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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연대 고건 전 총리의 대선전략?

열린우리당과의 연대는 득 보다 실이 더 클 것

고건 전 총리가 8월 28일 희망연대를 출범시켰다. 5명의 공동대표로 구성된 단체라고 하지만, 실제로 주역은 고건 전 총리임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희망연대의 출범식에서 고건 전 총리는 평소와 다른 제스쳐를 보였다. 손을 치켜 들며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에서 기성 정치인의 자세와 흡사하게 보였다.

고건 전 총리는 “희망연대 출범은 정치단체가 아니며, 정당에 몸담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대선행보로 해석하는 것은 오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가 정치활동을 하는 것은 희망연대와 관계가 없지만, 앞으로 정치활동을 하게 되면 ‘별개의 장’을 마련해서 하겠다”는 의미있는 발언을 했다.

고 전 총리는 "정치활동의 개념을 좁은 의미의 정당 활동이 아닌 넓은 의미에서 본다"며 “기존 정당에 몸담을 수도 있고 정파를 떠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로써 고건 전 총리가 희망연대를 통해서 정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확연하게 밝혀진 사실이다. 이 말은 희망연대를 매개로 하는 정치를 지향하지 않겠다는 뜻이라 하겠다.

이에 '별개의 장'이라는 의미를 더욱 세부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고건 전 총리가 앞으로 정치를 시도할 경우 선택할 수 있는 정치의 장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열린우리당과의 연대, 민주당과의 연대, 열린당과 민주당의 헤쳐 모여식 신당 창당, 아니면 지금까지 주장해 온 국민후보 등 네가지 선택이 있다고 본다.

먼저 고건 전 총리와 열린우리당과의 연대를 가정해 보기로 한다. 고건 전 총리는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3월 12일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과의 만남에서, 정 의장은 “열린우리당과 참여정부는 고 전 총리와 한 배를 탄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참여정부 초대 총리인 고 전 총리가 함께 하면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열린우리당의 영입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고 전 총리는 이 요청을 거부하면서 정 의장이 주문하는 열린우리당 지원은 특정 정당과 연대해서 선거를 치르자는 것으로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했다. 정 의장과의 만남 이전에 가진 열린우리당 김근태 상임고문과의 만남에서는 김근태 의원이 제안한 ‘범양심세력 연합’ 원칙에는 동감한다고 하였다.

이같이 고건 전 총리의 열린우리당에 대한 애매한 표현은 일반인들에게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하겠다. 왜냐하면 열린우리당이라는 특정 정당과 연대해서 지방선거를 치르고 싶은 마음이 없지만, 다른 부분에 있어서는 연대할 수 있음도 의미하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대선 후보로 영입할 경우는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시점에서 고건 전 총리가 열린우리당과의 연대를 고려하거나, 열린우리당의 Open Primary(완전개방형 국민경선제)에 대한 미련이 있다면 고건 전 총리는 득보다 실이 크다고 할 것이다.

둘째, 고건 전 총리와 민주당과의 연대를 가정해 본다. 고건 전 총리는 원래 민주당 사람이라 할 수 있다. 과거 민주당의 공천으로 서울시장에 당선되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민주당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음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호남인들에게 실망감으로 비쳐지는 요소이다.

물론 민주당에 섣불리 합류하기에는 내부적인 제약 조건이 존재한다고 보지만 결과론으로 봤을 때 고건 전 총리는 민주당으로 복귀를 하여 5.31 지방선거를 책임졌어야 한다는 소리가 무성하다.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하지만 고 전 총리가 직접 나서서 전북은 물론 충청권에서 승리하였다면 민주당은 물론 고건 전 총리의 입지도 강화되었다고 본다.

셋째, 고건 전 총리가 열린당 및 민주당 일부 의원들과 헤쳐 모여식 신당을 창당하는 정계 개편을 가정해 본다. 이 경우가 성사되려면 먼저 고건 전 총리가 주도적으로 정치적 행보를 과감하게 진행해야 한다. 여야를 막론하고 한나라당까지 포함하는 정계 개편을 시도해야 하는데 이렇게 할 동력이 고건 전 총리에게는 보이지 않고 있다. 그렇게 할 기회를 이미 놓쳤지 않나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고건 전 총리는 과거 관료시절 최고위층의 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정치적인 부문에서도 같은 예우를 원하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다시 말하면 국민의 후보로 추대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특정 정당에 소속되기도 싫고, 기성의 정치인들과 추한 경선을 갖기도 싫은 마음에서 순수하게 국민이 추대하는 후보로 대통령에 나서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본다.

이는 하나를 알고 둘을 모르는 사실로서, 만약의 경우 한나라당에서 설자리를 놓친 이명박 전 시장과 손학규 전 지사도 마찬가지로 국민후보를 자처하고 나올 경우 대처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우후죽순으로 자천 타천의 국민후보가 쏟아져 나올 경우 고건 전 총리가 기대했던 나혼자 만의 국민후보 개념은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고건 전 총리가 추구할 수 있는 정치 행보는 희망연대의 출범식에서 밝혔던 '별개의 장'에 정성을 쏟아야 할 필요가 있다. 물론 정치를 하고자 한다면 말이다. 이 말은 대선 후보로 나서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고건 전 총리가 보여주었던 행보는 다소 우려될 만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

우유부단한 태도와 애매모호한 화법, 그리고 기회주의적 처신으로 오해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데 열심인 모습은 좋지만 불필요한 만남은 자제해야 한다. 그리고 말의 책임도 져야 한다. 결정된 사항의 번복이란 경험의 미숙이거나 아니면 판단의 부족에서 나오는 것이다.

고건 전 총리를 좋아하는 이유는 고건 전 총리가 기성 정치인과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지지하는 국민에게 그들이 기대하며 원하는 신뢰감, 안정감, 그리고 일관성 있는 카리스마를 보여 주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은 이에 환호를 하게 되고 고건 전 총리를 신뢰하면서 국민통합의 대역사에 적극 동참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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