 상식 이하의 행동을 보였다.

이번행사에 참가한 이효리, SG워너비, 동방신기등 국내 가수 못지않게 각국의 아티스트들 역시 톱스타의 자리에 오른 팀들이다. 이들과 비교해 한국가수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만 9개국 아티스트들이 참석한 기자회견장에 주최국 아티스트들이 참석하지 않았다는 점은 행사 자체의 퀄러티를 떨어뜨리는 일이다.

행사 역시도 미숙한 진행과 행사장의 미흡한 시스템, 관객들을 고려하지 않은 행사진행등으로 관객들에게 불편을 주었고 사전홍보가 충분치 않아 외국아티스트들과 관객들의 거리감은 좁혀지지 않았다.

국제행사인 '아시안 송 페스티벌'이 결국 한국 가수들의 '합동공연'이 되어버린 셈이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태국등 이날 행사에 참가한 아시아 9개국의 아티스트들은 자국내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톱스타들이기도 하지만 음악적으로도 퀄러티를 보장할수 있는 최고의 팀들이라고 할수 있다. 다만 해당 국가들과 직접적인 문화교류가 없다보니 생소한 음악과 노래가사, 억양등에 익숙하지 못한 탓에 공연 자체에 대한 몰입도는 떨어진다 할지라도 음악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공감할수 있는 행사일수도 있었다는 것은 착각일까.

실제로 몇몇 국내팬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이 끝남과 동시에 행사장을 빠져나갔고 몇몇 팬들 사이에선 서로의 우상을 위한 과도한 응원열기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아시안 송 페스티벌'에 참가한 한국 가수들이 이효리를 비롯해 동방신기, FT아일랜드, 슈퍼주니어, SG워너비등 십대팬이 주류인 아이돌그룹이 강세였다는 점을 감안할때 행사 자체의 취지는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무료공연'이라는 점과 좀처럼 찾기 힘든 '아시아음악의 축제'라는 타이틀에 관객몰이를 하기 위해 십대팬들을 이용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문화교류없는 국제행사가 무슨 의미인가


'한류'현상의 기틀을 마련한 것은 한국의 '대중가요'다. 2000년 HOT의 중국공연을 필두로 많은 가수들이 중국으로 진출했고 필리핀등 아시아 지역에 확산되면서 그 흐름을 일궈냈다.

그렇지만 '한류'붐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대중문화는 일방통행이었다. 상대국과의 문화교류는 뒤로 한채 일방적인 문화콘텐츠 주입에 열을 올렸고 이익을 만들기에만 집중했다.

그 결과 한국의 대중문화는 각국에서 거부감을 일으켰고 '한류'를 중심으로 제작된 많은 콘텐츠가 성공하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한류'의 주소비국이라 할수 있는 일본과 중국에서도 이전과 같은 '한류특수'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한류'를 외치며 과도한 분위기 조성에 열을 올린다.

'아시안 송 페스티벌'은 이러한 면에서 한국의 일방적인 국제행사였고 문화교류였다. 일반적으로 대중들은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등지의 문화를 접해보지 못했고 국내에서 이들 문화권을 체험하기가 쉽지 않은 탓에 이질감을 느낄수 밖에 없다.

행사주최측은 이러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서라도 행사에 참여한 아티스트들에 대한 홍보에 집중했어야 했지만 오히려 동방신기, 슈퍼주니어등 국내 아이돌 그룹의 행사 참가에만 홍보를 집중했다.

각기 자국내에서 최고의 스타라 지칭되는 아시아 9개국의 스타들이 국내 가수들의 들러리를 서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들 스타들이 자국으로 돌아가 이번 한국공연에 대해 두손들어 칭찬할리 만무하다.

이것은 국제행사에 참여한 아티스트들을 바라보는 관객들이 보여줘야할 최소한의 배려가 없었던 탓이다. 많은 금액과 노력을 들여 이뤄진 국제행사가 '국제적'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지 않는 미숙함을 보였고 상대적으로 대중문화콘텐츠에 자부심을 가진 우리 관객들도 문화교류라는 점에서 미숙했다.

대규모 행사장을 꾸미고 각국의 톱스타들을 초청하는 등의 행사를 남발할 것이 아니라 각국의 문화를 인정하고 교류하기 위한 채널을 만들어 국내 대중들에게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제공해 진정으로 아시아지역의 문화교류에 물꼬를 터야 한다.

경제적 성장이 선진국이 아니라고 해서 대중문화콘텐츠도 후진국이라고 생각하는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 우리의 대중문화가 그 자체의 힘으로 '한류'를 만들어냈듯이 다양한 국가의 문화콘텐츠를 접하고 이해하는 노력이 선행될때 우리의 대중문화는 더욱 성장하고 발전할수 있다.

한국의 톱스타가 외국공연에서 무시를 당했다면 우리는 어떠한 반응을 보이게 될까? 굳이 열거하지 않아도 팬들을 중심으로 한 응원의 함성과 해당 국가의 반감이 교차하는 분위기를 연출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행사에 참여한 다른나라의 아티스트들의 팬들이 행사를 보았다면 그들은 한국에 어떠한 감정을 갖게 될지도 상상이 되는 부분이다.

문화적 충돌이 많을수록 다양해지고 탄탄해진다.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이라는 나라가 대중문화에 특출한 재주가 있다고 해서 득의양양해서는 안된다. 우리가 먼저 다양한 나라의 문화에 손을 내밀고 그들 문화와 함께 우리의 문화를 발전시켜야 한다.

우리와 다르다고 해서 배척하거나 선진국이 아니라고 해서 무시하는 태도를 버리고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제2, 제3의 한류가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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