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방코델타아시아(BDA) 계좌가 모두 풀렸음에도 자금 인출을 미루고 있는 것은 불법행위에 연계된 계좌주인이 드러날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미국의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미국 사회과학원(SSRC)의 한반도 전문가인 레온 시갈 박사는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회견에서 "북한계좌의 실제 주인이 누구인지가 문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는지 모른다"며 "북한의 불법활동에 쓰인 계좌가 분명히 있는데, 여기서 돈을 찾아갈 경우 실제 주인이 밝혀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북한이 정치적으로 흥정을 더 하기 위해 돈 찾기를 미루고 있다기 보다는 기술적인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불법활동에 대한 조사실무반을 이끌었던 데이비드 애셔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선임자문관도 "북한 돈으로 확인된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자금 가운데 적어도 절반이 불법행위와 연계돼 있다"며 "은행에서 돈을 찾아가다 자칫 사법당국에 꼬리가 잡힐 수 있는 상황에서, 범죄행위에 가담한 사람들이 얼굴을 드러내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이 북한의 불법자금을 풀어주기는 했지만 불법행위에 면죄부를 주겠다고 한 것은 아니다"며 "불법행위에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계좌주인들의 경우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당분간 돈을 그대로 둔 채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moon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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