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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경제살리기 개혁에 정신없는데…

각국 세금인하-규제완화 전쟁…한국만 '세금폭탄' 등 역주행

세계의 지도자들은 경제살리기 개혁을 하느라 눈알이 핑핑 돌아갈 정도로 열심히 뛰고 있다. 가히 전쟁을 방불케 하는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그들은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 -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내용의 대개혁을 밀어 부치고 있다.

그 주요골자는 세금폭탄을 제거하고, 기업규제를 혁파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 심지어 선진국에서는 성역으로 돼 있는 복지정책 - 의료보험에도 손을 대고 있다.

가장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분야는 지난 70여년 동안 유럽의 좌파정권들이 불법(?)제조해 놓은 세금폭탄을 제거하는 것. 인터네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지난주 “세금인하 전쟁”이라는 제목으로 블룸버그 통신을 인용해 “동유럽 국가에서 시작된 법인세 인하경쟁이 서유럽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주 독일하원은 앙겔라 마르켈 총리가 제안한 감세법안을 통과 시켰다. 주요내용은 EU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독일의 법인세율을 38.65%에서 30%로 낮추는 것.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현재 33% 수준인 기업소득세율(법인세)을 5%이상 내리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재무부장관 시절인 3년 전까지만 해도 EU회원국들은 법인세 하한선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세금인하를 반대했지만 대통령이 되면서 입장이 확 바뀌었다.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의 뒤를 이은 고든 브라운 재무부장관도 28%인 기업소득세율을 2% 포인트 낮춰 EU평균수준인 26%까지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스페인은 기업소득세율을 35%에서 30%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고, 이탈리아도 현행 33%에서 더 인하하겠다는 계획. 미국 ․ 일본도 감세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가장 극적인 세금폭탄제거 정책은 스웨덴이 추진하고 있다. 스웨덴의 중도우파 연정을 이끌고 있는 프레드리크 레인펠트 총리는 올봄 예산안 심의 때 부유세를 폐지하는 안건을 의회에 제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스웨덴의 부유세는 부의 편중을 바로 잡겠다는 명분으로 - 우리식으로 하면 양극화를 바로 잡겠다는 명분으로 종부세를 부과한 것과 비슷하다 - 1932년 이후 65년 동안 집권했던 사민당의 핵심정책을 포기하기로 한 것. 부유세는 70여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파산선고를 고하게 됐다.

스웨덴은 무거운 세금 때문에 부자들은 물론 기업가들까지 돈을 국내에 투자하기 보다는 해외로 빼돌리는 일에 몰두했다. 유명한 영화배우 잉그리드 버그만은 미국으로, 70~80년대의 테니스 스타 비욘 보그는 소득세가 없는 모나코로 떠났다. 경제가 잘 돌아 갈 턱이 없는 것. 결국 국부 유출을 막고 기업투자 의욕을 북돋우기 위해 부유세를 폐지키로 했다.

세금인하 전쟁은 경제살리기 개혁정책의 핵심을 이룬다. 세금인하 전쟁에 불을 당긴 것은 유럽의 고아 아일랜드였다.

아일랜드는 1988년 까지만 해도 47%에 달했던 법인세율을 12.5%로 낮추었다. 선진국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 아일랜드는 동시에 과감한 규제완화와 노조의 파업중단, 그리고 과감한 외국인투자(FDI) 유치정책을 펴나갔다. 그리고 과감한 개혁에 대한 국민합의를 이끌어 내 지난 20년간 유로화를 쓰는 유로존 13개국의 평균 성장률보다 3배나 높은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1인당 GDP가 4만 달러 선인데도 9%내외의 고도성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 아일랜드는 고도성장을 바탕으로 양극화 문제, 노조파업, 복지문제, 국내외 갈등, 각종 사회문제를 일거에 해결하고 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꼴찌에서 2위)가 가장 잘사는 나라(첫째에서 2위)가 됐다.

한발앞서 법인세를 낮춘 폴란드(27%→19%), 슬로바키아(25%→19%), 헝가리(18%→16%) 등 동유럽 국가들도 최근 4~6%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동유럽 국가들에 시비를 걸었던 영국 ․ 독일 ․ 프랑스의 성장률 2~3%보다 2배 이상 높은 것. 이제 유럽에서는 세금폭탄은 박물관에나 보관해야 할 구시대의 유물이 돼가고 있다.

세계지도자들의 경제살리기 개혁은 세금폭탄의 뇌관제거와 함께 규제혁파, 노동시장의 유연화, 복지정책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달콤한 복지 대신 입에 쓴 성장을 선택했다. “파업기간에도 기차를 달리게 하겠다”고 선언한 사르코지는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내세우고 고용에 장애가 되는 각종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기업주에게 고용에 대한 자유를 더 많이 보장 해줌으로써 일자리를 더 늘리겠다는 것. 나아가 사회주의 정부시절의 뿌리 깊은 유산인 주 35시간 근무제와 연금제도, 그리고 시라크 정부에서 실패한 최초고용계약(CPE)법안에도 손을 댈 계획. 법인세 뿐아니라 소득세, 부유세, 상속세도 대폭완화 할 방침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이런 개혁정책에 따라 그 동안 조국을 등지고 외국으로 떠났던 부자들이 귀국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세금이 지긋지긋해서 못 살겠다”며 지난해말 스위스로 이사했던 국민가수 조니 알리데를 비롯해서 영화배우 알랑드롱, 가수 파트리샤 카스, 테니스 선수 아멜리에 모리스 등도 사르코지 개혁정책이 성공하면 귀국할 가능성이 높다.

독일은 세금폭탄과 지나친 기업규제, 그리고 노조의 지나친 경영참여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독일국적을 포기하고 스위스 소재 범유럽기업(SE, Societas Europaea)으로 국적을 바꾸고 있다. 유럽 최대 보험회사인 알리안츠는 작년 10월 SE로 국적을 바꾸었고 세계적 화학회사인 바스프그룹도 지난 2월 SE로 국적을 갈아 탓다. 다임러 벤츠그룹을 비롯해서 독일 30개 우량기업 주가지수인 “닥스 30지수”에 속한 5개 기업도 국적을 SE로 바꿀 움직임. 메르켈총리의 개혁이 성공하지 못하면 이들 주요 독일기업은 모두 기업천국인 이웃 스위스로 떠날 것이 틀림없다.

한편 일본은 소위 고이즈미개혁의 과실을 거두어 들이느라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찌로 전일본총리는 경제 활력을 회복하기 위해 수 십년 동안 고집해온 각종규제를 과감하게 혁파해서 일본경제가 10년 불황의 터널을 뚫고 호황가도를 질주하는 발판을 마련한 장본인. 지난 1949년 대도시 인구집중을 막기 위해 도입된 “공장등제한법”을 폐지(2002년)하고 공장의 대도시 집중을 막기 위해 공업지역을 재배치하는 근거가 됐던 “공장재배치촉진법”도 없앴다. 내년에는 공장의 녹지면적을 의무화한 “공장입지법”(73년 제정)도 바꿀 계획.

고이즈미는 2001년 이후 대기업 ․ 노동 ․ 창업 등의 분야에서 총 1500건의 규제를 확 풀어 버렸다. 규제완화 후 일본경제는 몰라보게 활력이 붙어가고 있다.
특히 해외에 나갔던 기업들이 속속 국내로 유턴하고 있다. 각종규제와 비싼 노임 때문에 중국, 말레시아 등으로 나갔던 전자업체는 물론 봉제업체까지 일본으로 돌아오고 있다. 조선 ․ 반도체 등 우리나라에 밀려 쪽을 못 쓰던 산업들이 다시 일어나 부메랑이 되어 한국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세계 주요국가들의 개혁정책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세계적 추세와는 영 반대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정치가 춤추고 있다. 개혁은 꺼꾸로 가고 있다. 정책은 방황하고 있다.

국가의 명운을 결정할 17대 대통령선거가 7개월도 남지 않았는데 정치권은 엉뚱한 짓만 하고 있다.

정부와 야당은 이상하게도 기자실 폐지 문제를 놓고 크게 한판 붙고 있다. 세금폭탄을 비판하는 야당후보에 대해서는 4% 대통령이니 1%대통령이니 해가며 입도 벙긋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상한 개혁정책은 실종된지 오래다.

그럼 야당은 어떤가.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경제는 어떻게 살릴 것인가, 살인적인 취업난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성장률은? 복지정책은? 개혁정책은? 할 일이 많은데 부질없는 대운하 논쟁이나 하고 언론자유논쟁, 사학법재개정 문제, 그들만의 후보 경선문제로 세월을 허송하고 있다.
이래가지고야 우리에게 무슨 미래가 있겠는가. 우리가 갈길은 분명하다. 선진국들처럼 경제살리는 개혁을 해야 한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거미줄 같은 규제를 혁파해야 한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보장해야 한다. 그리고 세금폭탄의 뇌관을 제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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