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부지검은 28일 김흥주(57) 삼주산업(전 그레이스백화점) 회장 로비 의혹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H 부장검사가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위에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H 부장검사가 김씨가 주도하는 `작은 사랑을 실천하는 형제들의 모임'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2001년 골드상호신용금고의 인수 과정에서 김씨와 여러 차례 돈거래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H 부장검사는 금고 인수 과정에 중개인으로 개입해 계약금을 맡아 보관하는 등 금고의 편법 인수를 도왔다는 의혹을 받아 대검의 감찰을 받아왔다.
검찰은 "H 부장검사가 당시 변호사로서 김씨와 16억원 돈 거래를 했고 금고 인수에도 구체적으로 개입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사법처리 대상은 아니었다"며 "`형제 모임'에서 활동한 부분까지 조사를 했지만 위법성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씨가 2002년 2월 경기 부천에 있는 모 상호저축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과정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감사원 K 감사위원에 대해서는 비위 사실을 감사원에 통보했다.
검찰 조사 결과 K 감사위원은 김씨를 데리고 해당 금고대표와 합석하는 등 대출 과정에 관여했고 `형제 모임'의 핵심회원으로 참가하면서 김씨와 어울려 자주 골프접대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K 감사위원에 대해 "공직자로서 처신의 문제였다"며 "대출에 압력을 행사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고 대출 또한 담보를 적법하게 제공하고 변제까지 이뤄지는 등 정상적이었기 때문에 사법처리 대상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2001년 9월 국무조정실 암행감찰반이 서울국세청 조사국장과 총무과장이 건설업자로부터 향응을 제공받는 현장을 덮쳤으나 김흥주씨의 부탁으로 조사심의관실 조사과장 N씨가 이를 무마했다는 의혹은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N씨의 불법행위에 대해 공소시효가 완성돼 직무유기로 형사처벌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하지만 N씨가 `형제 모임'의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김씨로부터 골프접대를 받고 김씨를 위해 당좌수표에 보증인으로 서명까지 하는 등 고위 공직자로서 품위를 손상한 것이 사실인 만큼 국무조정실에 이 같은 비위 사실을 통보했다.
(서울=연합뉴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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