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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명박이 박근혜 4% 앞서고 있다" 의문

표본의 미비와, 느닷없는 적합도 조사, 여론흐름 왜곡


한겨레가 실시하여 발표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시물레이션 결과가 이-박 양측 캠프는 물론 그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한겨레는 6일, ‘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해 한나라당 경선투표 방식에 따라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경선을 2주일 앞둔 4일 현재 이명박 후보가 박근혜 후보에게 4%차이로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는 결과를 발표하면서 대의원과 일반여론조사는 이 후보의 상당한 승리, 당원과 국민선거인단은 박 후보의 승리하는 것으로 나왔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한겨레는 이 보도에서 대의원 선거인단은 이명박 후보 50.6%(1만8599표), 박근혜 후보 38.7%(1만4225표)로 이 후보가 박 후보를 11.3%포인트 앞서며, 일반국민 여론조사도 이 후보 59.0%(1만9119표), 박 후보 35.1%(1만1374표)로 이 후보가 박 후보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 결국 전체 득표에서 이 후보가 박 후보를 4%차로 이긴다고 보도한 것이다.

하지만 국민 선거인단 조사에서는 박 후보 41.3%(1만9976표), 이 후보 36.6%(1만7703표)로 박후보가 이후보를 따돌리고, 또 당원 선거인단에서도 박 후보 42.5%(1만9464표), 이 후보 36.0%(1만6487표)로 박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조사되었다며 이 때문에 일반국민 여론조사 결과 무려 23% 나 뒤지는 박 후보가 그나마 4%로 좁혀졌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번 한겨레의 일반국민 여론조사는 기자가 보기에도 두 가지의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우선 여론조사 표본 수이다. 한나라당 경선규정은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3개의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 각 조사기관마다 2,000명씩 총 6,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이 대상 표본에서 무응답층을 뺀 3개 기관 수치를 합산 평균치를 낸 뒤 그 지지도를 대의원, 당원, 국민경선인단의 평균 투표율로 환산하여 표수로 계산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번 한겨레의 여론조사에서 일반국민여론조사 표본은 700명이었으며 이 또한 '리서치플러스'라는 단수 여론조사 기관이었다. 결국 한겨레의 발표대로 95%신뢰도에 오차범위가 +_3.7%라고 했기는 하나, 이 조사결과는 실제 한나라당 경선방식의 여론조사와는 상당한 편차가 있으리란 것이다.

예를 들어 이번 한겨레의 의뢰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리서치플러스'는 일반국민 700명을 대상으로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누가 적임자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이상한 질문 방식을 채택했다. 그리고 이 조사에서 격차가 23.9%포인트까지 벌어졌다.

한겨레는 이를 한나라당 경선 규칙을 그대로 따르면서, 여론조사에서 보통 10~15% 정도인 무응답층을 조사 대상에서 아예 제외시키면서 일어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즉 응답률이 86.3%였음에도 이를 100%로 환산하면서 나온 수치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처럼 적은 표본 수의 여론조사는 결국 700명이 30,000명의 투표를 대신한 결과이므로 여론조사 대상 1명의 후보 선호가 무려 43표의 직접투표 가치로 환산되는 웃지 못할 상황을 만들어 낸 것으로 보인다.

이 점을 감안, 만약 이를 한나라당 경선 규정대로 6,000명의 표본수로 조사한다면 현재와 같은 선호도 수치가 나올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여론조사 응답자 1명의 표 가치 또한 5표 정도에 그친다. 이를 다시 분석하면 이렇다.

이번 한겨레의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획득한 표수는 일반국민 여론조사 환산표수가 19119표였으며 박 후보는 11374표였고 그 표차는 7745표였다. 다시 말하면 이는 700명의 여론조사 대상자 중에서 응답률이 .86,3%였다면 응답자는 604명이었고 이중 356명이 이 후보를, 212명이 박 후보를 적임자로 꼽았다고 보면 된다. 즉 이 후보는 604명 중 144명이 더 이 후보를 적임자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700명의 표본을 전국적으로 분포 시키면 이 후보의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인 서울, 수도권 전체 표본이 332명 정도이며 박 후보의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인정하는 영남전체의 표본 수가 187명 정도이다. 여기서 우선 표본차이가 142명이나 된다. 이를 아무 계산 없이 산술적으로 판단해 보면 이 후보를 더 적임자로 본 144명과 매우 신기할 정도로 일치한다. 참고로 700명 표본일 때 호남지방 전체 표본은 약 90명, 충청지방은 약 75명, 강원제주는 고작 15~6명 정도로 영남지방 전체의 표본정도일 뿐이다.

그러므로 이 같은 소규모 표본으로 여론조사를 하려면 조사기관은 우선 통계청 인구수 통계에 아주 근접하게 성, 연령, 지역을 산출해야 하고 산출된 표본 수에 따라 선정된 조사 대상자가 응답하기 좋은 조사일, 조사 시간까지 감안하여 조서에 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즉 이처럼 표본 수가 적을 경우 실제로 여론조사 응답자 1명이 주는 파괴력이란 매우 심대하므로 대부분의 여론조사 기관이 표본 수를 최소 1,000명 정도로 하고 있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 결국 이 때문에 한나라당 경선규정은 여론조사 대상표본을 각 기관 2,000명, 또 이도 모자라 3개 기관을 선정 총 6,000명의 여론을 들어보게 정했다.

다음 이번 한겨레의 여론조사에서 채택한 설문 문항도 대단히 이상하다. 우선 한겨레는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누가 적임자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물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이 문항이라면 이는 사실상 선호도 조사도 아니고 지지도 조사도 아닌 ‘적합도’ 조사다.

“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좋겠느냐?"는 질문이 선호도 조사의 보편적 질문이라면 ”이번 대통령 후보로 누구를 지지하느냐?“ 또는 ”누구를 찍겠느냐?“는 문항은 지지도 조사다. 반면 ”누가 대통령 직에 가장 적임자냐?“ 또는 ”누가 대통령직을 잘 수행할 것이라고 보느냐?“는 문항은 적합도 조사에서 사용하는 문항이다. 그럼에도 한겨레는 적합도 조사를 실시한 뒤 이를 선호도 조사였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적합도를 조사하면 당시의 시대상황이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일반적 분석이다. 즉 경제가 어렵다는 인식이 전 국민 사이에 팽배해 있을 때 적합도를 물으면 대상 후보 중 경제와 가장 가까운 후보에게 쏠림 현상이 나타나며, 남북관계, 또는 정치개혁, 사회개혁 등이 시대의 화두일 때는 그에 근접한 후보에게 쏠림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또 적합도 조사를 하려면 전체 후보가 동일한 성(性)이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사회의 지도층이 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충이 필연적으로 존재하며 특히 대통령 후보일 경우 이는 더 심화되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겨레는 설문 문항을 “누가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적임자라고 생각하느냐?”라고 했다. 적임자란 우리 한글사전에 보면 ‘어떠한 임무나 일에 알맞은 사람’이라고 해석되어 있다. 따라서 이 질문은 어떤 특정인이 특정후보의 지지여부와 상관없이 대답할 수 있는 개연성이 충분하며 심지어 역선택의 여지도 매우 심대하다.

여기서 드는 또 다른 의문은 지난 2월부터 지난 7월 조사까지 한겨레는 “다음 대선후보 중 누가 대통령으로 가장 좋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을 채택 사용했다. 이는 말 그대로 선호도 조사였다. 즉 지금까지 계속적으로 한겨레는 선호도 조사를 해온 것이다.

그런데 이번 조사에서 갑자기 “누가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적임자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으로 바꾼 ‘적합도’조사를 시행했다. 그리고 한겨레는 이를 선호도 조사였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한겨레는 이 의혹에 해명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상의 두 가지 문제를 감안 하면서 이번 한겨레의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하면 아주 재미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이-박 두 후보의 편차가 23%까지 벌어졌음에도 일반국민 선거인단 조사에서는 반대로 박 후보가 이 후보에게 4.7%를 이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겨레는 한나라당 경선에 선거인단이 된 사람들의 연령대가 현재의 통계수치와 좀 다르게 5~60대가 더 많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를 국민경선 참여자 중 여론조사 표본을 구성할 때도 일반국민 여론조사와 마찬가지로 선거인단 분포도대로 성, 연령, 지역에 대한 균등치를 주었을 것이라고 보면 5~60대가 많은 경선 선거인단 특성 상 박 후보가 당연히 이기는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이를 위의 표본수와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 확연히 알 수 있다.

결국 이상의 여러 문제점을 놓고 이번 한겨레의 여론조사에 대한 결론을 내린다면 현재 한나라당 경선은 이-박 후보 중 누구도 확실하게 이기고 있다고 말할 수 없는 초박빙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아니 반대로 어쩌면 박 후보의 역전이 사실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이를 더 정확히 분석하려면 금주 중 또 다른 여론조사 기관의 발표까지 봐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현재의 추세를 어느 정도라도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네이션코리아, http://nakore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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