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압박하기 위한 일본.대만 업체들의 디스플레이 공동전선에 대해 삼성과 LG가 연합군을 만들어 대응에 나선다.
구체적으로는 양사간 특허를 공유하고 부품.장비.재료 업체들의 수직계열화 해소, 정부 연구자금을 바탕으로 한 연구.개발(R&D) 협력방안 등이 모색되고 있다.
14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액정 디스플레이분야(LCD)의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분야의 LG전자와 삼성SDI 등 4개사가 '8대 상생협력' 과제를 통한 동반 발전전략을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이날 서울 반포동 메리어트호텔에서 디스플레이산업협회 창립총회를 갖는다.
8대 협력과제에는 기술개발 성과를 공유하고 확산하기 위해 패널기업간, 장비.재료.부품기업간 공동 R&D 추진을 비롯, 이를 통해 확보한 지적 재산권의 공유와 정보수집 및 특허분쟁 예방을 위한 협의체 운영이 포함돼 있다.
산자부는 삼성과 LG간 공동 R&D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오는 8월 정부와 업계 공동으로 구성된 '전략기술위원회'에서 LCD 광학소재나 유기발광 다이오드(OLED) 발광소재 등 원천기술을 중심으로 개발 대상을 선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TV 생산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상대방 패널을 구매하지 않는다'는 그간의 관행을 깨고 패널 상호구매에 합의, 내달까지 상호 교차구매가 가능한 패널종류를 검토한 뒤 하반기부터 필요시 상호 구매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정부와 업계는 디스플레이산업의 밑받침격인 250여개 장비.재료업체 대부분이 LG 아니면 삼성 한 쪽에 묶여있고 두 회사에 모두 납품하는 업체가 20여개에 불과한 점이 기술개발과 시장확대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고 이런 수직계열화 관행도 타파해나기로 합의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패널 4개사가 수직 계열화의 근거인 합작 개발 프로젝트(대-중소기업이 공동 개발한 장비의 3년내 타사 판매금지) 규정을 완화하고 상호 교차구매 가능품목을 검토해 하반기부터 시행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1,2위를 다투는 국내 디스플레이업체들의 제휴는 라이벌 일본업체들의 공격적 설비투자와 한국을 따돌리기 위한 일본-대만업체간 동맹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일본 샤프는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8세대 LCD 라인 가동에 들어갔으며 PDP 세계 1위 마쓰시타는 신규라인 건설에 2천800억엔을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또 지난해 일본 샤프와 대만 치메이 옵토일렉트로닉스(CMO), 칭화픽쳐튜브(CPT)간에 특허 제휴가 체결된 데 이어 마쓰시타는 LCD 모듈을 대만 기업에 아웃소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창립총회에서 김영주 산자부 장관은 "해외 경쟁업계의 도전에 직면한 우리 디스플레이업계가 상생이라는 고도화 전략을 선택한 것을 환영한다"며 "여기에는 상생의 열쇠를 쥔 대기업의 리더십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디스플레이협회 창립총회에서는 삼성전자 이상완 사장을 초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서울=연합뉴스) jsk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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