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른 아침에 도매 시장에 가 보았다. 여기저기서 깡통에 불을 피우고 추운 손을 녹여가며 “어서 오세요” 하고 반가운 얼굴로 손님들을 맞이하는 상인들을 보며 ‘모두가 참 열심히 살아가고 있구나’ 라는 생각에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시장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 허름한 식당을 찾아 들어갔다. 콩나물국밥 한 그릇에 3,900원이라는 글씨가 대문짝만하게 쓰여 있었다. 같이 간 동행 한명과 함께 콩나물 국밥 두 그릇을 쓱싹 비우고 밖으로 나오니 속이 든든한 게 더할 나위 없이 푸근한 기분이 들었다. 이런 소소한 만족감으로도 행복한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벨기에 극작가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파랑새’가 상징하듯 행복은 이렇게 내 주변에 가까이 있는 것이다.그런데 내 주변 가까이 있는 행복은 잊고 거대하고 신기루와 같은 꿈만 쫓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은 것 같다. 실직한 가장, 취업하지 못한 청년들, 비정규직들의 당장 얼어붙은 손과 발을 녹여줄 수 있는 법안을 완벽하지 않다고 노동개악으로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민주노총과 이른바 귀족노조들, 절대 다수 국민들은 꿈도 못 꿀 고액 연봉자들이 자신들의 눈높이에 맞지
미국이 기준금리를 2006년 6월 이후 9년 6개월 만에 인상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16일(현지시각) 금리 결정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현재의 0.00%∼0.25%에서 0.25%∼0.50%로 0.25% 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앞으로도 2~3년 안에 금리를 3%로 전후로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먼 나라 미국 금리라고 뒷짐 지고 구경만 하고 있다가는 우리 국민이 그 직격탄을 맞을 위험이 높다. 얼마 전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가계대출, 기업대출이 위험수준이라고 경고했는데, 1997년 외환위기로 IMF 구제금융을 받아야 했던 시절 구조조정과 실업으로 고통을 받았던 그 시절 악몽이 다시 떠오를 판이다. 그때도 노조는 머리띠를 두르고 정치권은 금융개혁법, 노동관계법과 같은 법안 통과도 못시키고 있다가 IMF를 맞았다.경기침체로 우유가 남아돌고, 기업은 공장에 팔지 못한 물건이 잔뜩 쌓여 있고 임금을 대체 상품인 물건으로 주는 사례도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는 기가 막힌 현실이다. 또 요 며칠 재계 10위 두산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가 입사 1~
2015년 12월 우리의 자화상이 쓸쓸하다. 불황이지만 수년 전만 해도 길거리에 구세군 자선냄비가 곳곳에 보였고, 시끌벅적한 수준은 아니지만 캐롤송도 울리면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살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직장인들의 송년회도 많이 줄었다. 연말 대목에도 상인들이 가계를 일찍 닫고 있다. 건물 여기저기 ‘임대문의’ ‘급매’ 등의 글씨가 적힌 현수막들만 어지럽게 널려있다.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행복한 연말연시는 어디가고 모두가 쓸쓸해 보인다.불황에도 우리네들의 정은 살아있었다. 넉넉하지 않는 내 형편에도 길거리 오다가다 주머니에 푹 찔러 넣은 손을 꺼내 천 원 한 장 구세군 자선냄비에 넣을 수 있으면 그리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다. 천 원 한 장이지만 그 돈이 어렵고 힘든 불우한 이웃이나 쪽방촌 어르신들과 여기저기 산재한 요양원 같은 곳에 쓰이겠구나 생각이 미치면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제 그런 여유조차 없는 듯, 무심한 얼굴로 자선냄비를 지나치고, 굳은 표정으로 셔터를 내리는 상인들의 얼굴은 피곤함만 가득하다.서민들이 돈 천원도 주저하는 오늘에 이르렀는데 정치권은 싸움뿐이다. 정부는 국민경제 주름살을 펴달라고 호소하는데 국회는 자기들 밥그
테러와 폭력시위 등 나라 안팎으로 뒤숭숭한 일들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작년 우리나라 경제의 근간인 기업 매출이 사상 최초로 줄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통계청이 최근에 발표한 '기업활동조사 잠정 결과'에 의하면 2013년 2257조원을 기록했던 기업 매출이 2014년 2231조원으로 26조원(1.2%) 줄었다. 매출액 비중이 높은 제조업에서 55조원이나 줄어 전체 매출액을 끌어내렸다.우리 경제의 매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인 제조업 (-1.4%)은 물론이고 도·소매업(-5.1%), 숙박·음식점업(-3.0%), 부동산·임대업(-10.2%) 매출도 줄었다고 한다. 부진 원인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우리 경제를 받치는 기업들의 성장이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니 불안하고 충격적이다.수출이 줄면 순익도 감소할 것이며 고용도 줄게 되니 우리 경제에 큰 어려움이 될 것은 불 보듯 훤한 일이다. 그로 인해 가계 수입이 줄어들면 일반 국민들의 생활이 고달프리라는 것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가계 빚도 1,160조원을 돌파하여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15년 3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3분기만 가계신용은
역사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지난 토요일 광화문 일대로 쏟아져 나왔다.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여해 정부의 역사왜곡을 막겠다는 게 시위의 여러 목적 중 하나라고 한다. 이날 민중총궐기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교사들이 참여했다. 그런데 마침 그날은 서울 시내에 있는 10여개 대학에서 논술과 면접시험을 치르는 날이었고, 우리 아이들이 일생일대의 중요한 시험을 치르는 날 교사들은 “투쟁”을 외치고 있었던 셈이다.이날 궐기대회 전 열린 ‘전국교사결의대회’에서 전교조위원장이라는 사람이 한 말이 참 인상적이었다. 인상적이라는 표현보다 참 어이가 없다는 표현이 맞을 성 싶은데, “오늘은 투쟁하기 정말 좋은 날씨”라고 했다는 것이다. “정권을 끝장내겠다는 결의를 담아 함성을 외치자" “오늘 투쟁은 청와대로 진격하기 전까지는 절대 물러설 수 없다" 이런 말도 했다고 한다.솔직히 말하면, 이게 교사의 이야기인지, 아니면 시위꾼의 이야기인지 평범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헷갈리고 정말로 혼란스럽다. 청와대로 진격하면 역사 국정교과서를 막을 수가 있나? 그리고 그날은 대통령도 청와대에 안 계셨는데 말이다. 광화문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놔야 국정화를 막을 수 있나? 그렇
며칠 전 오랜 만에 친구들과의 저녁 모임에서 순두부찌개를 시켜놓고 이런 저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들을 나눴다. 지천명이 넘어 이제는 입가와 눈가가 자글자글해진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풋, 하고 웃다가 찌그러진 냄비 안에서 펄펄 끓는 순두부를 나눠먹으며 맛있는 수다를 떨다보니 어느새 2시간이 훌쩍 흘러갔다. 저녁식사를 하면서 우리가 나눈 것들은, 남편과 자식들 뒷바라지에 청춘을 보낸 힘든 시절의 추억만은 아니었다. 백세시대에 아직은 우리 스스로를 젊다고 여기지만, 인생의 반환점을 돌면서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야 의미 있고 행복한 삶이 될까 하는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초점이 모아졌다. 잭 니콜슨과 모건 프리먼 주연의 “버킷 리스트“ 라는 영화가 있다. 경험해 보지 못한 진짜 인생이 우리 앞에 곧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큰 기쁨과 희열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볼 수 있는 영화였다.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훌쩍 나이든 나도 미지의 분야에 도전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세상을 다 얻은 듯한 느낌이랄까?민생 외면한 국회 때문에 국민 가슴 타들어간다하지만 이런 감상도 잠깐이었다. 국민들이 자신만의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고 마음껏 꿈을 펼치고 싶은 나라라고 하기
수확의 계절이 돌아왔다. 논에서 자라는 벼는 누렇게 익어가고 산에 있는 밤나무 열매와 도토리도 잘 익어서 나무에 물을 주고 양분을 주며 땅을 일군 수고한 사람들에게로 떨어진다. 길가에 서있는 가로수와 설악산과 같은 명산에서 당당한 존재를 자랑하는 활엽수들도 형형색색 단풍이 들어 도로를 주행 하는 무심한 사람들과 산을 찾은 등산객들에게 잠시 휴식의 시간을 내어준다. 그러고 보면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지만 양보와 희생의 계절인 것도 같다.봄에 씨를 뿌리고 열심히 노동을 하면 가을에 풍성한 결실을 맺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아무리 첨단과학의 시대라도 물이 아래로 흐르듯 자연의 질서는 엄연하다. 하지만 우리의 지금 모습들은 어떠한가? 아직 벼의 씨도 안 뿌리고 아무 준비도 안했는데 마치 그것이 결실을 맺을 때 쯤이면 커다란 독초로 자랄 것처럼, 씨조차 뿌려선 안 된다고 아우성친다. 모두가 먹을 수 있는 열매나 곡식의 씨앗을 뿌려야 할 텐데 자기들만 먹겠다고 상대방이 원하는 취향은 무시하고 높은 울타리만을 치려고 한다. 과연 누구를 위한 울타리 인가? 역사 교과서 국정화, 결단 내렸으면 성공해야 한다이전 한창 논란이 됐던 노동개혁은 물론이고 박근혜 대통령이 추진하는 역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끝난 10·28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의 친노 주류의 반응은 왜 이 나라가 어렵고 힘든지 잘 알게 해준다. 문재인 대표는 “저희가 많이 부족했고, 더 겸허하게 노력할 일”이라면서도 “국정교과서 문제는 별개”라고 밝혔다. 재보선 결과에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것이다. 그리곤 국정교과서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을 뜬금없이 제안하기도 했다. 최재성 총무본부장도 “결과는 겸허히 받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교과서 반대와 총선 승리에만 집중하겠다”고 책임론에 선을 긋고 역사교과서 국정화반대 투쟁에 계속 앞장서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제1야당의 김성수 대변인은 “이번 선거를 통해 나타난 국민의 민심을 헤아려 당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더욱 노력 하겠다”고 했는데, 문 대표와 최 본부장의 이러한 입장들이 과연 민심을 제대로 헤아리고 있는 모습인지 의문이 든다.완패해도 민심 또 무시하는 야당야당이 겉으로는 민심을 헤아린다면서도 오직 역사교과서 반대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히고 나선 것은 선거결과에서 나타난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오직 정치공학적인 계산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답답하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여론이
대한민국과 나의 지위를 플러스로 만들어야 한다. 이건 무슨 이야기일까? 미국과 세계경제 동향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우리나라와 또 그 속에서 활동하는 나의 경제생활, 지위가 무관하지 않다는 뜻이다. 즉, 대한민국과 나의 경제수준을 이제 업그레이드 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미국경제가 예상대로 개선세를 지속하는 한, 올해 기준금리 인상 계획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미국 금리가 올라갈 경우 대한민국과 나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가? 2013년 기준 대한민국의 부채 총액은 국가, 기업, 가계를 합하여 약 5,885조원에 달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은 경기둔화로 인하여 부채규모는 더욱 커져, 가계 대출이 1,069조에 국민 1인당채무가 2천6백만 원에 육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엄마 뱃속의 아이가 세상에 나오는 순간부터 수 천 만원의 채무를 안고 살아가는 현실이다. 이렇게 태어난 아이가 성장하고 국가의 경제 주체가 되어 활동할 경우 엄청난 부담을 지게 된다는 점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우리 정부는 이러한 국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저금리 정책으로 타개하려 하지만, 미국의 금리가 인상되고, 유럽과 일본의 양적완화로 기업이
박근혜 대통령이 경기회복을 위해 노동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 노동계도 비록 의견이 다르고, 또 속도도 더디지만 심각한 양극화 현상과 세대간의 빈부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계층의 이익이 충돌하다보니 개혁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경제생활을 하는 평범한 시민으로서 또 가정의 주부로서 실물경제에서 느끼는 경기불황의 온도는 심각한 수준이다. 내 이웃의 삶 속에서도 직접적으로 다가온다. 나와 내 이웃의 경험 속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이야말로 모두가 한발씩 양보하고 손잡고 앞으로 나가야 할 때 아닐 까 싶다. 며칠 전 일요일에 가족들이 좋아하는 생선과 야채를 사기위해 집근처 재래시장을 찾았다. 장바구니를 손에 들고 남편과 함께 재래시장에 도착하니 어안이 벙벙했다. 장을 보려는 주부들과 흥정하는 시장 사람들로 분주하고 시끌벅적한 재래시장 골목이 아니라 한산한데다 묘한 적막감까지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곳저곳을 눈으로 훑으며 걷다 생선가게에 들러 고등어자반 두 마리를 주문했다. 주인이 생선을 먹기 좋게 손질하여 까만 봉지에 담아 건넬 때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어보았다. “왜 이렇게 한산해요?” 그랬더니 주인장이 한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