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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하는 타이타닉 옆의 유령선, 제3신당

친노부터 반노까지, 논평 하나 낼 수 있을지 의문


정치권에 희한한 정당이 출몰했다. 이름하여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이라는 정치사상 가장 긴 이름의 정당이다. 이 정당의 정체성과 비전과 가치에 대해서 그 누구도 모른다. 아마 참여하는 정치인들 자체도 모르고 있을 거다.

여당인지 야당인지조차 알 수 없다. 목표가 정권재창출인지 정권교체인지도 모른다. 함께 참여한 시민사회세력 미래창조연대는 한미FTA 연내 비준 반대를 조건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한미FTA 전도사 역할을 한 송영길 의원이 인천시당창당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사실 상 대선후보로 내정되었다는 말이 나도는 손학규 후보도 FTA 절대적 찬성자이다.

FTA반대를 위해 목숨을 건 단식(?)을 해온 천정배 의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역시 같이 단식투쟁을 해온 김근태 의원이 당대표로 추대되는 분위기이다.

이 당은 정치개혁 같은 것은 처음부터 내던져버렸다. 뇌물죄로 구속된 정대철 전 민주당 대표가 창당준비위원장이다. 후단협 활동하며 탈당과 복당을 반복한 정균환 전 의원도 창당준비위원장이다. 정균환과 같은 후단협 무리들과는 절대 함께 할 수 없다며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신기남 의원도, 정균환과 함께 하고 있다.

열린우리당과 당대 당 통합을 하자는 건지 말자는 건지도 결정된 바 없다. 유인태, 김형주 등 친노직계 의원들은 당대 당 통합을 실현시키기 위해 참여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해체를 주장하며, 탈당, 창당, 합당, 탈당을 반복한 김한길이 또다른 창당준비위원장이다.

경력 세탁의 임무를 맡은 시민사회 세력의 대표성과 순수성도 없다. 오충일 미래창조연대 대표는 노무현 정권에서 차관급인 과거사진상규명위원장을 맡았다. 대변인인 정대화 상지대 교수는 이미 열린우리당 창당 당시, 시민정치네트워크, 물갈이 연대 활동을 하며, 측면에서 도왔다. 이들은 활동 자체가 시민운동가가 아닌 정치인이였다.

열린우리당 창당 때는 대통령 스스로 여당을 분당한다는 비판에, 정치개혁이라는 명분으로 맞섰다. 이 당시 이들이 내놓았던 카드는 기간당원제였다. 이러한 명분에 언론과 국민은 절반 이상의 지지를 해주었다. 그러나 그 기간당원제는 열린우리당 축소과정에서 사실 상 폐지되었다. 그러니 이번에는 같은 카드를 써먹지도 못한다.

전직 대통령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끼어든 것도 구태 상왕 정치의 폐단이다. 최소한 열린우리당을 깨고 신당을 창당하겠다면, 열린우리당보다 뭐 하나라도 나은 점이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더 후진적이다.

이러니 언론의 반응도 시원치 않다. 열린우리당 창당 당시 전폭적으로 지원했던 한겨레신문 하나 정도만 사설로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경향신문과 서울신문은 여전히 비판적 기사를 내놓고 있다. 중도보수 언론에서는 거의 융단폭격 수준이다.

지금의 행태로 볼 때, 이 정당이 정상적으로 의사결정구조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열린우리당 탈당세력, 민주당 탈당세력, 한나라당 탈당세력이 모여, 극단적인 친노부터 반노까지 모두 모여있다. FTA, 아프간 피랍사건, 북핵 문제 등 사안마다 논평이나 제대로 내놓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만약 이 정당이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과의 당대 당 통합을 현실화시킬지 못한다면, 존재 자체도 불투명하다. 한명숙, 이해찬, 김두관 등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들은 열린우리당에 남게 될 것이다. 설사 당대 당 통합에 성공한다 해도, 더 큰 문제가 벌어진다. 소속 의원의 99% 열린우리당 출신이 될 텐데, 이게 도로 열린우리당 아니냐는 것이다.

언론에서는 열린우리당을 침몰하는 타이타닉에 비유했다. 열린우리당에서 탈출한 사람들은 그 옆에 거대한 배를 하나 만들었다. 그런데 그건 현재로서는 누가 어떤 정체성으로 만들었는지도 모를 유령선이다.

과연 이 유령선이 순항할 수 있을까? 이들 당의 후보를 지지할 국민이 있기나 한 걸까? 이들의 출발을 지켜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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