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10일 "2004년 자유무역협정(FTA)을 제안했을 때 거절했던 유럽연합(EU)이 지난해 2월 FTA 협상을 먼저 제의해왔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날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털호텔에서 열린 도산 영리더스 클럽 창립행사에 참석, 한미 FTA를 비롯한 여러 FTA의 논의 과정에 대해 설명하면서 EU와 협상이 이뤄지게 된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2003년 8월 글로벌 FTA 전략을 세운 뒤 2004년 EU측에 FTA협상을 제안했으나 EU측이 'FTA의 F가 무엇인지나 아느냐'면서 거절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그러나 EU 대신 유럽자유무역연합(EFTA)과의 협상을 6개월만에 마무리짓고 한미 FTA와 한-아세안 FTA 등을 추진해나가자 지난해 2월 EU의 피터 만델슨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FTA를 먼저 제안했다는게 김본부장의 설명이다.
그는 당시 제안을 받고 "다른 FTA로 바빠서 못한다고 EU측에 답했었다"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한미 FTA보다 한-EU FTA의 충격이 작고 협상도 쉽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서비스나 지적재산권 분야에서 EU가 미국보다 더 강하면 강했지 약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EU와의 FTA 협상에서 투자자-국가간 소송제(ISD)가 빠진 이유와 관련, "이미 27개 EU 회원국중 22개국과 맺어진 투자보장협정에는 ISD가 포함돼 있으며 EU는 국가가 아니어서 제소를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보다는 중국이나 일본과의 FTA가 먼저 진행돼야 한다는 견해에 대해서도 중국과의 FTA시 농산물 피해가 막대하고 일본과는 부품.소재를 중심으로 230억 달러의 무역적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부적절한 주장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 본부장은 한국이 브릭스(BRICs) 국가들의 추격을 따돌리려면 기술이 필요하며 그 원천은 미국이므로 미국과의 FTA가 우선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jsk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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