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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화의 정치성, 동아일보는 진실을 말했나

노무현 지지한 적 없으나, 큰 방향에서는 같은 길


김미화, 노무현 후보 직접 지지한 적 없어

“2002년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과 함께 촛불시위에 참여했던 김미화씨는 이후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진행을 맡았고, 올해 초 노 대통령과 인터넷매체와의 대화에서 사회를 보기도 했다." - <동아일보>, '정치하는 연예인, 폴리테이너'

"난 노사모와 '함께' 촛불시위에 참석한 바 없다. 당시 시위는 주한미군 장갑차에 희생당한 효순·미선을 추모하기 위한 것이었다. 정치 행사가 아니었다. 그래서 두 학생의 작은 어머니가 된 마음으로 시위에 참여했다. '정치하는 연예인'에 나를 포함시킨 것도 사실 왜곡이다." - 김미화

결국 개그우먼 김미화는 동아일보를 상대로 언론중재위 조정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상황에 따라서 민.형사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미화는 2002년 당시 노무현 후보를 직접 지원한 적이 없다. 공개 지지를 표명한 적도 없다. 선거 유세판을 휩쓸고 다녔던 명계남, 문성근, 신해철 등과는 분명히 다른 입장이다.

동아일보 측에서 ‘노사모 회원들과 함께 촛불시위에 참여했던’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오해의 여지가 있다. 당시 미군 장갑차에 희생당한 미선이와 효순이 집회에는 노사모 뿐 아니라, 주한미군철수운동본부 등 다양한 시민단체가 참여했었다. 물론 노사모다 참여했으니 ‘그들과 함께’라는 표현이 완전히 잘못된 것은 아니다.

동아일보가 “이후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을 맡아서”라는 인과관계로 엮은 것도 김미화 측은 발끈하고 있다. 2003년 11월에 MBC 라디오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을 맡았는데, 시기적으로 안 맞지 않냐는 것이다. 물론 MBC 측에서도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공개된 사실로만 따지면 동아일보의 보도에는 무리가 있었다. 김미화 개인으로서도 분명히 억울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동아일보고 주장하고자 한 큰 방향은 그리 틀리지 않았다.

사생결단의 싸움이 벌어지는 한국의 대선판에서 승자 측에 줄선 연예인과 패자 측에 줄선 연예인과의 운명은 크게 엇갈릴 수밖에 없다. 일단 정권이 방송을 얼마든지 장악할 수 있는 한국에서, 패자에 줄선 연예인이 정상적인 방송활동을 지속한다는 건 쉽지 않다.

또한 김미화 역시, 미선이와 효순이 촛불시위에 참석한 것과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을 맡은 것, 그리고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사회를 본 것 등이 전혀 인과관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김미화가 노무현 후보를 직접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미선이와 효순이 촛불시위는 노대통령 당선의 기폭제가 된 하나의 상징적인 집회였다. “미국에 당당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노대통령의 공약은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나왔다. 김미화 본인의 의도는 아니었다 해도, 김미화는 노무현 지지자들과 함께 한 것이다.

라디오 시사프로 사회도 마찬가지이다. 라디오 PD 입장에서 김미화가 노무현을 지지했으니까 MC로 기용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문제는 시대의 분위기와 흐름이다. 즉 김미화가 반미 집회에 참석했으니, 공중파 라디오의 MC로 발탁될 수 있었겠지, 만약 그 당시 북한 인권 개선 집회에 참여했다면, 분위기 상 아마 어려웠을 것이다.

SBS의 시사프로 의 사회자로, 2004년 이후에 진중권, 최광기 등이 기용되는 것을 보라. 방송의 생리 상, 정권의 방향과 걸맞는 사람을 캐스팅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꼭 정권에 잘 보여야겠다, 그런 의미가 아니라, 그런 흐름이 사회의 주류라 보기 때문이다.

자유주의 연대 홍진표의 김미화 비판

그런 점에서 김미화의 시사프로그램도 큰 차이가 없다. 자유주의연대의 홍진표가 김미화의 진행 과정 중 귀에 거슬리는 멘트를 찾아 비판한 내용이다.

“해당분야 기자나 전문가들이 뉴스를 전하면 김미화가 반드시 한 두마디 논평을 하곤 했었는데 느닷없이 미국을 걸고 넘어진 북한의 억지요구에 대해서는 입을 꾹 다물어 버린 것이다. ‘남북 사이엔 신의가 중요하다’거나, ‘6.15행사가 어려움을 겪겠다’ 거나 무슨 말인가를 기대한 많은 청취자들은 아마 나처럼 순간 당황했을 것이다.

2004년 10월 21일, 수도이전에 대해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이 나왔던 이 날 들었던 김미화의 코멘트가 불현듯 떠올랐다. 당시 김미화는 수도이전 위헌 판결 소식을 전하면서 ‘흐린 날씨만큼이나 우울하다’는 식으로(정확한 표현까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노골적인 비판을 가했었다.

헌재의 판결에 대해서조차 거침없이 비판을 하는 사람이 북한정권의 말도 안 되는 무례에 대해서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진보주의’라는 병 때문일 것이다. 한국의 자칭 진보주의자라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북한 정권에 대해 비판을 자제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에 대해서는 비록 사소한 것이라도 핏대를 올리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이 김정일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지고 만다“

물론, 방송대본은 주로 작가가 작성한다. 김미화는 이를 읽었을 뿐일 거다. 그러나, 역시 되풀이되지만, 바로 이러한 정치적 성향의 문제 때문에, 정권의 방향과 같은 사람을 방송계에서는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어차피 김미화와 동아일보는 언론중재위에서 판결을 받게 되었다. 동아일보의 단정적 표현이 무리가 있었지만, 충분히 큰 차원에서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이런 정도 건이라면 김미화 측에서 반론 정도에 그치는 게 적당한 대응이 아닐까 한다.

김미화가 동아일보에 조정신청을 내자마자, 미디어오늘, 오마이뉴스 등 친노매체들이 집중적으로 띄우는 것, 김미화 본인은 모르겠지만, 이것이야말로 정치적으로 얽혀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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