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속 주인공의 총집합 <슈렉2>에서 결혼에 골인한 피오나 공주와 슈렉이 신혼생활 3년째 되는 2007 여름. 겁나먼 왕국의 왕위 계승자를 놓고 그의 친구들과 함께 펼치는 모험으로 다시금 국내 관객을 찾아온다.
<슈렉3>의 이야기는 간단하다. 평온한 겁나먼 왕국의 왕, 해롤드의 죽음으로 마땅히 왕위를 계승해야 하는 슈렉은 이번에도 동화 공식을 뒤집고 답답한 왕의 자리에 있기를 거부한다. 결국 제2의 왕위 계승자 아더를 찾으러 간 슈렉이 자리를 비운 사이, 왕위를 엿보던 프린스 챠밍은 동화 속 악당들을 모두 모아 겁나먼 왕국을 쳐들어온다.
지난 <슈렉2>에서는 미국의 트랜드라고 할 수 있는 각종 상품들이 관객들의 웃음을 끌어냈다면, <슈렉3>는 어릴적 한번쯤 만나 본 동화 속 주인공과 악당의 총 출동으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준다. 임신한 피오나 공주를 축하해주러 왔다가, 프린스 챠밍 일당과의 한판 승부를 펼치는 백설공주, 신데렐라, 잠자는 숲속의 공주, 라푼젤 그리고 후크선장과 백설공주의 계모 등의 악당들이 등장해 너무나도 간단한 스토리에 재미를 더해준다.
<슈렉3>의 간결한 스토리는 관객으로 하여금 편안 마음을 갖고 관람할 수 있게 해줬지만, 각각의 에피소드들마저도 너무나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진부함 때문에 지루함이 든다. 또 동화 속 주인공들도 동시에 쏟아져 나와서 누가 누구인지 산만하기만 할뿐이다.
특별하진 않지만, 대단한 슈렉
<슈렉1>의 흥행 이후, 관객들의 기대감이 <슈렉2>를 만들었듯이 <슈렉3>에서도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의 자존심을 지켜줄지 주목되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미 미국에서 각종 혹평을 받아 상처가 날대로 난 <슈렉3>를 국내 관객들은 얼마나 안아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2001년 <슈렉1>에서부터 2007년 <슈렉3>까지 6년 동안 할리우드의 상상력은 끝난 것은 아닐까란 의문 때문이다. 할리우드의 억지 상상력과 함께 늙어버린 슈렉에게 우리가 되려 너무 신선한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아닐까?
최근 국내 극장가는 현재까지 463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스파이더맨3>, 개봉 첫 주 30만 관객을 모은 <캐리비안의 해적3>와 개봉을 앞두고 있는 <슈렉3>, <오션스3>가 장악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시리즈물의 작품한계성에 관한 무수한 지적들에도 불구하고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작품의 혹평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른바 ‘할리우드 표, 부자영화’로 관객몰이를 하는 것이다.
제작비만 1억6000만달러가 든 대작 애니메이션 <슈렉3>는 오는 6월 6일 개봉할 예정이다. 그동안 초록괴물과 그의 친구들의 유쾌한 모험담을 그리워하던 국내 관객들이 <슈렉3>에서 지친 할리우드의 상상력으로 늙은 슈렉을 지루하게 느껴질지 아니면 반가워할지 주목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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