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과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이 17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만나 노동과 기업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오후 과천 청사 산자부 장관실로 김 장관을 찾은 이 위원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인천과 구미, 포항 등을 둘러봤다"며 "제조업 공동화가 심각하며 구조조정도 만만치 않아 민주노총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에 대해 "기업들이 해외투자를 많이 나갔는데 이는 어쩔 수 없는 과정"이라고 운을 뗀 뒤 "기업들이 수익을 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가급적이면 해외투자와 국내 잔류의 경계선상에 있는 기업들이 남아서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어진 비공개 면담에서 이 위원장은 제조업 공동화 대책과 관련 "산자부와 대화하면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고 김 장관은 "문호를 개방해놓고 있을테니 상황에 맞게 알려주면 언제든지 만날 용의가 있으며 항상 열려있다고 생각해달라"고 말했다고 면담에 배석한 산자부 관계자가 전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이 위원장은 "정부가 민주노총의 협의요청에도 불구하고 이를 일방적으로 추진했다"고 지적하며 계속해서 한미FTA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낼 것임을 분명히 했고, 김 장관은 "협의가 미비해 문제가 발생한다면 보완해 나갈 것이며 근로자들의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 충분히 치밀하게 준비할테니 서로 대안을 찾아보자"고 말했다.
한편, 김 장관은 이 자리에서 대기업 노조의 임금 인상요구가 중소기업에 대한 납품단가 인하로 귀결되고 있는 점을 거론하며 대기업 노조의 임금 동결 선언 필요성을 거론하는 한편,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에 대해서도 민주노총이 함께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위원장은 이에 대해 자신도 실업자 생활을 경험한 사실을 밝히면서 "사회 안전망이 유럽처럼 구비돼있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비정규직 문제를 밀어붙이는 것은 민주노총으로서 어렵다"며 정부가 노동계와 충분히 협의한 뒤 대책을 시행해줄 것을 요청했다.
지난 1월 민주노총 집행부 선거에서 선출된 이 위원장은 그간 노동 현장 방문과 함께 대화채널 구축을 위해 정부 인사들과 연쇄 접촉을 벌여 이상수 노동부 장관,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 박명재 행정자치부 장관 등을 만났다.
또 지난 10일에는 기업측을 대변하는 이수영 경영자총협회 회장과 만나 산별교섭 문제와 관련, 양측의 이견을 좁혀나가기 위한 비공식 대화채널을 구축하기로 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jsking@yna.co.kr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