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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잠적, 경선포기와 탈당카드 꺼내나

한번 대선에 두 번의 경선불복 초유의 사건


여권신당의 손학규 후보가 벼랑끝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그는 어제 돌연 자택 칩거에 이어, 오늘은 부인과 함께 집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행선지는 손캠프 측에서도 알지 못하고 오충일 대표조차도 통화가 안 되고 있다. 여권신당에서는 이러다 손학규 후보가 중도 사퇴하고, 경선은 물론 당이 깨지는 것이 아니냐 우려하고 있다.

손학규 후보는 초반 4연전에서 사실 상 3위로 내려앉고, 믿었던 여론조사 지지율조차 정동영 후보에게 2배 이상 밀리면서,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다는 절박한 상황에 빠져들었다. 정동영 후보 측의 조직을 막아내지 못하면, 광주전남에서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고, 만약 패한다면, 사실 상 손후보의 경선은 마무리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손후보의 칩거라는 초강수는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여권신당에서는 손후보가 중도사퇴를 하는 일은 없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 어차피 한나라당 경선을 논의하다 탈당했는데, 또 다시 경선을 포기하면, 한번의 대선에서 두 번의 경선불복이라는 초유의 정치적 사건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는 손학규의 정치적 사망선고이고, 정계은퇴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것 한국의 정치사를 보면 이런 도식이 통하지 않는다. 민주당의 이인제 후보는 97년 신한국당 경선, 2002년 민주당 경선에 결과적으로 불복했다. 그러나 그는 현재 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로 나서고 있다. 적당한 명분만 만들어내면, 경선불복을 반복해도, 정치적으로 재기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특히 손후보 측은 여론조사 10% 반영부터, 정동영후보 측의 조직동원 등, 정치개혁에 대해서는 일정한 명분을 쥐고 있다.

손후보에게 카드가 없는 것도 아니다. 바로 이웃에서 진을 치고 있는 문국현이라는 존재는 손후보에 새로운 길을 열어줄 수 있다. 대권후보를 포기한다 하더라도, 여권신당을 구태정당으로 몰아붙이며, 문국현 후보와 손을 잡고 독자신당을 창당하여 당권을 거머지을 수도 있다.

손후보가 동원할 수 있는 조직은 전진코리아와 선진평화연대 등 다양하다. 또한 미래창조연대 역시 손후보와 가까운 사이이다. 만약 손후보가 이들 단체와 우상호, 김부겸 등 캠프 의원 10여명과 함께 탈당하여, 문국현과 함께 창당에 나설 경우, 얼마든지 활로를 모색할 수 있다. 여권신당이 긴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손후보가 이러한 극단적 선택을 하지는 않을 거란 추측도 많다. 손후보가 믿는 지역은 경기, 인천, 서울 등 수도권이다. 이 지역의 선거인단이 가장 많기 때문에, 초반판세에 밀리더라도, 역전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손후보의 강수는, 막판 역전을 위해 중반판세를 주도하겠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벌써 당의 중역들은 손후보가 제기한 조직동원 선거에 대해 철저히 감시해야한다고 중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여론조사 비율을 20% 이상 높이자는 말도 나온다. 설사 이렇게 선거룰이 바뀌지 않는다 하더라도, 여권의 중진들의 위기감을 고조시켜, 손후보 지지로 돌려세울 수도 있고, 당심도 정동영 후보로부터 떨어뜨리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정동영 대세론을 조기에 차단시키려는 의도도 분석된다. 초반 4연전 승리 이후, 정동영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10%대에 진입하는데 무서운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손후보의 칩거는 이러한 정동영 대세로운이 불법선거의 결과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추석 연휴 기간에 정동영 대세론이 아닌 손학규 강수론이 이슈가 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손후보의 노림수가 성공할지는 미지수이다. 특히 TV토론의 불참은, 당지도부와 당원들에게 손학규에 대한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있다. 어차피 당내에서는 손후보와 정체성에서부터 맞지 않는다는 심리가 바닥에 깔려있다. 마음에 맞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탈당할 수 있다는 손후보의 이번 자세는, “역시 손학규는 우리편이 아니다”라는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다.

손후보의 뜻이 일정부분 관철되더라도, 밑바닥 지지층과 당원들의 마음을 잃는다면, 오히려 손후보가 경선 막판까지 불쏘시개 역할만 하다 끝나게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생떼를 쓰듯, 위협하다, 자기 말을 들어주니 다시 들어와서 경선을 치르는 것도 어색해 보인다. 그래서 TV토론 불참으로 이미 손학규가 여권신당 후보가 되는 것은 끝난 게 아니냐는 추측도 있다.

손후보의 칩거로, 안 그래도 파행경선으로 비판을 받던 여권신당으로서는 또 다른 대형 악재 속에 위기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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