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주자인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는 20일 "제가 꿈꾸는 사회는 개혁을 핑계로 헌법정신을 무너뜨리는 좌파의 잘못된 개혁도 아니고 무조건 변화를 거부하는 수구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영주 뉴라이트 발대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축사를 통해 "뉴라이트의 근본 정신은 `지킬 것은 반드시 지키고 고칠 것은 과감히 고치는 것'으로 제가 꿈꾸는 사회와 지향점이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발언은 전날 탈당한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가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은 대한민국 역사와 미래를 거꾸로 되돌리려 안간힘을 쓰고 변화를 위한 고통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한 우회적 비판으로 해석됐다.
한편 박 전 대표는 대구.경북(TK) 지역 방문 이틀째를 맞아 당심(黨心)과 민심 잡기 행보를 이어갔다.
전날 안동에서 하룻밤을 지낸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시 외곽의 유기농 단지를 방문,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등으로 어려움이 많겠지만 새로운 영농기술과 고부가가치 친환경 농산물을 지속적으로 개발한다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며 적극적 지원을 약속하는 등 농심(農心) 잡기에 주력했다.
그는 이달 초부터 시작된 '민심 투어' 여파로 감기에 걸려 몸 상태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안동, 문경.예천, 영주, 영양.울진.봉화.영덕 지역의 당직자들과 연쇄 간담회를 갖는 등 강행군을 계속했다.
특히 전날 이명박(李明博) 전 시장 지지세력으로 분류되는 임인배(林仁培) 의원 지역구인 김천에서 당심을 공략한 데 이어 이날도 친이(親李.친 이명박)계로 분류되는 권오을(權五乙) 의원의 안동 사무소에서 간담회를 개최하면서 이 전 시장을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해 관심을 모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제 국가관, 경제관, 안보관을 여러분은 다 믿을 수 있지 않느냐"면서 "그렇게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나라가 엄청나게 일을 많이 벌린다는 것은 그만큼 국민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고 더 많은 세금을 걷겠다는 것"이라며 "이제는 돈을 쓰는 대통령이 아니라 돈을 버는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TK 지역에서 지지세를 빠르게 넓혀가는 이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 등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동시에 당원들을 상대로 자신에 대한 지지를 적극 호소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는 이어 "정권도 확 바꿔야하고, (대통령도) 남성에서 여성(대통령)으로 바꿔야한다"며 `여성 대통령론'을 거듭 강조했다.
(안동.영주=연합뉴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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