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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 갈등, 홍준표-강재섭 당권 싸움으로 번져

홍준표 중재안 제시 때 강재섭 체제 크게 흔들려

박근혜 캠프는 오전 10시부터 긴급회의에 돌입했다. 회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으며, 간간히 격한 목소리도 새어나왔다.

강재섭 대표의 중재안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원칙과 상식에 충실해야 한다"는 압박의 수위를 높여왔음에도 불구하고 20:30:30:20 기본원칙이 훼손된 것에 대한 우려와 분노가 봇물터지듯 표출되었다. 결국, 강재섭 대표의 회견에도 불구하고 "어제까지의 입장에서 조금도 변한 것이 없다"는 쪽으로 결론이 모아졌고, 오후에 '수용 거부'로 압축되는 한선교 대변인 명의 논평이 나왔다. 그 시간 대전을 방문 중이던 박근혜 전 대표는 "수용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여러분 같으면 이와같은 제안을 수용할 수 있겠어요?"하며 부정적 견해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姜-李와 대립각 세우며 '마이웨이'

그렇다면 박근혜 캠프는 왜 '수용 거부' 쪽으로 뜻을 모은 것일까?

이는 한번 끝을 보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이를 반드시 관철시키고야 만다는 박근혜의 파이터 기질이 이미 작동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4일 강재섭-이명박-박근혜 회동 당시에 '경선 룰' 문제를 집중 거론할 때부터 이미 박 캠프의 '강경기조'는 확인된 셈이었고, 비록 강재섭 대표의 제안에 '고심의 흔적이 있다' 고 할지라도 전체적으로 볼 때에 당헌 82조에 규정된20:30:30:20의 원칙이 크게 훼손된 만큼 '강경 드라이브'를 멈출 명분이 없다는 것이 캠프의 기류다.

특히, 이날 캠프 회의에서 몇몇 의원들은 "어째서 강재섭 대표의 제안이 '중재안'이냐? '중재안'이라는 표현 자체가 의미 전달에 있어서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앞으로 '중재안'이라고 하지 말고 '강재섭 案'이라고 해야한다"는 지적을 제기하기도 했다.

결국, 한선교 대변인 논평에 언급되었듯이 '민주주의 기본원칙 위배', '당헌에 담긴 기본정신 훼손'이라는 쪽으로 입장이 정리되었다. 한선교 대변인은 "직접 투표를 한 대의원, 당원 등의 표는 한표로 인정되고 전화로 여론조사를 한 사람의 표는 두표, 세표로 인정 된다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고, 박근혜 전 대표는 "고스톱 치다가 룰 바꾸는 격"이라는 자극적 표현까지 내놓았다.

캠프 주변에서는 이번 박근혜의 '강경 드라이브'가 '사학법 개정' 장외집회 당시를 연상시킬 만큼 냉정함과 비장함 속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즉, 비록 처음에는 당 분열과 갈등에 대한 책임을 박근혜 혼자서 덮어쓸 수 있지만 명분과 원칙을 선점한 가운데 흔들림없이 '마이웨이'를 지속하면 반드시 국면이 전환될 수 있고, 끝내 당원들 및 유권자들로부터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겠냐는 것이다.

박근혜라는 정치인이 한나라당에서 갖고 있는 위상과 상징성이 있는 만큼 강재섭 대표와 이명박 캠프가 '최후의 선택'을 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복심이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당 중진 또는 당원들을 중심으로 '강재섭 중재안'에 대한 비판적 기류가 형성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경선 룰' 싸움의 새로운 변수?


그런 가운데 한때 親이명박으로 분류되었던 홍준표 의원이 '강재섭 중재안'에 대해 "위헌 소지가 있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홍 의원은 "67% 하한선은 결국 투표수의 반영인데, 때에 따라서는 1인당 1표가 1인당 1.3~1.4표까지 될 수 있다"며 "이는 헌법상 1인 1표 보통선거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순회 경선 후 전국 동시 투표와 관련 "지역별로 넘어가면서 시이소 게임 하듯이 곧바로 결과 발표를 해야 흥행에 성공할 수 있는데, 순회 경선을 모두 한 뒤 한방에 투표를 하게 되면 흥행에 성공할 수 없다"며 "순회 경선 도중 네거티브가 나오면 한쪽 후보가 포기하거나 거부할 것을 두려워하는 후보측의 의견이 반영된 것 같은데, 이는 순회경선의 취지를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홍 의원은 "혁신위원장을 지낸 내가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느냐? 내일(10일) 내가 만든 중재안을 발표하겠다"며 새로운 중재안 제시를 예고했다.

그런데 이 같은 오늘 홍준표 회견은 두가지 의미에서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경선 룰'에 대한 原저작권을 당헌 개정 당시 혁신위원장이었던 홍 의원이 갖고 있는 만큼 '경선 룰'에 대한 홍 의원의 유권 해석은 의원 한명의 무게를 넘어서는 상징적 의미가 있는 것으로 받아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오늘 중재안을 제시한 강재섭 대표와 홍준표 의원이 공히 법조인 출신이라는 점에서 '당헌 해석' 및 '헌법 해석'에 있어서의 법률 공방으로 이번 사건이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벌써 박근혜 캠프에서는 "똑같은 검사 출신임에도 법률적 지식과 소신에 있어서 두 사람(강재섭, 홍준표)이 차이가 나도 너무 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만일 홍 의원이 당초 계획 대로 10일 '제 2의 중재안'을 제출할 경우 그만큼 '강재섭 중재안'의 무게는 축소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홍준표 중재안'에 대해 박근혜 측이 "헌법과 당헌의 기본정신이 존중된 것으로 평가한다"며 수용 의사를 나타낼 경우 박근혜 캠프로 넘어왔던 공이 또다시 이명박 캠프로 넘어가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그렇게되면 이명박 캠프는 '홍준표 중재안' 수용 여부를 놓고 또다시 장고에 들어갈 수 밖에 없는 형국에 몰리게 된다. 또한, '강재섭 중재안'과 '홍준표 중재안'을 놓고 한나라당 의원들의 갑론을박이 본격화될 경우 강재섭 대표의 위상은 크게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당의 무게중심이 '강재섭 중재안'이 아닌 '홍준표 중재안' 쪽으로 모아질 경우 강재섭 체제는 급격히 와해되고, 홍준표 의원이 당의 새로운 중심으로 부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재섭 회견, 갈등의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

당 일각에서 이번 강재섭 대표의 '중재안' 발표가 지나친 의욕에 의한 '자충수'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미 당 전체가 이명박과 박근혜라는 두 기둥에 의해 완전히 '편 가르기'된 상황에서 '경선관리형 대표'인 강 대표가 이를 중재한다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어차피 후보 대 후보 간 '무한혈전'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스스로 짚더미를 안고 불구덩이로 뛰어든 격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이명박 캠프에 대해서는 '강재섭 중재안'에 대해 마지못해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무임승차'할 수 있는 이점을 안겨주었고, 박근혜 캠프에 대해서는 '親박근혜'라는 대외적 이미지에 편승하여 '중재안'을 거부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을 수 있는 이점을 안겨주었다는 것이다.

결국, 이명박과 박근혜라는 두 마리의 '고래 싸움'에 강재섭이라는 '새우 등'이 터지고 만 형국이 초래되고 말았다고 볼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현재 한나라당은 '지지율'이라는 실리는 이명박 전 시장이, '당심'이라는 명분은 박근혜 전 대표가 각각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누구도 당에서 배제하기 어렵다는 딜레마에 빠져있다.

그러다보니 강재섭 신임파동에 있어서 이명박 전 시장을 끌어안기 위해 당 중진들이 긴박하게 움직여 끝내 파국을 막을 수 밖에 없었고, 이번 사안 역시 박근혜가 튕겨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당 중진들이 또한번 움직일 수 밖에 없는 구조에 놓여있다.

이명박 캠프가 48시간 이상의 장고 끝에 원점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박근혜 캠프 역시 궁극적으로는 원점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는 시나리오로 당이 움직일 수 밖에 없다. 결국, 당 자체의 무게 중심이 약한 상황에서 양대 캠프의 세력균형에 따라 당이 흔들릴 수 밖에 없는만큼 강재섭 회견은 갈등의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출처: 네이션코리아, http://nakore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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