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보 및 독자의견
후원안내 정기구독 미디어워치샵

기타


배너

한나라 여의도연구소장 친일학자 임명 논란

'식민지 근대화론' 주장한 안병직 교수, 여의도 연구소장 임명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한나라당은 사무총장, 원내대표, 정책위원장, 후보비서실장, 대변인 등 주요당직을 완벽한 이명박 사람들로 채워넣었다.

그리고 각시도당 위원장을 선출했는데 이 또한 주요 포스트, 즉 서울, 경기, 부산, 경북 등 당협위원장이 많은 곳은 거의 모두 이명박계 의원들이 장악했다. 이 후 마지막으로 한나라당은 당의 핵심 싱크탱크인 여의도 연구소 소장과 사무처 직원들의 인사이동을 단행했다.

그런데 이 같은 인사가 끝난 뒤 당은 매우 뒤숭숭하다. 물론 이 후보의 "강재섭 대표의 인사에서 토씨하나 고치지 않았다"고 말한 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지금 뒤숭숭한 분위기는 그냥 갑작스런 보직이동에 따른 어수선함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그러나 사무처 주요 당직에 이 후보 핵심 측근의 사람들이 대거 포진되었고 친박계 사무처 요원들은 모두다 한직으로 물러났다는 보도들도 줄을 잇고 있는 실정에서는 좀 다른 해석이 필요하다. 즉 이 같은 보도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서 당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는 것은 곧 이번의 사무처 인사로 한나라당의 이명박 당 만들기 초기 작업은 마무리 된 것 같아 보인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여겨 보아야 할 인사가 바로 여의도연구소장으로 임명된 안병직씨다. 필자는 그가 한나라당에 매우 우호적인 뉴라이트학술재단 이사장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선뜻 한나라당의 인사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것은 그의 근래 발언과 행적으로 보아 그가 여의도연구소 소장에 임명되었다는 취재기자의 보고를 그냥 넘겨들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정말 한나라당이 여기까지 간 것인가? 보수와 진보가 아무리 대한민국 근대사에 대한 생각들이 다를 수 있다고 하지만, 그렇더라도 안병직씨 같은 매국적 친일파를 당의 핵심 싱크탱크 책임자로 임명할 수 있다는 말인가?' 라는 의문을 도저히 떨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안병직은 1936년 경상남도 함안 출생으로 서울대에서 경제학 학사, 석사를 했으며, 1965년 11월~2001년 8월까지 서울대 사회과학대 경제학부 교수를 지냈다. 그리고 현재도 서울대 명예교수에다 또 일본 후쿠리 현립대 대학원 특임교수이자, 뉴라이트학술재단 이사장이다.

그런데 안병직의 경력을 이렇게 글 몇줄로 설명하기에는 너무 힘들다. 그냥 보면 그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36년간 교수생활을 한 한국 최정상 지식인이다. 또 한 때 그는 한국 좌파를 대표하는 경제학자로 인정받기도 했다. 그리고 그는 그에 걸맞게 1986년 이전까지는 3.1운동, 일본 제국주의와 조선민중, 만해 한 용운의 독립사상, 단재 신채호의 민족주의, 정약용의 목민심서 등을 연구한 실적도 있다. 또 이 때 그는 많은 좌파 지식인들의 정신적 지주노릇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1986년 3월부터 1987년 2월까지 동경대학 경제학부에 교수로 근무한 이 후 그의 학문연구는 이전과는 매우 다른 길을 걷게 된다. 즉 1987년 이후 그는 식민지 조선의 고용구조, 일본 질서와 조선인 노동자, 국민직업 능력 신고령 자본의 분석 등 일본 식민지 지배를 옹호하는 듯한 연구와 저술을 하면서 대표적 친일 지식인으로 변모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1986년 부터 3년여에 걸쳐 안병직과 이영훈(뉴라이트 교과서 책임 저술가로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 일본의 역사학자 등 16명이 일본 도요다 재단으로부터 “한국 경제 발전에 관한 역사적 연구”를 위한 연구 지원금으로 400만엔의 연구 지원금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지원금으로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가 조선과 한국의 근대화에 절대적 기여를 했다는 내용의 “근대 조선의 경제구조”, “근대 조선의 수리 조합 연구”라는 책을 저술 발간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도요다 재단의 연구비 지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우선 일본의 도요다 그룹은 일본 제국주의의 특혜를 입은 미쓰이, 미스비시 중공업, 가와사끼 중공업 등과 같은 일본의 대표적인 군수산업으로 일본 제국주의가 조선과 중국 동남아를 침략할 때, 일본군은 1935년부터 바로 도요다가 생산한 군수용 승용차와 트럭을 타고 침략 전쟁을 수행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군국주의 당시의 회사명을 사용하면서 일본의 보수 우익을 지원하는 재벌의 대표격이다. 이 때문에 도요다 그룹의 학술 지원금을 받은 연구들은 근본적인으로 일본 측 편향 연구일 수밖에 없다.

한일 근대사는 일본의 조선 식민지 역사로 인해서 양국 국민 간에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는 부분이다. 또 일본 우익들은 주기적으로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옹호하는 망언들을 하며 한국과 중국의 국민들에게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이 그 같은 망언들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자신들의 식민지 지배 정당화를 통해 제국주의 침략의 부당성을 희석 시키려는 목적이 그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 같은 상황 하에서 전쟁범죄 가해자로부터 연구지원금을 받아 그 가해자를 변호하는 연구를 한 학자가 안병직이며 이영훈이다. 그리고 안병직은 식민지 근대화론이란 논리를 내세워 일제의 식민지배가 한국의 경제발전에 대한 토대가 되었다고 주장하거나 또 일본의 종군 위안부 문제를 완전한 일본식 사관으로 정의, 일본을 옹호하고 있다. 또 “새로운 역사 교과서 포럼”에서 “식민적 근대화 경제사관”에 입각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을 역사 교과서에 실어 문제를 일으켰다.

첫째, 일본 제국주의의 대한제국 식민지 지배는 제도적인 개혁과 자본투자를 통해 피 침략지역의 사회 구조를 근대화 시켰다.

둘째, 일본제국주의의 공공연한 토지 수탈은 없었다.

셋째, 일본 식민지 하에서도 조선인은 근대화 교육과 산업기술을 배울 수 있어, 한국의 근대화가 조속히 이루어 질 수 있었다.

넷째, 위안부 문제는 일본제국주의의 강제성이 있었다는 증거는 없는 것 같다.

이러한 내용들은 일본의 극우조직인 “ 새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대한제국의 식민지 지배를 정당하다고 주장하며 역사를 왜곡 기술하는 새 역사 교과서와 그 내용이 매우 유사하다. 그리고 당연히 그의 이같은 주장들은 지금도 학계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새로운 역사 교과서 포럼"에서 펴내려 했던 교과서 시안 토론회가 독립운동가 후예들의 집단적 반발로 무산되면서 엄청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그런데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이런 사람을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소장으로 임명했으며 이를 이명박 후보가 추인했다. 하지만 그 다음이 더 문제다.

즉 이 후보는 자신도 안 교수를 천거하려고 했는데 강대표가 미리 공을 들여서 영입했다며 자랑스러워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박형준 대변인은“도덕적으로 깨끗하고 학계의 대표적 간판 스타인 안 명예교수를 영입한 것은 한나라당의 강력한 변화 의지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대표적인 매국적 친일 학자 영입이 곧 한나라당의 강력한 변화란 말과도 일치한다.

이에 걸맞게 또 안 교수는 임명된 뒤 이명박 후보와 만난 자리에서 " 산업화와 민주화를 보수 진영에서 다 했다. 진보 진영에선 한 것이 없고 기껏 제시한 게 김정일씨와 사업을 같이 하는 것인데 그런 것이 과연 진보인지 물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 때 좌파 경제사학자였던 그가 우파로 전향한 뒤, 전향한 변절자들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또 노무현 정부를 가리켜 "건달 정부"라고 비판한 적도 있다.

이명박 후보는 주민등록 위장전입에다, 본인은 부인하지만 주가조작 의혹, 부동산 관련 여러 의혹을 갖고 있음에도 한나라당 후보가 되었다. 그리고 한 때 대표적 민족주의 좌파 경제학자로 인정받다가 어느 날 우파로 변절, 친일논리를 부추기는 학자인 안병직을 당 연구소장으로 임명했다. (물론 임명권자는 강재섭 대표이다. 그러나 사실상 이명박 후보가 임명했다고 해도 무리는 없을 것 같다)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한반도대운하 공약을 계속 추진하려는 대통령 후보, 일본 재벌의 지원금을 받으며 학술연구를 한 뒤 일본 우익의 논리와 똑 같은 교과서를 만들려다 전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며 좌절한 대표적 친일학자가 이끄는 당 연구소.

한나라당이 앞으로 어디로 갈 것인지...이제 두렵기까지 하다.

ⓒ 네이션코리아(http://www.nakorea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배너

배너

배너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현대사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