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60∼70대 노인 8명이 에베레스트 정상 8천848m 등반에 도전한다.
㈔한국산악회는 14일 저녁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에베레스트 실버원정대' 출정식을 개최한다.
산악회는 세계 최초로 60세 이상 노년층으로 구성된 원정대를 작년 9월에 모집, 52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주말마다 다양한 훈련을 거쳐 차재현(75)씨를 비롯한 대원 8명을 최종 선발했다.
이들은 3월24일 네팔로 출국해 4월15일 히말라야 5천400m 지점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하고 5월12일, 15일, 23일 3차례에 걸쳐 정상 공격을 시도한 뒤 6월5일 귀국할 예정이다.
산악회는 "60∼70대 노인들은 우리나라의 경제 기반을 잡은 사회의 주역이었으나 정보화 사회로 접어들며 젊은 세대에 밀리고 있다"며 "실버세대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젊은 세대에게 더욱 분발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실버원정대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실버원정대원들은 지난 6개월간 지리산과 한라산, 설악산 등에서 20㎏ 무게의 배낭을 짊어지고 장시간 걷기 훈련, 암벽과 빙벽 훈련, 히말라야 현지 적응훈련 등을 거쳤다.
최고령자인 차재현(75)씨는 "사람들이 자꾸 나보고 `최고령이다, 늙었다'고 하는데 나는 스스로 늙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노년층이 많이 침체돼 있는 것 같아 우리도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차씨는 "산은 크든 작든 차이가 없다. 차근차근 오르다 보면 정상에 도달하기 마련"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차씨는 지난 30년 동안 등산을 즐기며 킬리만자로를 비롯해 세계 유명산을 섭렵했으나 1989년 에베레스트 등정 중 사고를 당해 약간의 언어장애가 생겼다.
변호사 출신의 김성봉(66) 등반대장은 "개인의 영광보다는 우리 사회에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에베레스트에 오르려 한다. 전 대원이 하나 된 마음으로 건강하게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원정대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예비역 해군대령인 조광현(67)씨는 "대한민국의 실버세대를 대표해서 산악인의 꿈인 에베레스트를 정복해 노년층의 명예를 드높이고 싶다"고 강조했다.
산악회는 실버원정대를 응원하기 위해 베이스캠프까지 등반하는 트레킹단을 별도로 모집, 현재 20여명이 신청했으며 출발 전까지 50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산악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에베레스트 정상을 등반한 사람 중 70세의 일본인이 최고령자였는데 차재현 대원이 성공할 경우 기록을 깨는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