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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지지율 추락의 핵심은 서민층 이탈

위장전입, 재산형성 의혹 등에 수도권 서민층 동요


지난 3번에 걸친 TV 정책토론회의 경우 필자는 한순간도 빼놓지 않고 생중계로 전부 지켜보았다. 그러나, 이번 4차 토론회의 경우 다른 바쁜 일을 처리하느라 마지막 40분 정도만 볼 수가 있었다. 모르기는 몰라도 이번 토론회 시청률이 많이 떨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지난 세차례에 있어서 단 한번도 이명박이 인상깊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반면, 박근혜의 경우 회를 거듭할수록 한층 성숙되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솔직히 조마조마하는 심정으로 지켜보았지만 2차 및 3차 토론회가 끝나고 난 후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그렇기에 큰 걱정 없이 다른 볼 일을 볼 수 있었다. 마지막 40분간을 지켜보니 이전 토론회와 동일한 전개였다.

오늘 한가지 특이한 부분을 목격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이명박의 처신과 심리 상태였다. 지난 세번의 토론회에서 번번히 동문서답과 불필요한 장광설을 내놓았던 그였지만 그래도 애써 온화한 미소를 지우며 "참 좋은 질문입니다", "그런 걱정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 부분은 오해가 있으신 것 같습니다" 등 점잖은 표현을 썼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오늘은 고진화, 홍준표, 박근혜 등을 향해 사실상 원색적인 비난을 서슴치 않는 것 같았다.

고진화처럼 애시당초 처음부터 그런 식으로 토론회에 임했더라면 그것도 하나의 개성이려니 생각하고 넘어가겠지만 그동안의 처신과 180도 달라진 모습을 지켜보면서 '심리적 패닉 상태에 빠졌군'이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결론적으로, 예전에 두루뭉수리 넘어가던 전법에서 공격에 대해 강력 대응하는 전법으로 바꾼 만큼 오디오 평가는 이전 토론회보다 좋았을 수도 있지만 비디오 평가는 대단히 안좋을 수 밖에 없다. 누가 봐도 신경질적이었으니...

그러나, 토론회가 끝날 무렵 발표된 조인스닷컴-미디어다음-리서치앤리서치 및 CBS-리얼미터 주간 정기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나서 이명박의 그와같은 심리상태에 대해 이해할 수 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지지율 추락에 있어서 단순 숫자가 내려갔을 뿐아니라 그 내용이 대단히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최근 1~2주간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이명박은 비록 영남에서 지지율이 추락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수도권과 호남에서 강세를 보였었고, 청와대와의 '네거티브 공작' 전면전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한나라당 지지층의 표쏠림을 유도하고 있었고, 이로인해 캠프 참모들은 '지지율이 바닥을 쳤고, 다시 상승국면으로 들어서게 될 것'이라는 낙관론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더욱이, 지난 주 발표된 조인스닷컴 및 리얼미터 주간 정기 여론조사에서 5~7%까지 좁혀졌던 지지율 격차가 다시 두자리수로 벌어짐으로써 이와같은 관측을 뒷받힘했다. 하지만 오늘 발표된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로 인해 캠프는 한동안 패닉 상황에 빠질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그 키워드는 '수도권'과 '서민'이다.

이번 여론조사에서도 박근혜의 영남권 강세는 다시한번 확인되었다. 대구경북에서는 지난 5주간 40%대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이명박에게 10% 가까이 앞서있다. 또한 부산울산경남과 대전충청에서도 비록 오차범위 내이기는 하나 이명박에게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여기까지는 별로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서울의 지지율 추이다.

지난 5주간 서울에서의 박근혜 지지율이 19.9%에서 30.5%로 10% 이상 수직 상승하는 동안 이명박은 47.2%에서 37.4%로 수직 추락했다. 특히, 손학규의 지지율이 5주간 7.9%에서 7.6%로 거의 변도이 없음을 감안할 때 이명박 지지층이 고스란히 박근혜 지지층으로 옮겨갔음을 추론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명박에게 있어서 최후의 보루에 해당하는 수도권 표심이 BBK 주가조작과 위장전입 건으로 술렁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인천경기가 큰 변동이 없음을 감안할 때 뭔가 서울의 표심이 유독 출렁이는 큰 이유가 있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그래서 조인스닷컴-미디어다음-리서치앤리서치 주간 정기조사 결과를 토대로 몇가지 세부사항들에 대해 더 살펴보았더니 대단히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그것은 '서민층'의 脫이명박 현상이다. 공교롭게도 서울 표심이 출렁이는 상황에서 지지율에 유독 큰 변화가 감지된 계층이 바로 자영업자와 블루칼라였다. 그리고 연령대로 보았을 때에는 40대, 소득규모로 보았을 때는 월소득 150~250만원 집단의 동요가 가장 컸다. 이들의 지난 5주간 지지율 추이를 살펴보자.

먼저 자영업자의 경우 이명박 지지율은 40.7% (5/30) => 45.8% (6/6) => 40.7% (6/13) => 39.6% (6/20) => 31.3% (6/27)로 10% 가까이 빠진 반면 박근혜 지지율은 23.9% (5/30) => 23.8% (6/6) => 20.4% (6/13) => 28.9% (6/20) => 30.4% (6/27)로 7% 정도 상승했다. 이 계층에서 17%나 되었던 지지율 격차가 5주만에 사실상의 '제로 베이스'가 된 것이다.

블루칼라의 경우도 이와 비슷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이 기간동안 이명박 지지율은 45.9% (5/30) => 35.0% (6/6) => 30.3% (6/13) => 36.1% (6/20) => 38.4% (6/27)로 바뀌어갔고, 박근혜 지지율은 21.5% (5/30) => 29.3% (6/6) => 20.8% (6/13) => 25.1% (6/20) => 27.2% (6/27)로 변해갔다. 더블스코어를 훨씬 넘어섰던 격차가 이제 10% 수준으로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고졸 학력자에 있어서의 지지율 추이도 대단히 흥미롭다. 5주 동안 박근혜 지지율이 28.3%에서 32.8%로 4.5% 상승한 반면, 이명박 지지율은 36.0%에서 30.8%로 5.2% 하락했다. 중졸 이하 학력자에게서만 박근혜가 앞서갔던 흐름이 이제 고졸 학력자에게로까지 확산된 것이다.

같은 기간 40대 지지율도 크게 요동을 쳤다. 이명박은 44.4% (5/30) => 34.5% (6/6) => 34.8% (6/13) => 41.9% (6/20) => 32.5% (6/27)로 바뀌어갔고, 박근혜는 19.2% (5/30) => 28.5% (6/6) => 24.9% (6/13) => 24.0% (6/20) => 26.2% (6/27)로 변해갔다. 역시 더블스코어 이상 벌어졌던 격차가 불과 6% 수준으로 좁혀졌다. 이미 50대에서 박근혜가 여유있게 앞서가고 있음을 감안할 때 대단히 의미있는 변화다.

이명박의 압도적 우세가 지속되었던 30대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리얼미터 조사를 살펴보면 박근혜 지지율은 지난 5주간 20.3% (5/30) => 19.3% (6/6) => 21.2% (6/13) => 12.9% (6/20) => 28.2% (6/27)로 8% 상승하였고, 이명박 지지율은 같은 기간 37.0% (5/30) => 38.9% (6/6) => 37.1% (6/13) => 34.2% (6/20) => 31.5% (6/27)로 6% 가까이 하락했다. 17%였던 지지율 격차가 3% 내외로 좁혀졌음을 알 수 있다. 조인스닷컴 조사에서도 동일한 추세가 확인된다. 이명박 지지율이 37.5%에서 33.0%로 추락하는 동안 박근혜 지지율은 18.7%에서 22.7%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이명박이 압도적 우세를 보여온 3040세대에서 격차가 '더블스코어'에서 10% 혹은 오차범위 수준으로 좁혀진 것이다. 이명박 지지율 30%대 추락과 박근혜 지지율 30%대 육박이라는 대조적인 흐름 속에서 수도권과 서민층의 표심 변화가 대단히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것은 대단히 심각한 경종을 이명박 캠프에 울리는 것이 된다.

그동안 인텔리계층 및 중산층의 경우 이명박을, 그리고 서민층의 경우 박근혜를 지지하는 흐름이 강하다는 것이 대다수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와같은 등식이 수도권에서는 전혀 파급력이 없어 이명박은 50~60%의 압도적 우세를, 박근혜는 10~20%의 대단히 미약한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와같은 상황에서 처음 수도권 서민층이 기타 지역 서민층의 지지 흐름에 동조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연령대로 보았을 때 자영업자들이 30~40대에 가장 많을 수 밖에 없고, 이들 중 상당수가 고졸 학력에 월소득 150~250만원 수준에 포진해있음을 감안할 때 앞서 이야기한 모든 흐름은 일관되게 '서민층'의 脫이명박 현상을 설명해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와같은 수도권 서민층의 표심 변화에 따라 한나라당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한 지지율 조사에서도 이명박과 박근혜는 '초박빙' 승부를 연출하고 있다. 5주전만 하더라도 조인스닷컴-미디어다음-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 이명박 48.0% vs 박근혜 38.0%로 10%의 격차가 벌어져있었으나 27일 조사에서는 이명박 41.6% vs 41.4%로 격차가 완전 소멸되어버렸다. 또한 CBS-리얼미터 조사의 경우에도 5주전 이명박 52.0% vs 박근혜 42.3%로 역시 10% 격차가 있었지만 27일 조사에서는 이명박 47.5% vs 박근혜 45.1%로 지지율 격차가 2%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당원 및 대의원 분포가 40대 이상에 대부분 포진해있음을 감안할 때 이것은 실제 당심에서는 박근혜가 55% vs 45%로 앞서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며, 일반국민 투표 또한 52% vs 48% 수준으로 박근혜가 앞서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것을 여론조사에서 뒤집기 위해서는 이명박이 최소한 60% vs 40% 수준으로 앞서야 하는데 현재 대부분의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가 10% 내외 혹은 오차범위로 나오고 있어 결코 녹녹치가 않다. 그러다보니 4차 토론회에서 이명박이 다소 신경질적이고 짜증스러운 모습을 연출했는지도 모른다. 얼마나 충격적이었으면 그랬겠는가. 이해 해줄 아량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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