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등 기름값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유회사들이 공장도 가격을 실제보다 부풀려 발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논란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방안이 정부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정부와 석유공사가 집계 발표하는 정유사들의 석유 제품 판매가격을 지금처럼 정유사들이 직접 발표하는 가격을 근거로 하지않고 각 정유사의 월간 매출액을 실제 판매량으로 나누는 방식으로 산출, 신뢰성을 검증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27일 석유제품의 공정거래 확립과 투명성, 신뢰도 제고를 위해 현재 실시중인 석유제품 가격조사제도를 이런 방향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석유공사가 집계해 인터넷 등을 통해 공개하는 석유제품 가격동향 가운데 공장도 가격은 5개 정유사들이 각자 발표하는 주유소 및 대리점 판매가격을 취합해 계산한 것이다.

무연 보통 휘발유의 경우 이 가격은 5월 넷째주(5.21∼25) 1ℓ당 세전 614.80원, 세후 1천495원으로 전주보다 세전가는 3.64원, 세후가는 4원이 오른 것으로 돼있다.

그러나 정유사들의 실제 판매 가격은 이보다 낮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정유사들이 실제보다 높은 공장도 가격을 신고하면 주유소들은 고시된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기름을 사서 추가 이윤을 챙길 수 있는 만큼 현행 폴사인제(특정사 기름만 판매하는 제도)하에서 유통망 확보에 신경쓰는 정유사들이 가격을 부풀릴 동기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또 정유사들은 전국 주유소중 20%선인 직영 주유소에서 추가 이윤도 챙길 수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정유사들의 공장도가 부풀리기로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국민들이 추가로 부담한 기름값이 19조원대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시중 주유소 기름값은 정유업체들이 책정해 석유공사에 통보하는 `세전 공장도가격'에 정부가 부과하는 각종 유류세와 주유소 마진 등을 포함한 가격인데 `세전 공장도가격'이 높게 책정되면 주유소 기름값도 그만큼 오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산자부 관계자는 "실제 매출과 판매량을 토대로 공장도 가격을 산정하면 공장도가가 정확해지는 효과는 있지만 지금처럼 공장도가를 매주 발표하기는 어려우며 월 1회 발표하는 방식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도 개편이 단행되더라도 소비자 판매가는 현재처럼 주간 단위로 발표된다.

산자부는 업계와 협의해 '석유류 가격 표시제 등의 실시요령' 고시의 관련 규정을 개정해 나갈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